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읽기] 공공재와 MP3 음악파일

경제읽기 - 공공재와 MP3 음악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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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free)는 존재할까?

 

경제학뿐만 아니라 모든 세상의 이치중 하나는 공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이에 대해 반문할지도 모른다. 공기, 물, 자연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10년 혹은 20년전 이었다면 이러한 반론은 적절하다는 말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1세기의 현대에서 물과 공기는 거래가 되는 재화가 되어 버렸다. 물론 여전히 우리가 숨쉬는 공기는 공짜이며 무한하다. 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물과 공기의 특성을 경제학에서는 ‘공공재(Public goods)’고 한다.

 

공공재란 무엇인가?

 

앞서 말한 공기와 물은 깨끗해야 한다. 그런 청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가를 치루지 않는 사람들조차 공기와 물을 소비하는 것은 가능 한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만큼 소비할 수 있는 특성을 지녔다. 즉 일반적인 재화에서 드러나는 특성인 돈을 지불하지 않는 사람이 소비할 수 없게 하는 배제성이나 유한 재화에 대한 경합성을 지니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재화를 시장에 맡겨 둔다면 공기와 물에 대한 청정유지비용을 지불할 사람은 없게 되고 결국 공기와 물의 청정함 유지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공공재 성격의 재화 때문에 정부와 같은 기관에서 공공복리를 위해 대신 비용을 지불 하는 것이 공공재란 것이다.

 

MP3 고찰해 보기

 

요즘 MP3 플레이어는 일반 대중에게 매우 매력적인 가전이 되어 버렸다. 과거의 조약한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술적 성숙과 함께 인터넷 공유 프로그램의 보급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골라 담을 수 있는 편리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무료라는 매력이 가장 핵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과거의 CD나 Tape형 음악 제품과 MP3는 형태적인 보급만 달라 졌을 뿐 생산비용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어떤 사람은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공CD 값 200원이라는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지 않았는가? 그러나 평균 1만원이라는 음반 1장에서 200원의 비용은 혁신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비용 구조상에서의 변화는 전혀 없다고 봐야 하는 것이 옳다. 단지 일반 대중이 구매하는데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있을 뿐 그것을 제작하는 비용은 변함이 없다는 말이다.

 

MP3 파일은 앞에서 말한 공공재와 마찬가지로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즉 돈을 내지 않아도 MP3 파일을 웹상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으며 웹서버 과부하가 일어나지 않을 수준에서 양에 제한 받지 않고 소비할 수 있다. 또한 내가 소비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없는 그런 재화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MP3 파일또한 공공재가 지닌 결함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모두 잘 알고 있겠지만 음반제작 협회와 ‘소리바다’라는 공유 프로그램은 작년 한해의 큰 이슈였으며 올해는 MP3폰의 출시 때문에 그 문제는 계속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에 의한 MP3 공급은?

 

결론부터 말하면 공공재적 성격을 지녔다고 모두 정부에서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서 공급하게 될 경우에 예술이라는 특성은 그 가치를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정부는 다양성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특성을 지녔다. 따라서 이것을 민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 사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물과 공기 또한 민간 기업에 의해 판매 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재화는 돈을 지불해야 하며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정제된 물은 유한하다고 볼 수 있다. 즉 일반적인 재화의 특성으로 변환 가능하다는 것이다.

 

MP3 파일을 독점재화로 변환하기

 

음악파일과 동일한 특성을 지닌 영화감상을 예로 들어 보자. 영화는 한 사람이 본다고 두 사람이 본다고 그 영화라는 재화가 소모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비경합성을 유지한 상태로 배제성을 강화한다면 이 문제는 쉽게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 작품은 비경합성을 지닌 상태로 창작되어진다. 이러한 특성에 배제성만 추가된다면 그것은 판매 가능 재화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이 재화는 한 사람이 소비한다고 두 사람이 소비한다고 비용은 동일하다는 특성을 지녔다. 특히 CD 혹은 Tape에서 MP3 파일의 기술적 변환은 경합성의 강도를 좀 더 낮춘 것이며 이 과정에서 음반사의 주도로 기술 변환과 보급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 지불 구조가 정립되지 않아서 음반협회와 문제가 생긴 것이다.

 

 

배제성은 가능한가?

 

배제성 문제가 해결되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배제성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즉 영화는 극장의 출입을 통해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케이블 방송은 가입자와 비가입자의 회선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MP3파일 접근 경로를 막을 수 있는가? 우선 플레이어 제어는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플레이어 제작사가 음반 제작사를 겸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플레이어 판매를 늘리는 방법은 비 제어인 것은 자명한 것이다. 다른 방법인 공유 프로그램 통제와 감시 또한 불가능하다. 결국 MP3도 공공재의 자율 해결은 불가능한 것이 될까? 쉽게 단어 하기는 어렵겠지만 사람이 공기와 물 없이 살 수 있는 것은 자명한 것이며 굳이 정부에 의한 보급이 아니더라도 자율적 합의에 의해 생산할 수도 있는 일이다. 만약 MP3로 인한 수익성이 약화된다면 음반사의 음악은 사장될 것이다. 이러한 것은 결국 소비자에게 손해가 되는 길이다. 따라서 MP3 파일 음악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일이 될 것이며 플레이어 회사 또한 자율적 제어 기능을 첨가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협상이 이루어지는 시간 동안 큰 진통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즉 공짜는 없다. 또한 영원한 공짜는 더더욱 있을 수 없다.

 

채수복 spin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