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ROE 에 대해

고ROE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2003년 3월 27일자, 삼성증권에서 나온 한섬의 리포트 중에 이런 논리전개가 있습니다.

"당사의 새로운 목표주가 12400원은 2004년 PER 6.9배, PBR 1.2배 수준으로 동사의 향후 3년간 ROE가 18~19%에 달하여 시장평균보다 높을 전망임을 감안할 때 보수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ROE가 높다면, 높은 valuation 배수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말일까요?

여기에 대해서 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ROE는 (순이익/자본)의 식으로 표현되고, 자본 한 단위당 창출된 순이익을 말합니다.

그래서 어떤 기업의 ROE가 높다면 동종 산업 내에서 수익력이 더 좋은 사업구조를 가졌거나, 그 산업자체가 자본의 효율성이 높은 산업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에 나오는 한계생산의 개념을 빌리면, 자본 한 단위를 더 투입하면 ROE만큼의 순이익이 나온다는 것이지요.

즉, ROE가 20%인 기업에게 자본 1억을 더 투입하면, 2000만원의 순이익이 불어날 수 있다는 단순화시킨 논리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고 ROE인 기업은 수익력이 더 좋으므로, 같은 EPS에 높은 PER를 적용하여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느냐...라는 논리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겠습니다.

산업 간에는 이 논리가 통할 수 있습니다.

PER는 (예상배당액)/(요구수익률-성장률) 로서 기업의 EPS 성장률이 크면 이론상 PER가 높아야합니다.

ROE가 높은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성이 뛰어나므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그 하부조직인 기업들도 산업이 성장하는 것과 비슷한 성장성을 가진다고 보았을 때, PER를 높게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동종산업 내 기업에게 이 논리를 적용하는 데는 주의를 요합니다.

동종산업 중에 기업이 높은 PER를 받으려면, EPS 성장률이 높아야 합니다.

만약 산업이 성장성이 없다면, 기업이 그 산업 내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것이 EPS 성장의 주요 요인이 되겠지요.

그런데 ROE가 높다고 해서, 산업 내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기업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고ROE의 기업이, 높은 PER를 받고, (동일한 EPS라면) 주가가 높아야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례로 '신무림제지'를 들 수가 있습니다. ROE가 작년 23.3%였고, 경쟁업체(한솔제지,한국제지)들은 9.3%와 13.7%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신무림제지는 2002년 평균주가 대비 2.8배의 PER를 적용받았고, 한솔제지와 한국제지는 각각 4.7배와 3.6배를 받았습니다.

참고사항

신무림제지의 가장 큰 디스카운트 요인은 거래가 드물다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대규모의 CB를 외국인이 가지고 있고(까다롭기로 유명한 IFC 등), 이 CB의 전환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지 못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재미를 보지못했습니다.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저가에 추가 매입했고, 대주주는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주식을 더 매입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특수관계인 및 5%이상 주주의 주식을 합치면 81%가 넘게 되어 유통물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유통물량이 적어서 제 가격을 찾아가고 있지 못하다면 가치투자자가 좋은 사냥감 후보로 등록할만 하지요^^

참고사항

IFC는 상당히 까다로운 투자자로서, 이 회사가 투자한 기업은 상당한 수준의 경영투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IFC가 투자한 다른 회사를 알고 계시는 분은 좀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