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투자이론(4) - CAPM

CAPM : 베타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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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베타라는 단어만큼 자주 쓰이는 단어가 드물 것이다. 가치투자자에게 PER가 있다면 효율적시장론자에게는 베타가 있다. 투자론은 어떻게 돈을 많이 벌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학문이나 연구는 변수와 변수와의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인쉬타인은 에너지와 질량과 광속이란 변수의 관계를 규명하여 E=mc2 이란 공식을 도출였다. 결국 어떤 변수에 원인이 되는 변수를 찾아내면 원인변수(독립변수)를 이용하여 결과변수(종속변수)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학문이다. 주식평가에서 가장 유명한 고든의 항상성장방정식[ P = E(d) / (k-g) ]을 이용하여 우리는 기대배당 그리고 할인율과 성장율을 예측하여 이론주가를 도출할 수 있다면 시장의 주가와의 차이를 이용하여 초과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현대투자론에서 항상성장방정식보다 더 유명한 투자방정식이 있다. 바로 CAPM이다.

E(Ri) = Rf + [E(Rm)-Rf] * beta

CAPM(Capital Asset Pricing Model)은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이다. 결국 자본, 자산은 베타의 함수란 것이 CAPM의 결론이다. 왜냐하면 Rf(무위험수익률)이나 E(Rm)(시장기대수익률)은 개별기업에게 동일하기 때문에 개별투자의 수익률은 결국 베타의 함수란 결론을 내린다. 결국 투자자는 베타와 시장의 방향성 (E(Rm)) 만 알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논리이다. 개별기업에 대한 연구는 베타를 추정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시장의 방향성을 연구하면 된다.  

베타란 무엇인가?

베타는 민감도이다. 민감도는 일차방정식에서 나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500포인트일 때 삼성전자의 주가가 20만원이었는데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로 상승했을 때 삼성전자의 주가가 40만원이면 베타가 1, 60만원이면 베타가 2, 30만원이면 베타가 0.5이다. (물론 베타를 구하는 방법은 좀 더 복잡하다. 예를 위해서 단순화하였고 논리적으로는 유사하다.) 결국 시장보다 더 많이 반응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베타의 크기가 결정된다. 물론 하락할 때는 베타가 큰 주식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한다.

문제는 CAPM하에서는 각 기업의 베타는 일정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논의를 전개한다는 점이다. 결국 자신의 위험감수정도에 따라 베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적절한 위험과 수익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이다.

위의 베타를 산출하기 위해 회귀식을 이용하는데 회귀식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Ri = alpha + beta * Rm

위 식을 증권특성선이라고 한다.

결국 과거의 주가행태를 통해 개별기업의 베타를 산출한 뒤 베타와 무위험수익률 그리고 시장기대수익률을 이용하여 투자기업의 기대수익률을 산출한다.

베타를 구하는 방법도 다양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일일이 구할 필요가 없이 가장 좋은 방법을 신용평가기업들이 산출해준다. 미국의 투자정보서비스 기업중 베타만 전문적으로 구해주는 기업이 있을 정도이다.

증권특성선에서 우리는 투자의 도가 두 가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Ri=f(alpha, beta, Rm)으로 나타나며 결국 Rm이 모든 기업에게 동일하다면 개별 수익률은 알파(개별적요인)과 베타(시장적요인)으로 분류됨을 알 수 있다. 결국 투자자는 두가지 부류로 분류되는데 하나는 기업의 개별적인 요인을 탐구하여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알파투자자와 시장전체의 움직임을 예측한 뒤 베타와 결합하여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베타투자자로 구분된다.

많은 기관투자자는 베타투자전략을 추구한다. 그들은 경기변동론이나 경기순환론에 기초하여 투자의사결정을 한다. 인덱스 펀드가 대표적인 베타투자전략 상품이다.

워렌 버펫은 대표적인 알파투자전략을 구사한다. Rm(시장의 움직임)은 예측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업의 순수한 내재가치 (알파)를 찾아서 투자하는 것이다.

워렌 버펫은 베타투자전략과 CAPM의 베타에 대해 냉소적이다. 반면에 프린스턴 대학의 재무관리 교수인 말키엘은 랜덤워크이론에서 개별주식에 의한 투자수익보다는 베타전략에 근거한 인덱스 펀드방식의 투자를 권하고 있다.

둘의 관점의 차이는 이렇다. 버펫은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현금흐름 예측이 가능하며 그에 따른 가치투자가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반면에 말키엘은 중장기적으로 시장전체는 상승하게 되어 있으며 미국 시장이 이를 입증했다고 주장한다. 다른 예로 버펫은 숲은 보지 말고 나무를 보라고 주장하는 반면 말키엘은 나무는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주장한다.

사실 둘다 맞는 얘기이다. 예를 들어 알파투자전략가는 가스주와 같은 특정산업의 현금흐름은 충분히 예측가능하다고 주장할 것이며 베타투자전략가는 우리나라 시장이 10년 안에 2000포인트까지 상승하는건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주장할 것이다. 특히 미국시장처럼 주식시장이 성장일로에 있던 경우엔 베타전략은 상당히 훌륭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는 직관적으로 알파전략과 베타전략을 혼용한다. 가치투자자도 경기부진이나 시장부진에 투자를 주저하기도 하고 베타전략가도 내가가치가 우수한 기업을 대세상승기에 투자하기도 한다. 알파전략과 베타전략은 양립하기 힘들지만 양립할 때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조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알파냐 베타냐는 투자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요한 점은 시장에 대한 예측이든 기업에 대한 예측이든 예측이 맞느냐 틀리느냐가 수익률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결국 투자수익은 예측의 정확성에 따라 결정된다. 워렌 버펫은 개별기업을 예측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하는 반면 말키엘은 시장전체를 예측하는게 더 수월하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을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예측을 하는 것은 피상적으로 재무제표를 분석하거나 경제상황을 분석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다시 말해 과거를 이해하는 것과 과거와 미래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것은 사뭇 다른 문제란 점이다. 워렌 버펫은 과거를 이해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키워드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키워드가 바로 예측이다.

CAPM은 현대 투자론의 가장 핵심적인 이론이다. 현태투자론에서 베타는 기업의 모든 것이 녹아있는 투자의사결정의 핵심체이다.  CAPM의 핵심인 베타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며 많은 투자자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투자행태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가치투자자에게 베타는 부시맨의 콜라병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부시맨에게는 중요해도 가치투자자에게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시맨들에게 콜라가 세계를 보는 하나의 세계관이듯 베타투자전략가에게는 베타가 투자의 세계를 보는 하나의 세계관이다. 시장이라는 한가지 목적에 접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옳고 그른 것은 시장이 답해줄 것이다.

대학투자저널 명예기자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