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한마디] 애덤 스미스

애덤 스미스

경제학자들의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스미스가 맨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근대적 의미에서의 경제학이 그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애덤 스미스는 산업혁명의 전야인 1723년 영국의 스코틀랜드의 작은 항구 도시 커칼디에서 출생했다. 그는 태어나기 몇 년 전에 세관원이었던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며 이후에도 그는 독신으로 살았다. 경제학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그를 평가한다면 스미스는 특이한 외모에 정신 없는 행동을 일삼았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한 가지 일화를 소개해 보면 어느 날 밤 자다 일어나 걷기 시작하여 30킬로미터 정도를 지나고 나서야 교회 종소리에 잠이 깨었다고 한다. 물론 마을 사람들은 당대 최고의 학자가 잠옷차림으로 허겁지겁 달려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지만 말이다.

스미스는 14세 때 글래스고 대학에 입학했으며 그 곳에서 그리스문학과 수학도덕철학 등을 공부했다. 1740년에는 옥스퍼드 대학으로 옮기게 되는데 고금을 막론하고 여타의 대학생들처럼 스미스도 교수들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그가 말한 내용을 인용하면 ꡒ대부분의 옥스퍼드 교수들은 이미 가르치는 척하는 것조차 포기한 작자들이야ꡓ라고 불평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스미스는 데이비드 흄의 인간 본성론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학교측의 검열로 인해 흄의 책을 압수 당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지만 결국 흄의 영향으로 스미스는 성직자가 되고자 했던 본래의 꿈을 포기하기에 이르른다.

25세가 되던 해 에딘버러에서 강사자리를 얻어 수사학을 가르쳤으며, 26세에는 글래스고 대학에 교수로 취임했다. 29세에는 은사인 허치슨 교수로부터 도덕철학강좌를 이어 받았는데 여타의 옥스퍼드 교수들과는 달리 명철한 강의와 학생들에 대한 배려로 큰 명성을 얻게 된다. 1964년 그가 40세가 되던 해에는 교수직을 잠시 그만두고 어떤 부유한 귀족자제의 가정교사로서 유럽을 여행하게 된다. 이 여행기간 중 그는 중농학파 학자들과 볼테르, 그리고 케네와 같은 프랑스 사상가들과 교류할 기회를 가졌다. 이후 아담 스미스는 약 10년 동안 국부론의 저술 에 전념했으며 철학, 역사, 정치 등의 연구에 몰입했다. 국부론이 나온 1776년은 산업혁명이 이제 막 개시되는 시기였을 뿐인데 이 산업혁명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후 작용할 경제의 원리를 국부론에서 미리 서술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아담 스미스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에 있어서 기본적인 원리라고 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이란 용어를 탄생시켰으며 그의 걸작품이라 할 수 있는 국부론에서 이를 처음으로 언급하였다. 이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면, 사람들이 정부의 간섭 없이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그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이끌려 국부를 증진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형성된 가격의 역할을 지칭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란 사실 인간성과 인간 능력에 대한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인간을 이기적인 동물로 간주하고 논의를 시작한다는 점에 있어 도덕적인 잣대로 판단한다면 그리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스미스를 이러한 일부의 경제학자로 뭉뚱그려 생각한다면 지하에 있는 그가 슬퍼할지도 모르겠다. 이와 같이 애덤 스미스는 인간의 도덕적인 면을 높게 평가하였다.

부에 대한 그의 평가 또한 우리에게 시사점을 안겨주는데 그는 “부를 마다할 사람은 없지만 모든 열정과 노력을 집중할 만한 가치는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부로 인한 만족감은 일시적인 것이며 부와 권세는 한겨울의 폭풍을 막아주는 게 아니라 여름의 소나기 정도나 막아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yj56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