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와코루의 누디부라

중앙일보사에서 발행하는 BIZNET TIMES란 잡지에 대박상품연구편에 과거 VIP펀드 종목이었던

신영와코루에 대한 기사가 있어 퍼왔습니다.

관심있게 봐야할 종목인것 같네요.

신영 와코루 ‘비너스 누디 브라’ ] 3개월 만에 80억 매출 올린 ‘날개 달린’ 속옷

흔적은 없애고 실루엣은 살렸다

글 김효춘 기자 (danoe@joongang.co.kr)

서 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7층에 위치한 여성 란제리 매장.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비비안, 비너스, 트라이엄프 등 여성 속옷 브랜드 매장에는 여성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고객들이 가장 많은 곳은 브래지어와 팬티 코너. 비너스 매장 관계자는 “브래지어 매출의 60% 정도를 누디 브라가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비너스의 누디 브라 소진율은 85%에 달한다.

생산량의 15% 정도만이 시중에 남아 있다는 얘기다. 누디 브라 개발팀의 김해준(38) 팀장은 “만드는 속도보다 팔리는 속도가 더 빠르다”며 즐거운 비명이다. 누디 브라가 인기를 끌자 경쟁사들도 속속 유사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비비안이나 트라이엄프 매장에 들어서서 “누디 브라가 있냐”고 묻자 비슷한 디자인이나 콘셉트의 제품들을 보여준다. 쌍방울 브랜드인 샤빌도 겨드랑이 아래 살이 눌린 자국을 없앤 ‘뷰라인 브라’를 출시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새로운 눈으로 캐치

누디 브라 개발에 직접 참여한 개발팀은 5명. 김해준 팀장과 디자이너들이다. “어제 저녁 축하 회식 때 먹은 술이 아침까지 깨지 않네요.” 누디 브라가 대박이 나면서 개발팀은 연일 축제 분위기다.

이런 누디 브라의 대박은 출시부터 예감됐다는 것이 신영 와코루측의 반응이다. 여성 소비자들이 불만이었던 ‘자국’ 문제를 1년이라는 개발기간을 통해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브래지어는 가슴을 크게 보이게 하거나 예쁘게 모아주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 일색이었다. 따라서 누디 브라의 필요성은 소비자가 먼저 느끼고 있었다는 것. 가슴을 강조하다 보면 컵 모양이나 패드 등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옆구리와 등부분의 실루엣은 브래지어의 옆 날개에 주목해야 한다. 누디 브라는 신소재를 이용해 봉제선을 넣거나 테이프를 부착하지 않고도 탄력과 신축성을 줄 수 있는 옆날개를 만들었다.

봉제선이나 테이프가 없으면 날개두께가 얇아 몸에 밀착되고 옷 밖으로 봉제선이 두드러져 보이지도 않는다. 뿐만 아니라 물결무늬의 커팅 라인을 적용해 브래지어 날개가 들뜨지 않고 몸에 밀착되는 감도 높였다.

누디 브라는 1980년대 중반 형상기억합금을 브래지어에 삽입해 모양을 일정하게 유지했던 ‘메모리 브라’ 이후 최대 성공작으로 꼽힌다.

이러한 성공은 철저한 소비자 조사와 더불어 10여년간의 축적된 노하우를 통해 트렌드를 정확히 잡아낸 개발팀의 김해준 팀장의 역할도 컸다. “10년 전만 해도 화려하게 자수, 레이스가 들어가거나 프린트가 된 브래지어가 인기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파트 생활이 늘어나면서 여름이나 겨울 모두 옷이 얇아지는 추세라, 심플하고 모던하면서 티가 나지 않는 스타일이 더 선호됩니다.” 김팀장은 국내 여성 소비자들의 보수성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우리 나라 소비자들은 가능한 속옷은 티가 안 나게끔 가슴을 졸라매서 타이트하게 입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 이처럼 보수적이다 보니 실제 자신의 가슴 사이즈를 정확히 알고 있는 소비자가 30%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소비자 인식이 이처럼 보수적이면 가능한 속옷이 드러나지 않는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외국 여배우들이 입는 앞 착탈식 브래지어나 노출이 심한 디자인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소비 패턴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박의 숨은 공신, 고소영과 입소문

호소력 있는 광고 모델을 기용한 전략도 누디 브라의 성공에 일조했다. 신영 와코루가 전문기관과 함께 조사해본 결과 패션 리더 이미지를 가진 모델 1위로 고소영씨가 꼽혔고, 회사측은 고씨를 모델로 전격 기용했다.

고소영씨의 이미지를 살려 옷 맵시가 나려면 속옷부터 잘 입어야 한다는 의미를 전달한 것. ‘안 입은 척’ ‘브라의 흔적을 없앴다’는 메시지로 옷의 실루엣이 살아난다는 것을 강조했다.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면서 누디 브라의 이름을 알고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매장에서 판매직원의 권유로 브래지어를 선택하던 데서 한걸음 나아가 소비자가 먼저 제품을 알고 찾게 된 것이다.

겉옷을 잘 입어야 패셔너블하다는 20~30대 젊은층의 사고방식을 적절히 자극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신영 와코루 홍보팀의 조종환(32) 대리는 “90년대만 해도 대형 모델들은 화장품 광고는 선호하면서도 속옷 광고는 꺼려해 광고로 큰 덕을 보기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이제는 몸매에 자신이 있는 스타만이 속옷 모델을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속옷 광고 모델의 위상도 높아졌다.

고소영씨가 흔쾌히 TV광고 제의를 받아들인 것도 이런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고소영씨는 광고 모델로 누디 브라 히트의 숨은 공신이기도 하지만 연예인들을 누디 브라 마니아로 끌어들인 장본인이기도 하다.

CF 촬영장에서 고소영씨가 촬영이 끝나고 ‘편하다’며 샘플을 입고 가버린 것이 스타 마케팅의 시작이었다. 고소영씨를 통해 입소문으로 누디 브라를 알게 된 김성령, 양미라, 신애, 임성민씨 등 유명 여자 연예인들은 직접 비너스 매장을 찾아 누디 브라를 구매해 갔다고 한다.

신영 와코루는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1,000여명의 판매사원과 700여명의 점주를 대상으로 전국 순회교육도 실시했다. 통일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고객들에게 제품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속옷은 고정고객이 많다. 피팅(fitting : 신체 사이즈나 체형에 맞게 제품을 착용해 보는 것) 판매를 하기 때문에 한번 자신의 기록이 남은 매장에서 지속적인 재구매를 하는 것이다.

속옷과 관련해서는 남한테 묻거나 자신의 사이즈를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 특성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광고와 입소문을 통한 콘셉트 전달에 세심한 신경을 쓰면서 누디 브라의 인지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아졌다.

신영 와코루는 앞으로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능을 추가하면서 ‘누디 브라’를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로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의류 업계의 불황 속에서 성공을 만들어 낸 이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먼저 소비자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포착할 것. 그 다음으로는 불만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눈으로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