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아줌마 투자배우기] 열심히 벌자.. 그리고 나누자

열심히 벌자.. 그리고 나누자

벌써 2004년이 밝았다. 작년에 세웠던 계획들은 다들 잘 이루셨는지?^^ 작년 1월 칼럼을 읽고 몇 분이나 다이어리를 구입해 새해 목표를 적으셨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목표했던 계획이 많은 부분 이루어진 것 같아 매우 뿌듯하다. 물론 십년째 목표인 영어정복과 다이어트는 초반에 포기했지만... 올해는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할까?

연말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방송을 타는 내용들이 있다. 바로 소외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다. 이번 연말에는 그 조차도 인색했던 것 같다. 우연히 TV에서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가 입양을 하기위해 고아원에 방문하는 장면을 보았다. 한 아기를 품에 안고 기뻐하는 부부들 주위에서 태어난 지 몇 달 안된 젖먹이 아기들이 그 부부를 빤히 쳐다보는 모습이 보였다. 그곳에서 자원 봉사하는 분들의 설명에 의하면 부모의 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기들이 자기도 안아달라며 쳐다보는 것이란다. 좀 더 큰 아이들이 있는 방으로 부부가 자리를 옮겼을때도 마찬가지였다. 서너 살 먹은 아이들이 부부에게 서로 안기려고 떼 쓰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쓰러웠다. 결국 그 부부도 눈물을 흘린 채 고아원을 빠져 나와야 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옛 기억 하나를 떠올렸다. 고등학교 1학년때로 기억한다. 학교에서 고아원을 방문하는 행사가 있어 아무 생각 없이 과자를 사 들고 반 아이들과 간 적이 있었다. 그 곳 역시 갓난 아기부터 7살 정도 되는 아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는데 가자마자 어떤 남자아이가 흙이 잔뜩 묻은 운동화 하나를 우리에게 집어 던지는 것이었다. 황당하고 기분이 나빴지만 꾹 참고 방으로 들어섰다. 난생 처음 고아원이란 곳을 방문한 나로서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 비좁고 어두운 방안과 자신에게 맞지도 않은 옷을 입고 있는 아이들, 자원봉사 선생님의 손은 턱없이 부족하여 아기들을 돌보는데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우리들은 아이들과 놀아주었는데 처음엔 어색해 하며 경계하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자 서로 우리들 무릎에 앉겠다며 다투기 시작했다. 어느덧 우리도 돌아갈 시간이 되었는데 큰 아이들은 그런 헤어짐에 익숙한 듯 알아서 자리를 떠났고 좀 더 어린 아이들은 좀처럼 우리에게서 떠날 줄을 몰랐다. 우리 역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처음에 우리에게 운동화를 던졌던 남자아이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제서야 그 아이의 행동이 상처 받기 싫어서 했던 자기 방어였음을 알았다. 우리는 몇 시간만 놀아주고 곧 돌아가 버릴 사람들이란 걸 이미 알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 학교에서는 그런 행사가 다시는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교육부 지침에 의한 생색내기 행사에 불구했던 것 같다. 나중에 크면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주겠다던 내 어린 다짐도 먹고 살기에 급급한 어른이 되면서 까마득히 기억 속에 묻혀 버렸다.

미국의 억만장자 록펠러는 다섯 아들에게 주당 25센트를 용돈으로 주었다고 한다. 따라서 필요한 돈은 전부 벌어 써야 했는데 용돈과 소득의 10%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10%는 저축을 했다고 한다. 그런 재벌 가문 아이들이 용돈을 벌어 썼다는 것도 의외지만 의무적으로 기부를 하도록 했다는 것도 놀랍다. 비단 록펠러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갑부들은 돈을 나누라고 강조한다. 그들처럼 십일조를 내거나 장학재단을 만드는 으리으리한 ‘기부’는 아니라 하더라도 내 분수에 맞는 나눔을 올해는 실천해보려 한다. 2004년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다. 부자들은 말한다. 돈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쓸 때 더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이것이 우리가 돈 버는 기술을 갈고 닦아야 하고 또 돈을 벌어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