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투자이론] 포트폴리오 이론 - 애인을 한 바구니에 담지말라

포트폴리오 이론 "애인을 한 바구니에 담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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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해리 마코위츠란 25세의 시카고대학 대학원생이 '포트폴리오 선택' 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마코위츠의 논문은 그후 재무관리에 하나의 커다란 장을 열면서 40년뒤 노벨상을 받았다. 포트폴리오 이론의 업적은, 위험이라는 보이지 않는 실체를 표면위로 끌어냈으며 위험을 분해하여 관리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또한 관리하는 방법론도 제시했다.

 

마코위츠의 연구는 크게 3가지 면에서 시사점이 있다.

 

첫째는 투자를 할 때 수익률만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마코위츠 이전에는 투자를 할 때 수익률만 고려했다. 그러나 마코위츠는 논문을 통해서 수익률의 이면에는 변동성이란 위험이 수익률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둘째는 변동성은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수익률은 일정하더라도 주식을 다양하게 구성하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변동성을 두 가지로 구분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줄일 수 있는 변동성과 줄일 수 없는 변동성으로 구분된다.

 

셋째는 변동성(위험)을 줄이는 방법도 자상하게 제시했다는 점이다. 줄일 수 없는 변동성은 어쩔 수 없지만 줄일 수 있는 변동성은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방법을 제시했다.

 

수익의 이면에 존재하는 변동성의 존재에 관한 쉬운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김과격이란 친구는 축구경기에 내기를 할 때 10만원 내기를 하고 김온순이란 친구는 동일한 내기를 할 때 1만원 내기를 한다고 가정하자. 김과격은 벌면 10만원 잃으면 10만원인 반면 김온순은 벌면 만원 잃어도 만원이다. 김과격은 벌어도 많이 벌고 잃어도 많이 잃는다. 변동성이 크다. 반면 김온순은 벌어도 조금 벌고 잃어도 조금 잃는다. 변동성이 적다.

 

위험(변동성)을 분해한 예는 다음과 같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의 취업가능성은 무엇에 의해 좌우될까? 10명만 존재하는 조그만 사회에서 평균적으로 5개의 일자리만 존재한다면 개인의 능력에 따라 5명은 취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불황이 장기화되어 금년엔 일자리가 하나도 나오지 않으면 모두가 실업자가 되고 반면에 급격한 호황은 모두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그래서 실업의 위험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개인의 능력에 관한 내적 요인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상황이라는 외적 요인이다. 개인의 능력은 개인의 노력으로 개선 가능하지만 경제상황이라는 환경요인은 개인의 노력으로 개선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실업위험은 크게 내적 위험과 외적 위험으로 나뉘어지며 내적 위험은 줄일 수 있는 위험 (회피가능위험)이라고 하고 외적 위험은 줄일 수 없는 위험(회피불가능위험)이라고 한다. 변동성(위험)도 마찬가지로 회피가능위험과 회피불가능위험으로 나뉜다. 특히 회피불가능위험을 베타라고 한다.

 

위험을 분해해서 관리하는 방안이 포트폴리오 이론의 핵심이다. 결혼 후 전업주부 혹은 전업남편을 꿈꾸는 결혼 적령기의 이성이 이런 상황에서 실업자와 결혼할 위험을 회피할 위험관리방안을 포트폴리오 이론은 제시한다. 단순하긴 하지만 결혼적령기의 이성이 10명과 모두 사귀면 된다는 게 위험 관리방안이다. 한마디로 “이성친구를 한바구니에 담지 마라”란 충고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상황의 변화에서 유발되는 위험은 회피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포트폴리오 이론은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말라”는 유명한 격언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이론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는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면 수익이 상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다만 변동성이 줄 뿐이다. 둘째 변동성이 준다는 점은 하락가능성만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승가능성도 동일하게 감소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이런 논지를 안다면 포트폴리오이론이 투자자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독자들은 이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 인정해야 할 부분은 포트폴리오 이론이 가지고 있는 이론적인 아름다움과 수익의 그림자인 변동성의 실체를 세상에 드러나게 했다는 점이다.

 

포트폴리오 이론에 대해 워렌 버펫은 어떻게 생각할까?

 

워렌 버펫은 여러 명의 이성을 사귀란 충고보다는 분명 취업가능성이 높은 가장 똑똑하고 좋은 이성을 깊게 사귀는 것 다시 말해 진실한 사랑을 선택할 것이다. 물론 접근하기 전에 이성에 대한 능력, 성격과 특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고 이성에게 접근하라고 충고할 것이다. 가능하면 그 이성이 힘들어할 때.

 

포트폴리오 이론의 신봉자들은 여러 이성을 동시에 만나라고 권유한다. 여러 명 만나다 보면 좋은 사람도 만나고 별로인 이성도 만나면 평균은 간다는 논리이다.

한 두명만 사귀어 보라는 워렌 버펫과 모두를 사귀어 보라는 마코위츠의 생각 중 어떤 것이 더 위험한 것일까? 얼핏 보면 마코위츠의 생각이 덜 위험해 보이지만 사실은 워렌 버펫의 생각이 덜 위험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워렌 버펫은 한 두명을 만나되 사전에 철저하게 조사를 하라고 충고하기 때문이다. 아무 정보도 없이 무작위로 만나는 미팅이나 소개팅에서 피해를 본 독자분들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반면에 능력과 성격 그리고 외모에 관한 충분한 검토를 하고 하는 소개팅은 위험부담이 적다. 만나는 이성의 수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게 워렌 버펫의 생각이며 좋은 이성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워렌은 말할 것이다.

 

명예기자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