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샤인 아저씨가 준 교훈

초보 아줌마의 투자 다시 배우기 - 슈샤인 아저씨가 준 교훈

우리 사무실에는 거의 매일마다 출근하시는 구두 아저씨가 계신다. 근처 구두방에서 일하시는 분인데 주요 업무는 근처 사무실을 돌면서 구두 닦으러 갈 시간이 없는 회사원들의 구두를 픽업하고 닦은 구두를 배달해 주는 일이다. 우리는 그 분을 '슈샤인 아저씨'라 부른다. 그 이유는 회사가 외국기업이다 보니 외국에서 오는 손님들이 항상 사무실에 있는 편인데 외국인들에게도 전혀 망설임 없이 다가가 방실 방실 웃으시며 "Shoe~ Shine~ Shoe~ Shine~"을 흥얼거리며 구두 닦는 시늉을 하신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금방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고 흔쾌히 자신들의 구두를 맡기곤 한다.

슈샤인아자씨는 몇 가지 독특한 마케팅 기법(?)이 있는데 먼저 사무실에 들어서면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구두~ 구두~'를 흥얼거리신다. 대신 손가락을 튕기시는데 멀리서도 그 소리로 슈샤인아저씨가 왔음을 알고 구두를 맡길 사람들은 미리 준비를 한다. 또한 20층짜리 빌딩을 한번만 돌아도 수 십 켤레의 구두를 픽업하게 되는데 그 모든 구두의 주인을 다 암기하고 있어서 구두를 주인에게 돌려줄 때 확인하거나 물어보는 일이 없다. 그리고 항상 웃는 얼굴로 다니시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히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작년 겨울쯤 갑자기 다른 아저씨가 구두를 픽업하신 적이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슈샤인 아저씨가 상당한 몸값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다들 그 분이 다른곳에 스카우트 되신 게 아닌가 추측했었다. 그런데 새로 온 아저씨가 어찌나 어설펐는지 점점 구두를 맡기는 사람이 줄었고 결국 몇 달만에 슈샤인아저씨가 다시 컴백하셨다. 재미있는 사실은 구두 닦는 사람은 여전히 똑같았는데 픽업아저씨가 바뀌자 사람들이 구두를 맡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같은 제품이라고 해도 마케팅에 따라 판매량(?)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요새 '1인기업가'란 말이 유행한다. 유명한 공병호씨나 구본형씨 같은 분들은 저술이나 강연을 통해 1인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다. 회사 다닐 때 보다 훨씬 여유있게 일하면서도 훨씬 더 많은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는 이 역시 요원한 꿈이 아닐 수 없다. '나의 꿈 10억만들기'의 저자 김대중씨는 이렇게 주장한다. '지금 있는 곳에서 성공해라. 직장인이면 직장에서, 주부라면 가정에서, 학생이라면 학교에서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라. 지금 자신이 몸담고 있는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한계를 느낄때마다 슈샤인아저씨를 떠올리게 된다.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지루하고 발전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노력으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하여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나감으로써 몸값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머니코치 보도섀퍼의 저서에 보면 이런 글이 있다. '모든 일은 잘 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의미 없는 일은 없다. 항상 100%를 발휘하라. 항상 억만장자가 당신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라.'

한국의 부자아빠 세이노의 칼럼을 보면 본인의 운전기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자기돈으로 차량서적을 사서 공부하고, 아는 길이라도 지도를 미리 보며 샛길을 확인하고, 사장이 아무리 화를 내도 미소를 짓는 기사였다. 1년여 후에 새로 기사를 구하고 그를 당시 연매출 400억원대 회사의 영업부 과장직에 앉혔다고 한다. 다시 1년 후 회사를 떠난 그 기사분은 조그만 공장의 사장님이 되었다고 한다.

투자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곤 한다. 그것은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기 전에 먼저 나에게 투자하고 나의 몸값을 올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재테크라는 것이다. 주어진 월급만큼만 일하는 소극적인 직장인이 아니라 리더쉽을 지닌 경영자의 자세로 업무를 해 보자. 자영업자라면 장사꾼이 아닌 사업가가 되어보자.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나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성공해야 비로소 다른 투자에도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