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부산 건설경기는 작년에 바닥쳤어요"

"부산 건설경기는 작년에 바닥쳤어요"

부산ㆍ경남지역 최대규모

작년 매출 20%↑ㆍ순익60%↑

“건설 경기 ‘안 좋다, 안 좋다’ 하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건설 경기는 작년 보다 오히려 좋게 느껴집니다. 레미콘이 부족해서 다른 레미콘 회사에 넘겨 줄 정도니까요.” 부산산업 윤중현 부장님이 너털 웃음을 지으며 한 말이다. 2003년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20%, 순이익 60% 증가를 보이며 5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부산산업을 찾아가 보았다.

2004년 3월 8일 우리는 7시간 넘게 폭설의 잔해가 남아있는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부산광역시 사상구 감전동에 위치한 부산산업 본사에 도착하였다. 십 여대의 레미콘차들이 레미콘을 가득 싣고 바쁘게 드나들고 있는 모습이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우리를 맞아주신 윤중현 부장님의 안내로 레미콘의 제조 과정, 회사의 실정 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부산산업은 1976년에 창립한 이래 부산, 경남 지역 최대 규모의 레미콘(Ready Mixed Concrete) 제조/판매 회사다. 레미콘 산업은 제품의 한시성(제품 출하로부터 응고시한인 최대 90분 이내에 수요지가 인접해 있어야 함)으로 인해 레미콘공장과 수요지가 인접해야 하는 지역형 산업이며, 건설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많은 산업이다. 부산에 본점과 공장을 두고 925,650㎥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가운데 부산, 경남권에서 LG건설, 대림산업 등을 비롯한 중소형 건설사를 판매처로 확보하고 있어 영업의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윤 부장님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의 건설경기 부진과 레미콘 운송 사업자 파업으로 인한 공장폐쇄 등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부진하였으나 창립자인 김창수 전 대표이사가 회사의 재건을 위해 토지를 무상증여를 함으로써 빠른 정상화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2001년 후반 들어 민간주택경기 호조, 영업정상화 등으로 2000년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지역은 IMF 이후 경기회복 과정 중에도 타 지역에 비해 경기회복의 정도가 매우 더디었고 지난해 태풍 매미 등 외부적 요건에 의해 극심한 침체를 맞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전국적인 부동산 열풍과 태풍 수혜 복구 등으로 부산지역 건설경기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지난 해 통계청이 발표한 부산지역 건축 허가 면적과 건설 발주액은 6월 이후 급격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미콘 사업이 전방 수요산업인 건설 경기와 밀접한 상관성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산지역 건설경기의 회복은 부산산업 성장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산업의 앞날이 희망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레미콘 산업의 사업구조상 낮은 유형자산 투자 부담과 단순한 공정으로 산업내 신규진입이 용이하여 단가 할인 경쟁이 치열하게 나타 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회사의 매출 다변화 수준이 낮아 건설 경기 등락에 따른 매출 규모 및 수익성의 변동성이 매우 크게 나타난다는 약점이 있다. 규모가 매우 작고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유통주식가 매우 적어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우려감이 10%대 이상의 순이익률과 19%대의 ROE, 11%의 배당수익률에도 불구하고 PER 1.95, PBR 0.34배의 낮은 벨류에이션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04년 지난 해에 이은 높은 성장률을 달성함으로써 시장에서의 냉소적인 반응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