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가이드 - 친구가 잘 되면 축하해 줘라?

친구가 잘 되면 축하해 줘라!! 배가 아프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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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는 당신의 좋은 돈선생이 될 수 있다

주식하면서 가장 쾌감을 느낄 때가 언제던가? 대개 종합주가지수는 빠지는 데 내가 산 종목만 오를 때다. 반대로 제일 열 받을 때는 지수는 오르는데 내 주식만 보합이거나 내릴 때다. (필자만 그런가?)

이처럼 사람들은 참 간사한 존재인 것 같다. 남이 잘 되면 배가 아픈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프다'라는 명언(?)이 있을까?. 얼마 전 우리를 충격에 몰아 넣은 믿기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친구들과 함께 해양경찰 시험에 응시했다가 필기시험에서 떨어진 김모군이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체력시험을 앞둔 친구들에게 신경안정제 등 약물을 넣은 드링크를 나눠준 엽기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그 드링크를 먹은 친구들은 모두 마비증세와 함께 실신했다고 하니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던가?

솔직히 이야기 해서 친구가 잘 되어서 나쁜 게 뭐가 있는가? 물론 속으로는 박탈감도 느끼고 조급증도 생길 수는 있으나 실제로는 손해날 일이 별로 없다. 필자가 예전에 다녔던 모 증권사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다. 잘 아시다시피 증권사는 주가가 올라야 좋다. 그래야 인센티브도 더 나오고 관리하는 손님들한테도 체면이 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1년 가까이 주가가 빠져서 객장의 주식브로커들은 죽을 맛이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지점을 떠나 본사로 들어 오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었다. 입사 초기 필자의 동기생은 얼추 50여명쯤 되었는데 그 중 상당수가 지점으로 발령 났지만 현재는 대부분이 본사에 있다. 그 이유는 회사의 일꾼인 고참대리인 동기들이 지점에서 고생하는 친구들을 당겨 온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 대학생이거나 직장초년생들은 잘 못 느낄 수 있겠지만 점점 더 나이가 들면서 친구의 효용이 커짐을 실감할 것이다. 동종업계는 물론 이종업계에 있는 친구한테 도움을 받을 일도 많고 도움을 줄 일도 많다. 그러면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것이다.

재테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흔히 말하는 돈선생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의외로 돈선생은 여러분 가까이 있다. 가깝게는 여러분의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가능성도 높다. 이들은 남다른 재테크 감각을 타고 났을 수도 있고, 후천적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여 얻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그들은 남보다 돈의 흐름을 잘 꿰뚫고 있어서 남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임으로써 돈을 많이 번다.

또 그들은 흔히 주위의 사람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알려 주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능력 있고 고마운 돈선생을 알아 보지를 못한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결단을 못 내리고 있다가 좋은 기회를 잃어 버리곤 한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뒤늦은 후회를 하곤 한다.

필자가 아는 한 돈선생이 자신의 경험담을 전해 주었는데 참 딱하기 그지 없었다. 그 분은 강남의 요지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데 이 아파트를 거의 10년 가까이 들고 있다. 그 분은 강남 아파트의 미래가치를 일찌감치 알아 보고 저점 매수를 하였다. 그리고 친한 친구들한테 '이 아파트가 이런 저런 이유로 투자 유망하니 꼭 사라'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몇 년후 그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하는 말이 한심스럽다. '아 그때 그 아파트를 샀어야 했는데, 왜 너는 좀 더 강하게 추천해 주지 않았냐'고 하더란다.

그러면서 또 다른 투자처가 없냐고 묻기에 이번에는 강원랜드 주식을 사보라고 했다. 또 그렇게 얼마가 지난 후 그 친구를 만나 물어 보았다. '야 그 때 그 주식 샀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또 가관이다.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하는지를 몰라서 안 샀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고급 정보를 주었으면 나머지 절차에 대해서는 자기가 알아 보아야지 완전히 밥을 떠 먹여 주기를 바라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처럼 좋은 친구를 둔다는 것은 심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좋은 일이다. 결론적으로 친구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물에 그 밥'이라는 말이 있듯이 가능하면 다양한 직업의 친구들도 자주 만나는 것이 얻을 게 많다. 아마 만날 때마다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이다. 친구와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인맥 관리이고 결국에는 여러분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위의 사례와 같이 바보 짓은 하지 말자.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재테크 관련 책을 사서 보거나 재테크 잡지 하나 정도는 정기 구독함으로써 재테크 감각을 쌓아 놓기를 바란다. 덧붙여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보다는 사교적이고 화끈한 성격이 살아가는 동안 여러분께 큰 힘이 될 것 같다.

심영철 / ever@wealth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