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의 금융상품 이야기 (1)

요즘 '부자' 또는 '백만장자'란 말이 제목에 들어가 있는 책이 말 그대로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한 권쯤은 다 읽어보셨을 겁니다.

제 주변의 30대들도 대부분 부자가 되기 위해 마인드를 바꾸고, 투자습관을 길들이고, 재테크 왕도라는 부동산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저는 몇 권을 골라 읽어본 뒤 '부자의 길은 너무나 힘들다'는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렸지만, 부자 되고 싶은 심정은 여전하답니다.

한국의 백만장자, 부자 신드롬은 미국에서 건너 온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10여년전부터 백만장자 탐구에 들어가 각종 시리즈물을 만들기 시작했더군요. 이중에서 월급쟁이 개인들도 백만장자로 이끌어준다는 '암췌어 밀리오네어'(www.armchairmillionaire.com) 사이트가 인기입니다. 여기서는 다양한 가이드로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서 백만장자가 되려면 몇 년이 걸리는지 까지 계산해 줍니다.

암췌어 밀리오네어가 제시하는 백만장자를 위한 다섯 단계는 1. 세금을 줄여라(Lower your taxes) 2.자신에게 먼저 투자하라(Pay yourself first) 3.자동적으로 투자하라(Invest automatically) 4.현명한 포트폴리오를 짜라(Build a smart portfolio) 5.오늘 시작하라(Start today) 입니다.

별 내용이 없어 보이지만, 특별한 기술이나 모험을 하지 않고서도 실천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다만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암췌어 밀리오네어는 첫번째 단계로 세금공제상품에 최대한 투자하라고 제안합니다. 저축액을 제외하고 월급의 30%가까이를 확정각출형 기업연금인 401K과 개인은퇴계좌인 연금(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에 들라고 합니다.

두 번째 자신에게 먼저 투자하라는 것은 자신의 별도계좌에 월급의 10%를 넣는 것입니다. 비상시에도 당황하지 않도록 하기위한 '우산' 개념입니다.

세 번째는 한국에서도 지난해부터 선보인 매월 적립식 투자펀드 같은 형태입니다. 주기적으로, 자동적으로 일정기간 투자함으로써 주식매수의 평균 단가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수익률을 높이자는 얘기입니다.

네 번째는 자동적으로 투자를 하는 프로그램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했습니다. 크게 미국 대형주로 구성된 S&P500지수, 중소형주인 러셀2000지수, 유럽등 외국의 종목을 포함한 모간스탠리 EAFE지수를 따라가는 펀드에 투자하라고 제안했네요.

마지막으로는 복리의 힘을 깨달으려면 하루빨리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는 원리를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5단계 방법으로 투자할 경우 미국에서 월 급여 3000달러(세후 기준), 저축액이 2만달러인 30세의 한 남성이 100만달러를 갖게 되는 시기는 19년 뒤인 49세가 된다고 하네요.

한국에서도 비과세 주식펀드 상품이 최근 잇따라 발매되고 있습니다.

비과세 장기주식펀드 약관에 따라 1인당 8000만원 이내에서 주식 등 투자평균비율이 펀드 자산의 60%이상인 상품에 1년 이상 가입하면 2005년 12월말까지 소득세(이자,배당부분)가 완전 비과세됩니다. 일부에서는 8000만원 투자해도 실제 비과세되는 금액은 43만원에 지나지 않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지만, 투자기간과 투자상품의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살핀다면 43만원을 덤으로 얻을 수도 있다는 판단입니다.

많은 비과세상품 가운데 세이에셋의 '세이고배당밸런스드 60 주식혼합형펀드'를 소개합니다. 이 펀드는 고배당주, 우량우선주, 신형우선주 등에 펀드자산의 60%를 투자하고, 나머지 40%는 국공채 및 현금성 자산에 투자합니다. 적은 리스크, 중간정도의 수익을 취하려는 투자가에게 맞으며 충분한 배당효과와 비과세혜택을 위해서는 1년 이상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세이에셋은 우리 증시에서도 금리를 넘어서는 고배당주가 다수 등장해 배당투자매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식형펀드를 1년 이상 보유하면 비과세혜택이 있지만, 100%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주식시장 변동에 따라 리스크가 큽니다. 시장이 침체될 경우에는 펀드평가액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 때문에 비과세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따라서 법적 제한선인 60%만 주식에 투자하되 주로 고배당주를 대상으로 삼고, 40%는 국공채에만 투자하는 것은 가장 현명한 포트폴리오로 여겨집니다.

세이에셋의 고배당펀드는 그동안 배당주 간접투자에 대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하락장에서도 안정적 수익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해에는 현대차2우, 한미은행우, 신세계우, 대림산업우 등 우량 우선주를 집중 투자했습니다.

서정아 머니투데이 팀장 / seoa@moneytoday.co.kr

<용어풀이>

** 401k

미국에서 기업이 종업원들을 위해 미리 퇴직준비금을 적립하지 않고, 종업원과 함께 일정 금액을 낸 후 투자는 종업원에게 맡기는 기업연금. 대부분의 종업원들이 가입하고 있다. 세제혜택을 주고 있는 퇴직소득보장법 401조 K항에서 따온 이름이다. 401K는 확정각출형으로, 일정금액을 매달 투자하는 형태다. 지난99년 말 현재 '401K' 기업연금은 총자산의 72%를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 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

1년에 2000달러까지 투자할 수 있는 세금공제상품으로 은퇴 후를 위한 계좌. 59세 반 이후 를 환매시점으로 잡고 있으며 이 시점까지 소득세가 공제된다. IRA는 은행, 뮤추얼펀드, 증권사에서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직장연금에 가입해있지 않거나, 가입했더라도 일정한 소득가이드라인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이면 IRA 가입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비공제 되는 조건으로는 누구든 IRA에 가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