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를 위한 만화 - 캠퍼스 러브스토리

캠퍼스 러브스토리 (원제: 동경대 이야기) - 당신은 어떤 인간형인가?

일본 만화가 지금처럼 정식으로 라이센스를 체결하고 수입되는 것이 보편화 되지 않았던 시절, 소리소문 없이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만화가 하나 있다. 해적판으로 국내에 소개된 ‘캠퍼스 러브스토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원작이 워낙 선정적이라서 군데군데 가위질이 되어 있어 내용이 왜곡되어 있고, 일본에서는 아직 연재중임에도 불구하고 국내판에는 엉뚱한 부분에서 끝나 있어서 한국 독자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적판이나마 구해서 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만화이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 만화에서 작가는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스토리 속 두 주인공인 수희 같은 인간형과, 강성민 같은 인간형이 그것이다. 동경대 신드롬은 강성민 같은 인간들의 썩어빠진 허영심일 뿐이며, 그것이 얼마나 사회를 병들게 하고 우습게 만드는지,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마비시키는지 보여준다. 강성민은 좋은 머리는 자기합리화에 밖에 쓸 줄 모르고, 현실 앞에는 늘 무기력하며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밖에 생각하지 않는, 진실과는 거리가 먼 인물인  반면, 수희는 작가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이다. 동경대생이지만 스스로 그 특권을 포기하며, 어떤 권위나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 떄문이다. 수희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부분은 창의적인 사람이 왕따를 당할 수 밖에 없는 일본 학교와 사회의 모순을 보여 주려는 작가의 메시지가 잘 드러난다.

필자도 서울대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말이다. 예전에 이 만화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강력하게 부인했었다. 나는 강성민과는 다른 유형의 인간이라고...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강력한 부인 자체가 스스로 그런 사실을 부인하지 못했지 때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투자를 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철학과 투자 패턴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만의 철학은 투자자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그러한 철학 위에 끊임없이 자신을 뒤돌아 보는 자세가 뒷받침 될 때 더욱 빛을 발하고 성공하는 투자자에 한걸음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여러 활동들을 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여러 모습의 투자자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오프라인에서는 고수를 자청하며 개인투자가가 살아갈 길은 기술적분석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를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 투자자들 역시 가치투자가 올바른 길임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현실에 굴복하고 스스로를 합리화 시켜가는 투자는 반드시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을 맞게 되며 진실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캠퍼스 러브스토리’의 작가 에가와 테쯔루는 이 작품과 동시에 ‘골든보이’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골든보이’에서는 강성민과 같은 인간이 수희와 같은 인간형으로 변화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대학투자저널을 보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골든보이의 강성민과 같이 자신을 뒤돌아 보고 올바른 투자자의 모습을 찾게 되길 기대해 본다.

손우혁 sonpd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