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투자이론] 세상은 미래를 보는 사람들의 것이다

세상은 미래를 보는 사람들의 것이다.

금년도 프로야구 우승팀은 어떤 팀일까? 필자의 질문에 독자들은 각 팀의 과거 성과를 기준으로 판단하여 예측을 할 것이다. 그러나 프로야구에 좀 더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선수이동상황이나 구단의 투자여부 그리고 감독의 역량 등을 고려하여 예측을 할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어쩌면 프로야구 우승팀을 맞추는 일과 유사하다.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은 거의 대부분 주가가 상승한다. 결국은 이익 예측 능력이 바로 투자 능력이다.

그러나 매출과 이익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까? 그것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재무적인 문제이기 전에 철학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뉴튼의 기계론적 세계관이 붕괴된 마당에 미래를 예측 가능하다고 한다면 욕심일지 모른다.

기업의 이익이나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론에 관한 연구는 다양한 각도에서 진행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내부자거래의 수익률이나 애널리스트 추천종목의 성과 내지는 경영자의 기업실적에 관한 예측의 정확성에 관한 연구등이 진행되었다.

정성적 방법에 의한 예측과는 다른 각도에서 진행된 계량적 관점에서의 예측방법론을 1976년에 로젠베르그가 제시했으며 1990년대 들어 오우와 펜만이 다른 방법으로 제시하였다. 두 방법모두 고도의 계량적 방법과 통계적 방법을 이용하나 워렌 버펫이 지적했듯이 투자는 복잡한 수학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간략하게 과정만 소개하고자 한다.

로젠베르그의 예측을 이용한 투자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과거 주가의 움직임을 이용하여 미수정 베타를 산출한다.

3) 수정베타 > 미수정베타 인 기업에 투자한다. 반대의 경우 공매한다.

로젠베르그는 회계정보를 이용한 수정베타를 산출하는 모형을 개발하여 투자에 이용하였다. 수정베타를 산출하는 방법이 로젠베르그 모형의 핵심이며 지적자산이다. 로젠베르그는 수정베타를 산출해주는 지식서비스회사인 BARRA사를 설립하였으며 또한 위 모형을 이용하여 87년부터 97년까지 연평균 17.5%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경희대의 정혜영교수님이 유사한 방법으로 투자 시뮬레이션을 시도한 결과 연간초과수익률의 차이가 크게는 30%이상이 발생함을 실증하였다.

보다 회계정보를 충실히 이용한 방법은 오우와 펜만에 의해서 제시되었다. 오우와 펜만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이익의 변동과 상관관계가 높은 회계변수를 검증한다. 상관관계가 높은 회계변수로는 재고자산의 증감추이, 자본투자의 증감추이, 매출액의 증감추이, 배당의 증감추이 등을 이용하였다.

4) 이익의 증가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고 이익의 감소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공매를 한다.

오우와 펜만은 위의 방법을 이용하여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2년 가량 보유할 경우 14.53%의 초과수익이 발생함을 증명하였다. 국내에서도 정혜영교수님이 유사한 방법으로 연간 최고 45%의 초과수익률의 차이가 발생함을 실증하였다.

독자 여러분은 예측을 하고 투자를 하는가? 물론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에 투자를 할 것이다. 그러나 상승가능을 예측하는 방법이 얼마나 합리적인지는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치투자자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저PER전략은 분명 하나의 예측방법이다.

저PER전략은 이익과 주가의 관계가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되며 일시적으로 큰 차이는 평균으로 회귀한다는 가정(예측)에 근거한 투자이다. 그러나 저PER전략의 가장 큰 가정은 이익의 지속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즉 전년도의 이익이 금년도에도 지속된다는 가정을 하고 접근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만약 이익이 감소하는 기업에게 저PER전략을 적용한다면 침몰하는 배가 크다는 이유로 승선하는 것과도 같을 것이다.

로젠베르그나 오우-펜만의 연구결과들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로젠베르그나 오우와 펜만은 미래를 읽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기계적인 방법에 의해 과거정보를 이용하여 미래를 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해주고 있다. 분명 미래의 결과는 과거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거짓말처럼 역사가 반복되기도 하며 아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과거의 정보를 조합하여 미래의 결과를 추론할 수도 있다. 프로야구 우승팀을 예측하거나 월드컵 우승팀을 예측하는 것처럼. 확정은 아닐지라도 확률은 높일 수 있다.

로젠베르그나 오우-펜만의 계량적 모형이 기성복이라면 워렌 버펫의 분석적 방법은 수제양복과 유사하다. 진정한 명품은 명장의 수제인 것처럼 수익률만은 버펫의 그것을 따르고 있지는 못하지만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투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법, 즉 미래를 읽는 법이다. 필자가 투자를 하면서 느낀 투자의 정의이다. 현재의 세상은 현재 부자들의 세상일지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상은 미래를 정확하게 읽는 사람들의 것이다. 앨빈 토플러의 예언처럼.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