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Report - SARS의 진정한 수혜주를 찾자!

거품논쟁도 이겨내고 혹독한 수익검증의 관문도 통과한 인터넷기업들은 충분히 투자의 대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이들 가운데서도 옥션, NHN 등은 매력적인 주식으로 생각된다.

최근 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여파가 세계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급속히 대두되고 있다.

이라크 전쟁 종전을 계기로 유가하향 안정과 투자 및 소비 심리 회복으로 침체의 바닥을 벗어나리라던 기대는 중화권에서 발생한 SARS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걱정으로 바뀌었다.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기 침체가능성에 대한 대안처이자 새로운 성장 원동력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와 시장비중을 늘려왔기에 그 파급효과는 중화권에만 그치지 않고 결국 세계경기의 동반침체를 장기화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란 우려가 그 배경에 깔려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기업들도 이 영향에서 쉽게 비켜갈 수는 없는 듯하다. 몇 년간 휴일 없이 가동되어왔던 휴대폰 공장이 5월 징검다리 연휴 기간 동안 1~5일간의 휴식에 들어간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신제품 출시를 무기로 치열한 중국시장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값에 팔리며 승승장구해 왔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것은 아닌가 해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

반면 한쪽에서는 기왕 터질 것이었으면 EXPO 유치 전에 발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고 또 한편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5%도 안되던 인텔 신규 공장의 한국 유치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 국가적 호재로 내심 기대하는 측도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10여 년에 걸친 장기침체에도 불구하고 Canon과 같은 회사는 기술혁신을 통해 오히려 지속적으로 이익을 늘려왔고 그에 따라서 Sony를 시가총액에서 앞서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관심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는 기업이나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성장하는 기업을 찾는 일일 것이다.

1. SARS 수혜주...치료보다는 진단 관련주

한 업체가 자사 발매 상품이 SARS 예방 및 면역증강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주가가 연일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효과가 뚜렷하지 않고 아직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어서 지속적으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이미 많은 투자가들이 LG생명과학의 팩티브 사례를 통해 본 경험으로 알겠지만 치료제 하나를 만드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만큼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신약보다는 현실적이고 기대 가능한 진단분야 쪽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자동화기기 진단시약시장의 절대강자는 다국적 업체인 미국의 Abott사이지만 바이러스 진단시장에서 수동 면역검사법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국내업체인 에스디가 주목할 만하다.

미국 Arista, 영국 BBI 등 양사가 과점하고 있던 발색제(Conjugate)를 자체 개발하여 원가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항원/항체도 자가 생산하여 진단시약을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하여 59개국 94개 업체에 수출하고 있는 업체로 임신배란진단시약과 같이 병원 외에서도 바로 쓸 수 있는 현장검사법용 진단시약을 미래 성장원으로 하는 업체다.

2. SARS 역발상...최대 피해주가 최대 수혜주다.

SARS의 가장 직접적이고 큰 피해주는 뭐니뭐니해도 해외여행 관련업체들이다. 하나투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하나투어를 살펴보면 IMF이전 이 기업은 여행업계 3위권에 불과했으나 1, 2위 기업이 차입위주의 무리한 외형확장을 추구한 반면 상대적으로 차입 의존도가 적었던 터라 1, 2위 기업이 IMF로 무너진 자리를 그대로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어 왔고, IMF때 급여반납, 자사주 갖기 운동을 펼칠 정도로 회사와 사원들간 신뢰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이번 위기도 역시 마찬가지로 영세한 후발업체들과 시장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해 SARS 위기가 진정된 이후 회복기에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사는 경기, 유가, 환율 등의 변수가 항공권 가격과 승객수송량에 영향을 주는 반면 여행사는 가격 변동에 대해 일정한 마진을 보장 받는 구조란 점에서 보다 우월한 입장에 있다는 점 또한 하나투어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유가 하향 안정세, 원화의 안정 또는 강세기조, 국가신용등급의 안정 등 항공사의 영업외 수익의 급격한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요소들이지만 변수의 예측불가능성으로 인한 변동성이 항공사 주식의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3. Health Care 관련주...깐깐한 물에 이어 청정공기에도 관심 증가

맥주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정수기 사용을 촉발시킨 사건이 D사의 낙동강 페놀방류사건이었다면 깨끗한 공기에 대한 인식을 각인시키고 개인 및 공중 위생의 중요성을 확산시킨 것이 이번 SARS 사태가 아닌가 한다.

