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목재 수요 증가..40년 저력 선창산업

목재 수요 증가..40년 저력 선창산업 "관심"

근래 들어 우리 주변에서 나무로 만든 상품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삭막한 느낌의 콘크리트나 철강제품 대신에 자연의 느낌과 향기를 주는 목재제품은 우리의 생활 속으로 점점 깊숙이 다가오고 있다. 전원주택과 펜션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목조주택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냉장고, TV, 세탁기 등의 백색가전 제품들도 겉에 무늬목을 입히며 제품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목재제품의 수요증가로 미소를 짓고 있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선창산업이다.

인천의 관광 명소로 유명한 월미도에 선창산업의 합판과 MDF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인천 항과 인접해 있어 원목의 수입과 목재제품 수출에 지리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회사 입구에 들어서자 6만평이 넘는 넓은 야적장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등에서 수입된 원목들이 산처럼 쌓여져 있었고 대형 크레인들이 쉴 새 없이 원목을 나르고 있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회사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먼저 합판 생산 공장에 들어가 보았다. 합판은 목재의 완전 이용이 가능하고, 손쉽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목재의 결점인 흠이나 갈라짐이 없는 특징이 있다. 증자_절삭_건조_재단_접착_절단 순으로 이루어지는 공정은 자동화 설비에 의해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수작업을 요하는 공정이 여러 군데 있어 공장 내에 직원 수가 제법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합판 공장을 나와 새롭게 증설된 MDF(2) 공장에 들어섰다. MDF란 Medium Density Fiberboard의 약자로 원목을 갈아 가루로 만든 것에 아교를 섞어 뭉쳐 편평하게 압축시켜 합판의 대체제로 이용된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사용자에 편의에 따라 여러 형태로 이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장 내부는 최신식 시설로 완전 자동화가 되어있어 시스템을 관리하는 직원 외에는 직원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공장 내부에는 미세한 나무가루들과 접착 과정 중에 발생하는 화학물질이 날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생산된 합판과 MDF는 ‘SUN WOOD’, ‘SUN BOARD’ 라는 상표로 전국 각 대리점들을 통해 유통된다. 대부분은 건축재, 실내 인테리어재, 마루판재, 벽판넬재 등 건축 내장재로 사용되며 일부는 가구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1998년 IMF 이후 대부분의 업종이 그러했듯이 목재산업도 IMF 한파를 비껴나가지는 못하였다. 환율의 급등으로 원가가 급등하였고 소비의 위축은 목재수요를 급감시켰다. 그 결과 수백 업체에 달했던 군소 수입 목재상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고 목재 수입업을 영위하였던 대형 종합상사들도 목재시장에서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매출 규모가 500억원 이상인 대형 합판 제조 7개 업체들의 경우 세풍과 현대, 동일목재는 시장에서 퇴출되었고 대성목재는 동화목재에 흡수되면서 합판 사업부문에서 손을 때었다. 이로써, 선창산업, 이건산업, 성창기업이 전체 합판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적 시장이 형성되었다.

선창산업도 비영업 관련 토지 매각, 임금 동결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차입금 비중을 줄이면서 재무구조를 안정화 시켰고 기존의 ‘썬퍼니처로 유명했던 가구사업 부문을 분사시키면서 목재 사업에만 전념하는 사업구조로 개편하였다. 또한, MDF공장을 증설하면서 원가율을 낮춰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조정의 결실로 올해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2.5% 증가했고 순이익은 무려 747% 증가한 74억원을 달성하였다. 배당도 지난해 액면가 대비 8%에서 올해 12%로 늘리면서 주주에게도 과실을 나누어주었다.

선창산업은 40년 이상을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목재만을 생산하였다. 지난 40년 동안 목재사업을 영위했던 수많은 기업들이 좌초되었지만 꿋꿋이 살아 남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높이 살만한 일이다. 더욱이 목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구조조정으로 과점적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투자 아이디어를 주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재평가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