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맥주 시장점유율 놓고 신경전 치열

하이트맥주와 OB맥주가 시장점유율을 둘러싸고 거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 라이벌인 두 회사는 최근 OB가 신제품을 내면서 판촉전을대폭 강화하고 나서면서 하이트의 수성전략도 만만치 않아 거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여름 성수기로 접어들고 있는 시기적상황까지 맞물려 신경전의 강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양사 간 신경전의 진원지는 오비맥주가 지난 4월 초 출시한 신제품 OB의 판매실적이 담긴 이 회사의 4월 시장점유율 통계다.

대한주류공업협회가 집계한 지난 4월 OB맥주의 점유율은 44.2%로 지난1/4분기에 비해 1.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OB맥주가 44%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숫자를 놓고 양사가 전혀 다른 해석을 한다는 점이다.

OB맥주는 지난달 1일 출시한 OB 신제품이 호응을 얻어 점유율 상승으로표출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지난 4월 성적표가 오랫동안 하이트맥주에 쏠렸던 힘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 증거라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OB맥주의 김준영 마케팅 부사장은 “지난 4월 판매량이 3월보다 22.8%증가했다”며 “여름 성수기엔 점유율 45%도 어렵지 않다”며 선두탈환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하이트맥주의 시각은 냉담했다. 하이트맥주의 유경종 차장은 “신제품 판촉이란 명분 아래 맥주를 공짜로 무차별 살포하고 이를 판매실적으로 잡아 점유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OB맥주 측 주장을 평가절하했다. 무차별적으로 퍼준 공짜 맥주 물량을 제외한다면 OB맥주의 점유율은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과 마찬가지라며 OB맥주을 강하게 몰아세웠다.

하이트맥주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OB맥주 측은 퍼주기식 판촉행사를 일축했다. 판촉활동에 투입된 맥주값은 모두 윈-윈마케팅을 펼친 파트너를 통해 받았고 판촉에 쓰인 맥주도 15만상자로 시장점유율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이트맥주 측은 지난달 점유율 상승은 OB맥주가 천문학적인 돈을 뿌리며 벌인 퍼주기식 판촉행사의 영향이란 입장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판촉행사가 막을 내릴 경우 점유율 상승이란 OB맥주의꿈은 일장춘몽으로 끊날 것이란 게 하이트 측의 분석이다.

새로 출시된 OB맥주의 OB 신제품이 맥주업계의 흐름을 바꿔놓을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불발탄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뜸하던 ‘맥주전쟁’ 여름 시장을 더욱 달구고 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