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론님 글 논쟁 유감

예전에도 그렇더니만, 이번에도 베론님과 같은 글이 올라오니 무척이나 예민하게들 받아들이시는 군요. 이런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만 하면 알레르기 반응처럼 폄하의 리플이 줄을 잇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물론, 이 싸이트가 챠티스트 혹은 기술적 분석과는 다른 길을 가려는 곳이기 때문일 겁니다. 또 방법이 가장 '올바르다' 는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베론님의 글에 대한 리플에서도 (예컨데. 가치투자는 '철학'이고, 챠티스트는 스킬이다, 차원이 다르다 등) 보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가치투자는 '옳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것을 배우려고 열심히 이 싸이트를 방문하고 글

을 읽지요. 회사의 일부를 산다는 본연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옳습니다. '우수한 회사에 자

본을 배치하여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조'케 하는 것도 그럴 것이고, 또 방법상 장기투자를 지향하며 단기매매에서 오는 불필요한 사회적 노동의 소모를 줄이는 데에서도 그렇겠지요. 그래서 결과적으론, 보다 적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더 높은 수익을 달성한 것을 장시간 동안 보여주는데 성공한 것이 옳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가치투자가 옳다는 것은 여기서 그쳐야 한다고 봅니다. 말하자면, '가치'투자

의 '가치'는 경제적 가치에 일단은 한정되어야 하고-도덕적, 사회적 가치로 까지 매개 없이

확장되진 말아야 하고-, '옳다'는 것도 장기간 동안의 리스크대비 수익률면에서 '옳다'는 것

이지, 도덕적, 사회적으로까지 옳다고 까지는 확장되진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최소한, 한국

사회에서 현재까지는.

사실, 제가 금방 인정한 가치투자의 '경제적 옳음'마저도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상당한 도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무원은 국민의 종이라는 공무원 본연의 정의가 현대 공무원의 역할을 설명하는데 꽤나 궁색할 수 있는 것 처럼, 이미 유통시장이 주식시장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현대사회에서 투자수익의 대부분을 시세차익에서 얻으려는 경향을 터부시만 할 수 는 없다는 거죠. 거기에 대고 주식의 본연의 목적은... 하는 것이 큰 목소리를 내기는 애당초 상당한 노력과 인고와 검증된 성과가 필요할 수 밖에 없지 않겠읍니까. 국민위에 군림하는 전도된 공무원이 현대의 모습인것과 같이, <유통시장-시세차익-기술적 분석>은 이미 현대 자본시장의 불가피한 주류인 것이 엄연한 현실이니까요. 특히 주가 400-1000사이를 오고간 지난 한국의 주식시장 역사를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챠트와 모멘텀의 유혹을 가치보다 매력있게 느끼겠읍니까.

물론 사람들은 자기가 동의하는 곳에 여러 가지 사회적,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고 싶어합니다.  저도 현재 이 싸이트가 추구하는 방향이 '경제적'뿐만 아니라 사회적 도덕적 으로까지 '옳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시장에서 거의 본능이다 싶은 탐욕과 공포를 이성과 지성의 통제하에 가두고 합리적 기준을 통해 적절한 수익을 추구하는 면이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른 방향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요새 파동이론으로 날리고 있는 고승덕 변호사는, 자신의 파동이론이 주식의 추세예측만이 아니라, 자연과 사회, 의학등 모든 분야을 설명하고 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철학'보다 더 나갔고, 더 대단한 '자부심'이죠.

누가 객관적으로, 경제적으로 '옳을'것이냐, 나아가 자신의 옳음을 사회적 도덕적으로 확장시켜 인정받을 것이냐는 시간과 결과만이 얘기해 줄겁니다. 하루이틀이 아닌 수십년동안,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워렌버핏이 아닌 바로 내가 이랫노라를 통해서 인정되고 확장되는 '옳음'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때까지는 서로 배워가야지요. 아니, 최소한 다른 견해를 말하는 사람에게 어느정도의 공간은 주어야지요. 아니 더 최소한, 베론님과 같은 견해를 말하는 글을 폄하하는 리플은 그만 달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