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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발효 (18120)

03.07/20
박인수

진로발효 (18120)


1. 주정이란 무엇인가?

진로발효는 주정회사다. 전매출의 98%가 발효주정 및 정제주정, 나머지 2%가 '크린콜'이라는 공업/식품위생용 알콜이다. 주세법에 따르면 주정이란 전분, 당분이 함유된 물료를 발효시켜 알콜분 85도이상으로 증류한것으로서, 이 주정을 희석시켜 생산하는 소주의 가장 중요한 원료이기도 하다.

발효주정의 제조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쌀보리, 현미, 타피오카 등의 원료를 갈아서(분쇄), 섞어서 (혼합), 찌는 것(증자)이 그 첫번째 단계라 할 수 있다. 위 곡물들이 일단계를 거쳐 전분화 된 후, 효모를 이용한 발효작업을 위해서는 전분을 당분으로 바꾸어야 하는데 이 작업을 곧 당화 작업이라 한다. 증자, 당화, 및 발효 절차 사이에는 두 번의 냉각 절차, 쉽게 말해 뜨거운 술죽 식히기 절차가 있고, 또한 증자 전 원료의 10% 정도를 따로 처리하여 주모라고 하는 효모가 배양될 곳을 따로 생산하여 발효할 때 다시 혼합시킨다. 이러한 공정을 거친 걸쭉한 액체는 증류를 통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순도를 높인 후, 검증과 저장을 거쳐 출고된다.

이에 반해 정제주정은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한 조주정(crude alcohol)을 다시 증류시켜 순도를 높인 것으로서, 쉽게 말해 두바이에서 수입한 원유를 정유회사에서 가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현재 진로발효의 매출의 70%는 발효주정으로써 가공주정에 비하여 압도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국가의 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비록 조주정의 수입을 통한 정제 주정 또는 수입 타피오카를 사용한 발효주정이 원가를 낮추는데 훨씬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 농산물의 사용을 위한 강력한 규제 때문에 주정사업의 압도적인 부분을 발효주정이 차지하고 있고, 그 원료의 대부분 또한 농협 및 농림부에서 수매한 국산 쌀보리와 현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르락 내리락하는 환율에 그만큼 덜 민감한 것은 하나의 플러스 요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안정된 원료 공급은 주정산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도 및 규제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3-40년 전만해도 전국에 난립되어 있던 주정업체들 때문에 불량주정의 유통, 과잉 경쟁, 탈세 및 도산 등 골치아픈 문제들이 많아지자 정부는 영세업체의 통폐합과 신규면허억제 등의 정책으로 현재 전국 각 지역에 골고루 분포된 12개 업체 만을 남겨놓았다. 각 업체의 점유율은 대다수가 5~9% 정도로 평준화 되어 있는 가운데, 오직 진로발효만이 16%로서 월등한 위치에 서 있다. 또한 초기설비 건설에 큰 비용이 드는 장치산업의 특성 상 새로운 업체의 진입은 어렵다.

매출도 매우 안정적으로 보인다. 비록 2000년에 소주값을 올려 20% 이상 매출이 떨어졌었으나, 지난 2년간 10%를 상회하는 매출액의 증가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특히 2002년의 경우에는 월드컵 등의 특수와 가계소비증가로 인해 저가주인 소주의 매출이 현저히 줄었으나, 주정업은 설비투자 마감을 통한 원가절감과 주정가격 상승에 힘입어 매출과 순이익을 증가시키었고, 올해도 5% 이상 증가한 1분기 실적을 토대로 볼 때 소주시장의 활성화가 점쳐짐에 따라 꾸준한 매출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거래상대가 대한주정판매라는 독점기업에 국한됨에 따라 대손충당금 또한 1%라는 미미한 수준으로 매출채권에 대한 걱정조차 없다시피 하다.

2. 왜 하고많은 주정업체 중에 진로발효인가?

