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자지수는 얼마?

조금 지난 감은 있지만 여름 휴가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지난 여름에 몇 년동안 별러왔던 미국 여행을 갔었다. 팜비치에서 호텔리어로 일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였는데 워낙 고급 휴양지이다보니 가기전부터 꽤 설레었었다. 영화 '하트 브레이커스'를 보면 사기꾼 모녀가 나이 많은 백만장자를 꼬드기기 위해 플로리다의 팜비치로 향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미국에서도 이곳이 얼마나 부유층만 사는 곳인지를 말해 주고 있다.

시내를 다니다 보니 페라리나 포르쉐 같은 고급차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고 바닷가를 따라 위치한 고급주택 앞에는 보기에도 황홀한 요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팜비치에는 유명한 영화배우부터 굵직한 기업 총수들의 저택들-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겨울에만 잠깐 들리는 별장-이 무척 많다.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미국의 부동산왕 도날드 트럼프 소유의 집도 팜비치에 위치하고 있다. 차를 타고 그 집 앞을 지나가 보았는데 엄청나게 높은 담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어 그 규모에 놀라고 말았다.

가난한 여행자였기에 그냥 눈요기로 그치긴 했지만 마치 케이블TV에서 가끔 나오는 '백만장자가 사는 법'이라는 방송을 직접 눈으로 본 느낌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라도 꿈은 크게 가져라. 세상에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라고 주장하지만 솔직히 그 곳에서 본 부유층의 삶을 꿈꾸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가치투자자들도 투자를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단지 취미생활로 투자하시는 분들도 혹시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과연 내가 부자가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아기곰(필명)님의 저서 'How to make big money'에 보면 '부자 지수'라는 개념이 나온다. 이를 통해 또래와 비교하여 자신의 위치를 알 수도 있고 나아가 미래에 과연 부자가 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다. 공식을 알려드리겠다.

우선 자기 자신의 자산 상태를 파악하자. 자산에는 부동산, 예금, 주식, 채권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계산된 총 자산에서 부채를 빼면 순자산이 된다.

두 번째는 자신의 연간 수입을 알아야 한다. 월급은 물론 보너스나 각종 수당까지 다 합한다. 맞벌이를 한다면 배우자의 소득도 합산한다.

이제 본격적인 계산. 자신의 만 나이(맞벌이의 경우 두사람의 평균 나이) 를 10으로 나누고, 이를 두 번째에서 구한 연간 수입에다 곱한 뒤 여기서 나온온 숫자로 위의 첫 번째 순자산액을 나눈다. 이는 퍼센트로 표시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부자 지수이다.

공식으로 표현해 보자면 부자지수 = 순자산액 / (나이/10 * 연간수입)

예를 들어 보자. 만약 A가 40세이고 순자산액이 3억원, 연간 수입이 6천만원인 사람이라고 하고, B는 35세에 순자산액이 2억원, 연간 수입이 3천만원이라고 하면 두 사람 중 어느 사람이 부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을까? 언뜻 보면 A라는 사람이 자산도 많고 수입도 많으니 부자가 될 것 같으나, 위의 공식대로 계산하면 A는 125%, B는 190%이다.B라는 사람에게 가능성이 더 높은 셈이다.

표준이 100%라고 할때 만약 나의 부자지수가 200%를 넘는다면 상당히 좋은 투자 및 소비 습관을 지니고 있어 미래에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만약 나의 부자지수가 50% 이하라면 소비습관을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 소득에 비해 지출이 많지 않은지, 잘못된 투자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군복무로 인해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나이가 20대 후반이므로 젊을 때는 부의 축적이 상대적으로 적다. 통계적으로 이 지수는 30대 중반부터 정확하다고 한다.

친구의 호텔에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방에 몇 년씩 장기투숙하는 할아버지가 계시다고 한다. 매일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그림 같은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지만 찾아오는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이 쓸쓸히 연말을 보내곤 하신단다. 부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때문에 다른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다면 그건 성공이 아닐 것이다. 우리 신문 독자들이 모두 행복한 부자가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