공기청정기가 SARS 원인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전반적인 공기의 청정상태유지가 호흡기 질환이나 알러지 등의 예방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SARS의 공기중 전파가능성으로 인해 환기된 일반 대중들의 청정공기에 대한 관심은 개인적으로는 공기청정기와 같은 가정용 제품에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2002년 월드컵 때 지하철 내부공사 때 잠깐 선보였던 산업용 공기청정기 역시 지속적인 운용과 설치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망이 밝은 반면 웅진코웨이, 청풍, 센추리, 만도, 위닉스, 청호, 중외, Sharp(日), 암웨이 등 다수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은 다소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4. SARS에 북핵위기해소까지 이르려면...인텔공장의 한국유치 가능성

인텔 공장의 한국유치가 경제적인 면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정착 등 정치나 안보적인 면에도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참여정부 과업의 하나로 여기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원책을 아끼지 않겠다는 기사가 경제신문이나 전자신문의 1면을 심심찮게 장식하고 있다.

아무리 한국정부가 인텔에 대해 각종 세금 감면 등 각종 당근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SARS가 없었다면, 비메모리 반도체 기반이 취약한 한국에 인텔공장이 들어설 가능성은 5%이하라 할 것이다. 대만이나 말레이지아의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보더라도 반도체 산업은 선진자본과 개도국의 숙련노동이 결합되는 것이 이상적이므로 한국보다는 중국을 선택하는 것이 인텔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거대시장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의 시기가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SARS로 인해 투자를 늦출 수는 없으므로 한국은 이제 중국과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텔 공장이 한국에 유치된다면 수혜를 입을 만한 업체로는 반도체관련 업체가 될 것이다. 하지만, 'Intel Inside'라는 로고처럼 수율이 중요시되는 반도체 산업에서 인텔의 요구 품질을 만족시킬 만한 국내 장비관련 업체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관계사인 삼성 테크윈의 본드 와이어를 1년 이상 시험가동 해서 120% 검증이 되어야만 양산과정에 쓸 정도이고 대부분의 장비는 日産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러나, 장비보다는 클린룸과 같은 환경적 요소로 반도체 공장건설에 관련된 업체들이나 반도체 관련 소모품(세정제, 포장재) 업체들에게 실질적인 수혜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 엔지니어링이나 ** 세미켐과 같은 업체들을 이들 후보군으로 볼수 있겠다.

그리고, 생산된 반도체의 원하는 물량을 원하는 시기까지 충분한 품질로 PCB 등에 패키징 할 수 있는 업체들이 최대의 수혜업체가 될 것이다. 현재 관련사로는 삼성전기가 가장 유력한 후보가 아닌가 한다. 인텔 칩셋에 대해 FCBGA 작업을 2002년 10월부터 개시하여 1분기말 현재 본사 전체 매출의 8%에 이르고 있고 2003년 7월부터는 삼성전자의 DDRII 모듈에 CSP까지 할 예정이다. 물량 소화능력이나 기술력을 감안할 때 다른 후보업체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테크윈은 램버스용 리드프레임 1종만을 생산하고 있고 본드 와이어 등에 대한 검증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주력사업이 디지털 카메라 및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 등 광디지털 분야가 될 것이란 점에서 후보군에서 밀린다. 하이닉스는 미세공정기술에 있어 뒤쳐져 있다는 평가이고, 재무적 측면에서 투자여력이 불충분한데다 경쟁업체의 지나친 견제 또한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고 다만 인텔 공장 유치에 따른 맞교환 카드로서의 기대감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노대통령의 방미 선물로 인텔공장 유치가 성사되길 기대해 본다. SARS가 아니더라도 자신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라도 외출 후 또는 볼일 본 후 꼭 손을 씻어 서로에게 병원체를 옮기는 일은 없어야겠다.

박순홍 parkgas@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