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4대 악재 직격탄..그래도 비상구 있다

“언제라도 당신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 그녀의 이름은 아시아나”라는 광고 문구로 우리에게 친근한 아시아나 항공이 최근 고유가, 환율상승, 사스, 고속철도 개통의 4대 악재의 직격탄을 맞으며 곤욕을 치루고 있다. 주가도 최근 한달 새에 50% 폭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최악의 영업 환경을 맞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을 찾아가 보았다.

 

 

항공유 1弗 오르면 비용 120억 증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본사 건물에는 큼지막하게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본사 내부에 들어서도 에너지 절약에 관한 문구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 2월부터 조류독감, 유가상승 등으로 가동해온 비상경영체제를 최근 고유가 사태를 감안해 한 층 강화하면서 복도, 화장실 등 공용구간 50% 격등제, 점심시간 사무실 1시간 일괄 소등 등을 시행 하면서 한 방울의 기름도 아끼고 있었다.

 

항공기가 이용하는 제트유는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데 유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항공사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항공유 1달러 상승 시 영업비용이 120억원 가량이 증가 한다는 설명이다. 사스 재발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해 4분기 이후 사스 및 조류 독감 영향력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양상이었으나 3월 말 사스 재발 소식은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중/단기 노선 집중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속철 이용에도 내수감소는 미미

 

우려했던 고속철도 이용 증가로 인한 국내선 수요 감소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고속철도 운임료는 항공사 운임료에 비해 최소 35%에서 최대 65%까지 저렴하다. 그러나 고속철도의 최근 불거지고 있는 운행 안전성에 대한 불신과 좌석 불편감 등으로 고속철도도 이탈된 고객들이 다시 항공기를 찾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나 항공에 부정적인 사업 환경만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03년 하반기부터 중국과 일본 노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노선이 아시아나 항공에 있어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전체 여객매출비중이 35%로 영업의존도가 높으며 거리당 요금도 미국 및 유럽 노선에 비해 3배에 이르는 고수익 노선이기 때문이다.

 

또한, 화물 운송 부문도 국내 업체의 IT 제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4년 1분기항공 화물의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채산성이 높아지고 있어 단위당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7.7% 상승하였다.

 

 

공항서비스 매각 등 구조조정 희망

 

무엇보다도 최근 아시아나공항서비스 매각이 성사되는 등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는 과정이고, 현금 유동성, 재무 안정성도 개선되고 있다. 98년 이후 2003년까지 4조 3,291억원에 달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97년 말 7조 5,000억원에 달하였던 차입금이 2003년 말 5조 2,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또한 향후에도 지속적인 비수익자산 및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그 동안 시장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어온 미진한 구조조정 과정이 현재와 같이 구조조정 및 투명성 강화 노력을 지속하면 시장신뢰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 항공의 최근 영업외 환경은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고유가와 사스, 고속철 개통, 환율의 상승 등의 악재가 즐비하다. 그러나, 타이트 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수익성 높은 중국과 일본 노선의 수요 증대 등 악재만 있는 것도 아니다. 아시아나 항공이 악재를 딛고 하늘 위로 비상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