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추적] 로토토ㆍ이네트, 채무조정 합의

로토토ㆍ이네트, 채무조정 합의..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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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누드로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로토토는 3일 공시를 통해 소프트웨어업체 이네트와 채권·채무관계 종결 및 소송종결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감원과 로토토에 따르면 로토토는 2001년부터 시작한 장비임대차 계약과 관련해 밀린 채무를 26억여원으로 조정했다. 이는 그간 밀린 이자와 원금의 10%를 탕감하는 내용.

 

이 조정안에 따라 로토토는 이네트에 현금 8억원과 자사주 64만46주(주당 900원)를 양도키로 하고, 잔금 13억여원은 앞으로 9개월 내에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변제키로 했다. 이번 합의로 이네트가 작년 8월27일 로토토의 은행계좌에 대한 가압류 등 각종 소도 취하하기로 했다.

 

이번 채무조정안 합의로 이네트는 일부나마 악성채무를 반환받게 됐고, 로토토는 장부상으로 채무가 감소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반드시 양사에 긍정적 효과만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먼저 로토토는 현금 8억원이 나가는 것과 함께 이네트에 양도한 자사주가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토토의 주가는 작년 7월 2700원대를 정점으로 8개월 가까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3일 종가는 전날보다 5월 오른 645원. 이네트에 양도하는 자사주의 가격 900원은 합의시점에서 2개월 평균종가다.

 

이번 합의로 로토토의 2대 주주가 된 이네트가 경영권에 간여하지 않기로 한 이상 자사주와 앞으로 받게될 전환사채는 언제든지 매물화될 수 있다. 2001년 32억원, 2002년 154억원 적자에 이어 작년 3분기까지 41억원의 적자를 기록, 3년 연속 적자를 볼 확률이 높은 로토토의 상황에서 이네트가 가져간 자사주와 앞으로 9개월 내에 가지게 될 전환사채 13억원어치는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합의를 마냥 즐거워 할 수 없기는 이네트도 마찬가지.

 

원금의 10%와 이자의 탕감은 어쩔 수 없다 해도 현금 대신 받은 로토토 주식과 전환사채는 두고두고 골치아픈 존재가 될 수 있다. 주당 900원에 받은 로토토 주식은 600원대인 현 시점에서 팔아치우기도, 마냥 들고 있기도 힘든 계륵같은 존재. 로토토의 실적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앞으로 발행될 전환사채 역시 현재로선 같은 신세를 면키 힘들어 보인다.

 

현재로선 로토토의 턴어라운드를 기다리는 수밖에 별 뾰족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 이번 합의로 장부상 일부 손실을 본 이네트 입장에선 로토토 주식(또는 전환사채)을 시장에서 매각한다면 추가로 재무적 손실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이네트의 주가는 공시가 나오기 전인 오전부터 강세를 보이기 시작해 전날보다 6% 이상 상승한 790원으로 마감했다. 악성채무의 상환이라는 재료가 시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네트 주주들은 8억원의 현금 외에 나머지 주식과 전환사채로 받게 될 18억여원은 실제로 얼마가 현금화돼 이네트 수중에 떨어질지를 더 지켜봐야 하는 부담이 하나 더 생겼다.

 

전필수 phils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