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가이드 - 너희가 푼돈을 아느냐?

재테크 가이드 - 너희가 푼돈을 아느냐?

푼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큰 돈 또한 아끼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많은 사람들은 몇 백원, 몇 천원을 우습게 여기거나 전혀 부담 없이 쓰곤 한다. 그리고 재래시장에서 콩나물 살 때 한두 푼 때문에 실랑이하는 것을 짜증스러워 하기도 한다. 그런데 알부자로 소문난 사람치고 이런 푼돈을 무시하는 사람이 드물다. 최근에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번 소위 신흥부자의 경우는 좀 다르기는 하나 대부분의 부자들은 매우 검소하고 절약이 몸에 배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전 고등학교 시절에 필자는 문과 1반, 이과 1반인 시골의 초미니 학교를 다녔는데 교육여건이 좋은 도시의 학생들과 경쟁하기 위하여 생각해 낸 것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수업 중간의 쉬는 시간과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까지도 아끼면서 공부했다. 보통 쉬는 시간은 10분 정도인데 이 시간을 전부 다 활용하면 하루에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선생님이 수업을 시작하기 전 3~4분 정도의 워밍업 타임을 갖는 데 이 시간까지 고려하면 거의 2시간 정도를 활용할 수 있었다. 이 시간에 수학과 영어를 공부하곤 했는데 의외로 많은 분량을 공부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듯이 푼돈 또한 아끼고 잘 모으면 목돈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 주부가 있었다. 그녀는 평소 잇몸과 치아가 별로 좋지 않았다. 사실 성인의 상당수가 구강질환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필자만 해도 수험생 시절에 얻은 잇몸질환으로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 그런데 치과의 치료비가 상당히 비싸서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닌 게 현실 아닌가?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녀는 좀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여서 이 이야기를 남편에게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 남편 몰래 비자금을 만들어서 치과 치료비를 마련하자고 맘을 정했다. 매월 생활비 가운데 10만원씩 떼 내어서 열심히 모으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약 10여년을 모으니까 약 1,700만원 정도를 모았다. (아마 치과치료는 포기한 듯 싶다)

그 돈을 평소에 눈 여겨 보았던 낡은 아파트의 18평형을 샀다. 8,200만원의 아파트를 6,800만원의 전세를 끼고 샀는데 기타 비용 300만원 정도 들었다. 이 아파트가 재건축 재료에 힘입어 폭등하기 시작하여 산 지 1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라 약 1억 5천만원의 시세가 형성되었다. 즉, 남편은 감쪽같이 모르는 1억 5천만원의 비자금이 생긴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 주부의 부동산투자 대성공은 적기에 재건축 아파트를 산 것이었지만 결정적인 성공포인트는 푼돈을 꾸준히 모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푼돈의 위력은 대단하다. 많은 직장인들은 택시 타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심지어는 가끔 나오는 특별 보너스와 연초에 지급되는 세금 환급금 등도 공돈으로 여기고 쉽게 낭비하기도 한다. 특히 주식 하는 사람은 반성하고 새겨 들어야 한다. 필자도 과거 4년간 증권사에서 브로커 생활을 했다. 매일 큰 돈이 왔다 갔다 하니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래서 매달 들어오는 월급은 솔직히 하찮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물며 은행이자 1~2% 따지는 것은 바보같이 생각되었다. 잘 알다시피 하루에 하한가에 사서 상한가에 팔면 대충 3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지나고 나니 참 후회가 막심하다. 그 때 푼돈을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쯤은 준재벌 소리를 들을 뻔 했는데…

아무튼 이렇게 돈 관리를 허술하게 하면 부자 되기 어렵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나 모두 큰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즉, 한정된 수입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부자 되는 관건인 셈이다. 푼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큰 돈 또한 아끼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푼돈을 한번 모아 보라. 올바른 돈 관리법은 여러분을 큰 부자는 몰라도 작은 부자는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심영철 / ever@wealth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