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Report - 건강보조식품, 미래와 전망

[Tech & Trend Report] 건강보조식품, 미래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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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영향 탓에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달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사회 곳곳에 나타나는 여러 변화를 볼 때 우리 국민소득은 사실상 1만달러를 넘어선 것 같다. 기본적인 의식주의 해결보다는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요즘 현실.

차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차를 타고 다니느냐를 따지게 됐고 중고등학생도 왠만한 명품을 감별하는 시대가 됐다. 가는 세월을 붙들어 매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바르는 화장품'이 아닌 '먹는 화장품'까지 등장했을 정도. 사람들의 욕구는 끝이 없는 것 같다.

* 왜 건강기능식품 시장인가?

소비자의 '건강 증진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정 효능성분을 포함한 '식품'을 적정비용으로 공급

의료 분야에서는 '질병의 치료'라는 사후 처리보다 '건강의 유지'라는 예방 개념이 더 중시됐다. 그리고 이제는 '건강 유지'가 아니라 '건강 증진'이라는 적극적인 욕구가 나오는 시점. 바로 이런 소비자의 욕구를 따라가기 위해 양성화되는 시장이 소위 '헬스 케어(Health Care)'로 불리는 '건강기능식품 및 건강기능 보조 장치 시장'일 것이다.

제약산업은 엄청난 연구개발비가 드는 특징이 있다. 약효가 확인돼 새로운 약을 개발했더라도 쉽게 팔 수가 없다. 잘못해 부작용이라도 생기면 엄청난 손해배상을 해야 하기 때문. 신약 하나 만들 때마다 여러 차례 시험을 하는 등 최대한 신중할 수밖에 없다. 돈도 당연히 많이 든다. 이에 비해 '건강기능식품'은 이런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정 1년을 맞는 8월26일부터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에 대한 광고가 전면 허용된다. 제약업체, 대기업 식품업체들도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다단계나 네트워크 판매망 등 음성화됐던 판매 시장이 공개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이제 대기업, 외국계회사 또는 제휴사, 건강기능식품전문 중소기업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녹즙, 생식 등 영세시장에서 이제는 특정 성분을 포함한 정제 또는 가루 등 공산품이 주도하는 대규모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최근 의사, 약사, 식품영양학자 등을 등장시킨 한 TV의 이미지 광고는 이런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롯데, 대상, CJ 등 대기업들은 기존 사업 유통망을 활용해 건강보조식품 시장을 급속히 파고들기 시작했다. 제약회사도 헬스플래너, 건강 도우미 등 다단계식 자가 유통망과 체인형 약국 유통망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한다.

* 누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차지할 것인가?

- 대기업은 마케팅/유통, 전문기업은 제조 강점…CJ, 롯데제과, 동원F&B, 렉스진바이오텍

건강식품의 세계시장 규모는 1997년 650억 달러에서 2000년 1148억달러로 늘었다. 매년 10% 이상의 고속 성장이며 앞으로도 이런 성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7% 정도 늘어난 1조5000억원 정도가 예상된다. 생각보다 큰 성장은 아닌데 시장 양성화 첫해인 탓에 아직 규제도 남아있고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두 자리수 성장을 거듭해 2006년경에는 4조원대 시장으로 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업체가 시장을 주도할까. 롯데제과 대상 CJ 동원F&B 풀무원 등 식품업체, 종근당 유한양행 대웅제약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 제약업체, 렉스진바이오텍 유진사이언스 유니젠 이롬라이프 유니젠 남양알로에 김정문알로에 등 중소업체들이 그들이다.

아직은 업체 숫자가 많다. 시장이 초기여서 아직 업체간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효능물질의 개발 등 기술력의 차이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많은 회사가 경쟁하는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광고 허용과 대기업 참여로 시장이 활성화돼 참여 기업 모두 매출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효율적인 유통 및 판매망과 차별화 된 제품개발 및 생산력, 다양한 제품군의 확보 등 경쟁력 있는 회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미 경쟁력이 입증된 유통망인 홈쇼핑을 관계사로 둔 CJ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시장의 성장추이에 따라 자체 제조 또는 해외 제휴선 도입 등이 가능하다. 외환위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던 '드럭스토어(미국식 약국. 간단한 일상약과 생활 필수품을 판다)'도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

'헬스원'이라는 브랜드로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는 롯데제과. 이 회사는 음식료회사로서 갖고 있는 나름의 강점을 바탕으로 유통채널이 없는 약점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전문기업을 표방한 동원F&B는 지난해 4월 자체 연구소 안에 건강보조식품팀을 만들어 '헬스플러스' 등 10여 가지 제품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건강식품 전문회사인 제너럴 뉴트리션사(GNC)와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맺어 선진국의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도입해 입지 구축에 나섰다.

제약사들은 대부분 구전 마케팅 혹은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불리는 자가 판매유통망의 확충에 나섰다. 기존에 약을 납품하던 약국망에 대한 관리 정도도 높이고 있다. 렉스진바이오텍과 같은 건강기능식품 전문회사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로 다단계 네트워크 판매망이나 약국체인망을 활용하고 있다.

박순홍 parkgas@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