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는 자본가인가?

음...

최근에 투자를 하면서 간혹 생각나는 질문이다.

오늘도 점심시간에 잠시 횡단보도 앞에서

멈춰서있는 시간에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 번도 내가 자본가란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왜냐하면,

어릴때부터 정말로 가난하게 살아왔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대학시절에도 지방의 조그만 국립대학 등록금도

상당히 생활에 부담이 되었으며, 정부의 도움(장학금..)으로

겨우 대학을 마칠 수 있었다.

이런 내가 어떻게 자본가란 생각을 감히 할 수 있겠는가?

직장에 들어와서도, 고만고만한 월급을 가지고

이 엄청난 생활비가 드는 서울에서 빠듯하게 생활하고 있는데,

어떻게 자본가란 생각이 들겠는가?

꿈에도 생각을 못했었다.

그러나, 작년부터 투자공부를 하고,

작은 돈이지만 주식을 사면서 부터

생각에 변화가 일어났다.

문뜩 문뜩 내가 자본가란 생각이 든다.

(혹자는 꼴랑 그 돈 투자하면서 무슨 자본가냐 할수도 있겠다.)

물론 나의 주위의 동료들은

나보다도 엄청난 돈을 투자하면서도

자본가란 생각은 꿈에도 생각을 못한다.

왜일까?

그들은 실제로 엄청나게 편한 주식매매시스템에서

그 건너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업들의 활동과

자신이 투자한 돈 사이의 끈끈함을 못 느끼고 있음이겠다.

채권자는 자신의 돈을 기업에 준다.

그러나 그냥 주는 것이 아니고, 빌려주는 것이다.

그는 기업에서 보면 외부인이다.

그러나, 투자자는 기업에 돈을 준다.

그러나 그 돈을 그냥 주는 것이다.

그는 그 기업에서 돈을 돌려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이 그 기업의 소유주 이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자본으로 기업을 소유한 것이다.

기업이 망하면 그는 채무를 갚아야 한다.

자신의 돈을 챙길 이유가 없다.

이렇기 때문에 그는 자본가가 아닐까?

물론 경영은 다른 사람이 하고,

일도 다른 사람이 한다.

우리가 그들을 고용한 것은 아닐까?

물론 이 말들이 허황하게 들릴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투자한 금액이 너무나

작은 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나 많은 기업에 투자하며

너무나 빨리 기업을 바꾼다.

(이는 원클릭으로 행할수 있는 최첨단? 주식매매시스템 덕분이다.)

이렇기 때문에 자신이 자본가란 감정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근데, 나는 왜 그런 감정이 간간이 드는 것일까?

나는 간혹 이런 감정이 마음속에서 나올때마다,

솔직히 약간은 흥분된다.

왜냐하면, 이제껏 공학공부를 하고

엔지니어링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전혀 새로운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약간의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주식투자는 ,이런 매매시스템과 환경에서

자본가의 자질이 필요없는 듯이 보여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궁극적으로는 자본가가

하는 일이며, 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본가의 자질이 필요함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자본가란 대체 어떤 사람인가를

종종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들은 어떤 사고를 하고 어떤 생각과 비젼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지난번 동호회모임에서

은행에 다니는 한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즉 은행에서 기업신용평가를 할때는

직원으로서 신용평가를 하기 때문에,

(즉 은행돈이 자기돈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데,

사채업자들이 기업신용평가를 할때는

칼과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즉 사채업자들이 기업에 빌려주는

이자율을 은행이 따라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의미에서 사채업자들은 비록 투자자는 아니지만,

채권자로서의 일종의 자본가의 자질이 있다고 본다.

그러면, 돈을 돌려받을 것을 약속받지도 못하는

자신의 돈으로 회사를 꾸려나가게 될 투자자는

더욱더 명확한 자본가의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업을 보는 안목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 사업에

자신의 돈을 그냥 쓰라고 주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을 직접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물론 잘하면 좋겠지만, 이는 경영자의 몫이다.)

사업을 보는 안목이 탁월해야 하며

이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성공적인 투자자

(나는 성공적인 자본가라고 부르고 싶다.)

의 필수적인 자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