곰처럼 우직하게 벌처럼 날렵하게..

 

태웅의 B/M

 

태웅은 지난 1981년 태웅단조공업사로 설립되어 23년간 선박 및 선박용 엔진, 석유화학설비, 발전설비 등에 사용되는 자유단조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온 국내 자유단조 1위(2003년 매출액 기준) 업체이다. 단조산업은 자유형 단조와 형 단조로 구분된다. 형 단조는 금형을 사용하여 성형하는 단조로서 주로 공구, 자동차부품, 식기 등 소형의 제품 제작 시 널리 이용되며. 생산성이 높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또한, 사업진출이 비교적 용이하며 진출업체간 경쟁이 치열하여 사업의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반면, 자유형단조는 금형을 사용할 수 없고 단조비가 높은 대형제품에 주로 적용되며 비규격화된 대형제품을 대형프레스 등을 통해 성형, 제작하는 것으로 주문생산방식을 취하고 있다. 수요산업별 매출비중은 선박 및 선박용 엔진, 석유화학설비, 발전설비산업이 각각 30% 수준의 고른 매출비중을 보이고 있으며 그 외 원재료(약 9.4%) 및 기타산업으로의 매출이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안정적 수요처 확보

 

태웅은 내수와 수출비중이 각각 71.4%와 28.6%(2003년 기준)를 차지하여 국내 판매비중이 높은데 주요 국내 매출처로는 현대중공업, HSD엔진,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있으며 이들 상위 5개가 전체 매출의 18.6%를 점유하고 있다.

 

해외로는 GE(미국), GEWE(독일), MARMEN(캐나다), SPEC, CMEC(이상 중국), 도시바, 히다찌,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이상 일본) 등 유수의 업체들과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다. 국내외 총 300여개 업체를 매출처로 확보하여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면서 개별 거래처에 대한 매출비중이 10%를 넘지 않아 특정 산업의 경기불황에도 안정적인 제품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

 

 

높은 진입장벽 유지

 

태웅은 자유형단조품 전문제조업체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자유형단조부문에서 23년간의 기술노하우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대형사들이 보유한 대형 장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조제품의 경우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이 많아 중소업체에 적합한 반면, 소형사에서 생산하기 힘든 대형 제품군이 많다는 점은 경쟁업체가 적고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 이유이다. 이러한 대형 설비의 보유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대형 단조품에 대해서는 거의 독점적인 사업구조를 영위하고 있다.

자유단조산업은 숙련된 기술력뿐만 아니라 대형프레스, 링롤링밀(Ring Rolling Mill: 링 단조 전문설비) 등 비교적 많은 설비투자가 요구되며, 자금력이 충분한 대형업체의 경우에도 자체 수요 외에 거래처를 확보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현재와 같은 과점체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따라서 국내 1위 업체로서의 지위도 지속될 전망이다.

 

 

안정적 성장세 유지

 

1980년대 초 연간 생산능력이 2,100톤에 불과했던 것이 1984년 1991년 다대공장으로의 이전을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32,240톤으로 확장했으며, 2001년 녹산공장 설립으로 현재 72,0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가 매출액 증가로 이어지면서 다대공장으로 이전했던 1991년 5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2003년 718억원 규모로 늘어났으며 최근 4년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18.5%에 달해 안정적인 외형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 9월에는 현재 보유중인 링롤링밀 보다 3배 이상 크고, 세계 최대규모의 링롤링밀 설치가 진행 중에 있어 생산능력이 45,000톤 증가하여 117,000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매출액도 900억원을 상회 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 1분기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1.6%, 14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매출액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판매단가 인상과 조선, 발전설비 등의 업황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원자재파동 전에 충분한 재고를 확보한데다가 판매가격을 대폭 인상하여 최근의 원재료 급등에도 원가율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원제품 가격 상승 이상으로 제품가격을 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대형 설비 보유로 인한 독점적 시장 지배력과 자유단조 제품의 수요 증가로 인한 공급자 우위시장이 형성 되었기 때문이다.

 

 

성장은 이어질 수 있는가?

 

태웅의 최근 4년간 매출액 성장률은 평균 18% 웃돌고 있다. 비 IT기업 치고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형단조품은 조선, 발전, 석유화학플랜트 등으로 다양하며, 최근 1-2년간 호황기조에 있었던 산업들 이다. 특히 조선의 경우 향후 3개년간 수주가 확보된 경우가 많으며, 석유화학플랜트도 증설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발전설비도 중국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게다가 최근의 산업트렌드가 대형화되고 있는 추이라 제품에 대한 수요는 향후 2 ~ 3 년간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징적인 것은 태웅의 경우 수요처가 다양한 Portfolio 로 구성되어 있어, 일개 산업의 흥망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03년 기준으로 석유화학 30%,산업기계 10%, 선박 및 선박엔진 30%, 발전설비 30% 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여 안정적 성장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보이고 있다.

 

둘째, 앞서 언급한 9,000밀리 링롤링밀 설치로 인한 생산능력 확대와 수익성 향상 때문이다. 이번 설비투자는 생산능력 확장 외에도 수익성 개선과 신규매출 유발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000링롤링밀이 링 전문 생산설비로 프레스 대비 원자재, 외주가공비, 연료비 면에서 탁월한 절감효과를 갖고 있고 세계 최대규모로 전방산업의 대형화 추세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주정책의 부재는 할인요소

 

태웅은 대형 설비 보유로 인한 국내 자유 단조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면서 가격결정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가격결정력이 마진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전방 산업인 조선, 석유화학 플랜트, 발전 설비 등이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성장가능성에 힘을 싣어 주고 있다.

 

그 밖에 발 빠른 설비투자로 우수한 원가 경쟁력과 제조 능력을 증대 시키면서 큰 진입장벽을 만들었다는 점, 풍부한 수주잔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은 우호적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한 요소이다.

 

그러나, 99년 이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전방산업 경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고,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은 할인요소임에 틀림없다.

 

영업으로 벌어들이고 있는 현금이 주주에게 환원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