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 쉽게 읽기] CB의 정체는?

주식이냐? 채권이냐? CB의 정체는?

처음 경제신문을 읽다 보면 참으로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간단한 경제용어 조차 아리송하여 무슨 내용의 기사인지 이해할 수가 없을 때도 많은데, 금융쪽은 특히 난해한 용어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읽지도 않고 넘어갈때가 많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용어들을 미리 공부하고 경제기사를 읽는다면 훨씬 더 깊고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살펴볼 용어는 영어의 이니셜을 따온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기보다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CB는 'Convertible Bond'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전환사채라고 합니다.

여기서 convertible의 사전적 의미는 '바꿀 수 있는'이므로 결국 CB는 '바꿀 수 있는 채권'이라는 뜻이겠죠. 그럼 무엇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일까요.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거냐, 아니면 금으로 바꿔 준다는 거냐... 상상은 자유겠지만, CB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상품입니다.

흔히 채권은 저위험 저수익의 대명사로 알려진 금융 상품입니다. 특히 요즘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엔 더욱 그렇겠죠. 반면 주식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구요. 물론 주식으로 깡통 찬 사람들은 주식이 무슨 고수익이냐 고위험 저수익이다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흐흐

지난 여름방학 용갈이는 주야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100만원을 모았습니다. 경제학이 전공인 그는 이 돈으로 재테크 세계에 입문하려 합니다.

경우1.

국민은행 보통예금 연이자율3% 이자액 100만원X3%=3만원

경우2.

SK텔레콤 채권 연이자율5% 이자액 100만원X5%=5만원

경우3.

삼성SDI 주식 ? ?

특히 세번째 경우엔 현재 10만원짜리 삼성SDI 주식 10주를 샀다고 가정했을 경우인데 물론 이자는 없을 것(배당이 없다고 가정)이고 다만 주가 변화로 인한 시세차익만이 있을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1년 뒤 삼성SDI주가가 어떻게 변할 지는 아무도 모르므로 돈을 벌지, 잃을 지는 알 수 없는 겁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만약 여러분이 경제에 별 관심도 없고 주식시장을 잘 모른다면 그냥 은행에 맡겨놓고 3만원만 받았겠죠.주식은 그렇다 치고 채권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분명 보통예금보다 2만원을 더 받는데..

채권에 대해 무지할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기회일 겁니다. 물론 채권에도 위험이 있습니다. 만약 SK텔레콤이 망해버린다면 여러분은 100만원을 그냥 날려버리게 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이런 회사가 1년 안에 망할까요? 제 생각으로 이 회사가 1년안에 망할 확률은 1%도 안될 겁니다. 단기간내 원금보장에 전혀 문제가 없다 이거죠.

그럼 결국 문제는 '채권이냐 주식이냐'로 좁혀지게 됩니다. 그런데 채권은 이자가 너무 약하고, 그렇다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원금을 까먹을 것 같아 걱정이고, 정말 고민이죠...

자~ 이런 고민을 단번에 날려 버릴 해결사가 바로 CB입니다.

용갈이도 결국 CB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는데 한번 같이 알아볼까요?

용갈이는 다음과 같은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 "LG카드가 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LG카드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1차로 후순위 전환사채 3000억원을 발행키로 결의하고 나머지 3000억원은 신주인수권부사채 (BW)형태로 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전환사채(CB)의 경우 만기 5년 6개월로 청약일은 다음달 14일부터 16일까지며 전환가는 이사회 전일 종가인 1만8000원과 청약일 3일전 종가 중 높은 가격으로 결정된다. 표면금리(2~4%) 및 만기보장수익률(7~9%)은 시장금리를 감안해 유가증권 신고서 제출일전까지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LG그룹차원의 LG카드 유동성 확보 지원방침에 따라 일반공모방식 추진 후 잔량 발생시 대주주 및 LG의 비상장 법인이 전액 인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BW발행 조건은 7월 이사회에서 결정키로 했으며 필요할 경우 추가자본확충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B의 만기일은 5년 6개월이라고 표시되어 있죠. 이것은 만약 청약에 당첨되어 100만원을 투자했을 경우에 5년 6개월에 원금을 찾는다는 의미입니다. 만기보장수익률이 실질적인 이자율이 될 테니까 시중은행의 금리보다 훨씬 높죠.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회사가 망하면 원금보전도 힘드니까 그에 대한 risk premium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전환에 대한 내용이겠죠. 전환가는 청약일 3일전 종가였던 2만 1500원으로 정해졌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이 기사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환일 즉,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때는 전환사채를 발행한 뒤 3개월 이후부터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만약 사채를 2003년 7월 21일 이라고 하면 3개월 뒤인 2003년 10월 21일 뒤에 할 수 있는 거죠. 만약 그때 LG카드의 주가가 2만1500원보다 높으면 주식으로 전환하여 시세차익을 노리는 게 낫겠죠? 아니면 그냥 사채로 갖고 있어도 되구요.

어때요, 정말 괜찮은 투자방법이지 않나요? CB말고도 정말 다양하고 또 매력적인 금융상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위 기사를 보면 BW라고 있죠? 이건 다음에 알려드리께요…  

이원재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