설비투자가 과도한 제조업, 특히 소비재가 아닌 중간재 제조에서는 낮은 ROA와 마진 등으로 요약되는 열등한 수익성이 큰 취약점이라 말할 수 있다. 이는 주정업에서도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나, 진로발효는 타 업체에 비해 우월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

위 그래프에서 12개 주정업체 중 상장되어있는 네 기업을 비교해 본 결과 진로발효의 수익성은 타격 3관왕에 맞먹을 정도로 우월하다는 것이 한눈에 보인다. 작년 건물철거로 인한 잔존가치 11억원의 특별손실(당기순이익의 13%)까지 감안하면 위 수치로 나타난 높은 수익성이 가지는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재무구조에 있어 타기업의 절반에서 1/5 정도의 부채비율을 가진 무차입기업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안정성의 측면에서 진로발효의 탁월함은 훨씬 더 두드러지게 증명될 수 있다. 사실상 무차입기업인 진로발효는 매입채무, 미지급급, 법인세 등의 단기채무, 그리고 약간의 단기차입금과 퇴직보험 예치금 외에는 부채가 전무하다시피 하다. 따라서 8.68%라는 경이로운 부채비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보유한 당좌자산이 총 유동부채의 여섯 배에 가까울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여준다. 차입금을 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15%정도의 ROE를 유지해 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진로발효는 확실한 수익원인 주정사업 외에 손댄 곳이 거의 없고, 복잡한 관계회사, 자회사에 얽힌 이해관계 또한 전무하다 할 수 있다. 한때 모 기업이었던 진로그룹과는 혈연은 있을 지 몰라도 적어도 사업적 연계는 찾 을 수 없을 정도로 확실히 정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진로발효의 타 회사 출자현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위에서 말한 주정유통업체인 대한주정판매의 총 주식 중 16%를 차지하는 대주주로서의 역할이다. 이는 배당을 통한 약간의 부수익을 뜻하기도 있지만 보다 중요하게 적어도 당사의 제품의 독점판매자와의 거래에 있어 절대 불리한 위치에 서지 않을 수 있다는 강력한 이점을 의미한다. 즉 기업의 안정성을 촉진시켜 주는 또 하나의 장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기타 출자관계는 서안주정에 15%, 그리고 KTF 주식의 0.01%를 포함한다. 이 외에 눈에 띄는 투자현황은 강남구 신사동의 토지에 신축하고 있는 임대용 건물인데, 이는 바로 11억원의 특별손실을 내며 철거했던 바로 그 건물이 있던 땅에 다시 지어지고 있다. 강남의 부동산 임대업으로 아마 마이너스 수익을 얻을 리는 없겠지만, 허나 이는 일종의 재태크 수단으로서 본업에 비한 그 비중은 지극히 적다고 할 수 있다. 이승엽이 강남에 갈비집 내는 정도의 수준이랄까?

3. 진로발효의 미래

위 그래프는 2003년부터의 매출성장률을 보다 보수적인 예측을 위해 지난 2년간 보다 위축된 5%로 잡았고, 이익률을 지난 3년의 평균으로 계산하여 그린 진로발효의 매출, 이익 그래프다.

결국 주정산업은 소주소비량이 얼마나 활성화를 띄는 가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 할 수 있다. 이미 성숙한 소주산업은 시장이 확대된다 해도 괄목할 만한 정도는 아닐 것이며, 만약 지난 2000년과 같은 예기치 못했던 악재 (세율 인상 + 원재료 가격 인상)라도 닥치게 된다면 이러한 막대한 영향력에서 진로발효도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허나 3년 전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이런 악재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 경험으로 볼 때 소주값 이삼백원 올랐다고 “에이 다신 소주 안마셔!” 라고 말하는 사람이 1년, 아니 몇 달 이상 그 맹세 지키기란 사실상 비현실 적이지 않겠는가. 게다가 업계 1위로서의 규모의 경제와 거래처의 대주주라는 특수한 신분을 보유한 업체로서의 탄력이 다른 업체들에 비해 소주 경기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진로발효의 2000년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21%나 감소 하였었으나, 무학이나 풍국 등의 경쟁업체들이 30% 이상 타격을 입었던데 비하면 오히려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라면 소주가 있는 한 영원할 수밖에 없는 진로발효는 좋은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인수 서울대 경영학과 99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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