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불황 남의 일 '잘나가는 내수주'

내수 주름살이 깊어가고 있지만 구매력이 높은 '가진 사람'들을 공략하는 기업은 불황 속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에따라 내수업종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4일 증권업계는 호텔신라 신세계 하나투어 풀무원 태평양 등을 불황에서도 높은 수익을 거둬들이는 기업으로 평가했다.

 

신라호텔은 올 한해 분기별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 관광객 뿐만 아니라 국내 해외 여행객 증가로 면세점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전체 매출의 53%, 영업이익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지난 4~5월 호텔신라의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호텔이 이달부터 시작한 휘트니스 센터 사업도 수익 호조 배경으로 꼽혔다. 신라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일 영업을 개시한 도곡동 타워팰리스 내 휘트니스 센터는 분양가 3000만원에 모두 3000매가 발행됐다. 회원권 구좌당 연간 연회비(250만~300만원)를 추가로 지불해야할 만큼 고가지만 현재 프리미엄이 더해진 채 거래가 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승택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는 "면세점과 휘트니스 사업부문 수익 호조로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차입금의 상당 부분 갚아 나가고 있다"며 "영업이익 뿐만 아니라 경상이익 부문 개선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마트로 대표되는 신세계는 고액 소비자층 공략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최근 확장한 매장에 미국 유럽 등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 고가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중저가 브랜드에 비해 마진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태평양은 화장품 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태평양 영업이익률이 고마진 제품군을 판매하는 백화점 부문과 전통적인 방문판매 부문의 강력한 실적에 힘입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2/4분기 4% 매출성장과 11%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하나투어도 '그들만의 여행'을 즐기고 있다. 하나투어의 지난 1~4월 관광목적 출국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증가했다. 한승호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2/4분기 사스 발병에 따른 저점효과를 고려해야 하지만 중산층 이상 고소득층이 해외 여행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업황은 경기에 둔감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먹거리 파동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유기농과 같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도 웰빙에 대한 사회 인식이 높아지면서 매출 호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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