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 전천후 주도주의 조건

[정병선의 리서치@리서치]

주식시장에서 영원한 것은 없겠지만 단기적인 시황의 부침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시장을 주도해나가는 수퍼스타 주식들의 조건은 무엇인가? 그 답은 간단한다. 기업환경의 극심한 변화에 대비하여 핵심사업 분야 주변에 해자(垓字:moat)를 두르고 있는 기업이다.

미국의 펀드평가기관인 모닝스타의 주식투자전략가 마크 A. 셀러스는 최근 "주도주(Bellwether) 50"이라고 이름붙인 주식시장을 선도하는 50개 기업의 특징을 분석했다. 이 기업군은 여러가지 면에서 경쟁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며 데이터 프로세싱, 건강보건(health care), 소비재산업(consumer products)등과 같이 안정적이고도 성숙단계에 진입한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었다.

그는 이러한 기업들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 해자를 4가지 구성요소로 분석하였는데 그 구성요소중 한 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높은 자본수익률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높은 PER(주가수익배율)로 보상받고 있다.

선도주가 두르고 있는 해자의 4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1)산업내에서 생산원가가 가장 낮은 기업

2)고객이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려고 할 때 높은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기업

3)특허권이나 상표권과 같은 무형자산의 가치가 높은 기업

4)네트워크 효과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향유하고 있는 기업

사실, 이러한 분류는 정형화된 과학이라기보다는 경험적인 기술(art)에 더 가깝다. 특정재무비율이나 재무제표의 주석사항으로는 이러한 특징을 쉽사리 발견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8000여개의 상장기업중 이러한 특징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주식시장을 전천후로 선도해나가는 초우량 10대 기업의 경쟁력을 살펴보자.

1)Wal-Mart

효율적인 유통망과 저임금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식료품도매상보다 15%이상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저비용 고효율의 대형할인매점

2) Berkshire Hathaway

재무적인 건전성을 강점으로 지구상 가장 낮은 비용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워렌 버핏의 투자지주회사

3) Coca-Cola

강력한 브랜드 파워, 조직적인 마켓팅능력, 잘 정립된 세계적인 유통망등 여러가지 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4) Anheuser Busch

경쟁업체의 추종을 불허하는 맥주업계의 기린아, 지속적인 원가절감노력으로 성장과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5) Wrigley

유럽에서 80%이상, 미국에서 5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츄잉 검 회사

6) Moody's

무디스의 사업영역은 진입장벽이 높고 자본투자는 크지 않은데 비해 이익률은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게다가 사업전망도 탄탄하다. 주주중시경영도 강점의 하나다.

7) Paychex

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투자가 한정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자본투하는 줄어드는 반면 이익성장률과 마진율은 급격히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8) Sysco

캐나다와 미국등 북미지역에 40만명의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연 매출 230억달러를 자랑한다. 복잡할 정도로 세분화된 음식료도매산업에서 막강한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다.

9) eBay

산업내 우월적 지위는 6천만명의 등록회원으로 구성된 세계최대의 네트워크 효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eBay는 모든 구매자와 판매자의 접점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10) Automatic Data Processing

확실한 성장성, 시장에서의 막강한 경쟁력, 견조한 재무구조라는 3박자를 고루 갖춘 보기드문 우량기업이다.

이 자료는 비록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지만 시황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초우량기업을 고를 수 있는 기준과 안목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우리 투자자에게도 유용하다. 변동성이 심한 우리 주식시장에서 장기 가치투자의 대상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