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보기] 정보홍수속 가치 발견하기

임상훈 03.12/10 00:00 조회 1096 누적점수: 0

정보홍수속 가치 발견하기

뉴스를 믿으십니까? 보고서를 믿으십니까?

어리석은 질문이군요. 다시 묻겠습니다. 어떤 뉴스(보고서)를 믿으십니까. 어느 정도 믿습니까? 밑도 끝도 없는 뚱딴지 같은 질문이냐구요? 사례를 들도록 하겠습니다.

<리니지 Ⅱ>가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무렵입니다. 300억원을 들였고, 3D 엔진이 어떻고 하는 등등의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물론 기사나 보고서 등을 통해서죠.

반응은 두 종류로 갈라졌습니다. 조심스러운 낙관과 조심스러운 염려. 특히 후자가 강했죠. 돈은 엄청 들였는데, 경쟁은 심하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으니까요.

이 경우, 기자나 애널리스트들은 세 종류로 나뉩니다. '대충 스타일'과 '열심 스타일', 그리고 '현명한 스타일' 정도로 분류할 수 있겠네요.

▲ '대충 스타일'은 엔씨소프트가 배포한 자료나 다른 기자/애널리스트가 먼저 낸 자료에 기댄 기사(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또 최근 주가 흐름도 염두에 두었겠죠. 게임이 일종의 흥행 산업인데다가 첨단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탓에 그 밖에 딱히 어떻게 해볼 엄두가 안 났을 것입니다.

▲ '열심 스타일'은 나름대로 엔씨소프트도 방문했습니다. 또 평소 아는 다른 게임업체 대표들에게도 조언을 구했겠죠. 기자나 애널리스트 등에게도 물어봤을 것이구요. 그들이 쓴 글을 보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마울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고 볼 수 있죠.

▲ '현명한 스타일'은 게이머를 만났습니다. 게임의 성공 여부는 '누가 만들었느냐', '돈을 얼마나 썼느냐'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작 키는 '게이머가 좋아하느냐'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게임도 게이머가 좋아하지 않으면 정크본드 수준에 불과합니다.

문제를 풀 때는 핵심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니지 Ⅱ>의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키는 김택진 대표에게 있지 않았습니다.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은 물론 엔씨소프트의 CEO나 개발자에게 달려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바로 성공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죠. 그들도 '진인사 대천명'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여기서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진인사'에 멈추지 않고, 남들이 '천명'을 기다릴 때, 미리 '천명'에 접근하는 것입니다. '아무도 예측 못한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당시 게이머들은 알았습니다. 그리고 현명한 애널리스트들은 <리니지 Ⅱ> 커뮤니티를 여의도로 초청해 의견을 들었구요. 똑똑한 기자들은 유저들을 만났습니다. 대부분의 기자와 애널리스트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당시에도 그들은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한껏 뛰어올랐구요.

가치투자자는 생활 속에서 우량주를 발견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정보의 홍수 속, 생활과 유리된 뉴스나 보고서는 쓰레기와 등가물입니다. 핵심을 찌르십시오. 핵심을 찌르는 보고서와 뉴스를 믿으십시오.

임상훈 happysim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