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의 오마하탐방기 - 1. 워렌버펫에 대한 생각

첫번째 이야기. 워렌 버펫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필자가 워렌 버펫을 알게 된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1993년도로 당시 난 주식투자에 관심이 많은 고교1년 생이었다. 지금이야 인터넷에 여러 가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정보의 원천이 바로 책이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은 거품경제의 전성기였고 당시 우리 나라도 올림픽 이전 주가는 이미 바닥을 치고 수직 상승하여 대세 상승기의 마지막 시기였다.

얼마 전 인터넷이 중심이 된 주가 폭등기에 주식투자 붐이 일었듯 그 때도 투자붐이 일면서 당연한 수순으로 투자관련 서적이 많이 출판되었다. 그 때 내가 처음 본 책이 조승제 씨가 쓴 3권 짜리 책으로 여기에는 마티 슈발츠 니 데이빗 라이언, 오닐, 피셔, 그레이엄 그리고 워렌 버펫에 대한 이야기도 투자의 명인이란 타이틀로 나와 있었다. 그러다 포브스 선정 세계 부자를 봤는데 순위에 워렌 버펫이란 이름이 있는 것이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단지 주식 투자를 잘 하는 사람정도로 생각했는데 세계적인 부자일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아는 사람이 맞는지 다시 책을 확인했을 정도였다. 80년대까지 월 마트의 창업자 샘 윌튼이 부자이면서도 검소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인기를 누렸다면 90년대부터의 이웃집아저씨 같은 부자는 당연 워렌 버펫이다. 그 때는 워렌 버펫에 대한 책도 국내에 나온 게 없었다. ( 미국에서도 버펫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건 80년대 중반이후다. ) 어쨌던 대학에 들어가며 버펫에 관계된 모든 책을 사기 시작했고 그는 내 인생의 강력한 벤치 마크가 되었다.

내가 투자를 하며 아쉬웠던 것은 국내에서의 벤치 마크 대상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실제 주식 투자를 통해 억만장자는 아니더라도 국내 랭킹에 들만큼 부자가 된 성공 사례를 구할 수 없었다. 물론 감각적인 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은 간혹 있지만 감각을 배울 순 없는 것이다. 감각엔 특별한 기준이 없다. 그때그때의 동물적 감각으로 흐름을 짚어내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엔 감각투자로 부자가 많이 된다. 하지만 그런 자기만의 감각을 책으로 표현하기는 너무나 어렵다. 내가 원한 것은 그런 감각이 아닌 보편적 투자원리와 방법이었다.

개인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업차원의 투자를 하려면 그런 중심 원칙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감각이 뛰어나도 영원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자신의 사후에 그 정도 감각을 가진 후계자를 구할 수 있겠는가... 한 때 유명했던 광화문 큰곰이란 분을 생각해보라. 그는 80년대 까지 투자로 큰 돈을 벌었으나 90년대 중반이후 시대흐름을 자신의 감각이 쫓지 못해 큰 손실을 기록하고 세상을 뜨고 만다.

지금 시중에 나온 가치 투자 책을 보라. 전부가 외국책이다. 국내에 아이투자 운영진이 쓴 책이 있지만 이들도 이제 시작 단계라 실제 부자 사례에는 속하지 않는다. 미래에는 속할 거라 믿는다. 사실 중요한 것은 실제 수익률이다. 실제 투자로 부자가 되어야만 설득력이 있는 것이며 그런 사람들이 쓰거나 다룬 책이 진짜 제대로다. 물론 자기만의 독창적인 내용을 담고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말로만 하는 것을 누가 못하겠는가…지금 필자에게 그저 그런 주식책이나 투자관련 책을 쓰라면 당장 5권 정도는 쓸 수 있다. 기존에 나온 책을 짜집기만 잘 해도 완성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국 가치투자의 초창기 세대다. 여기서 우리는 필자를 비롯한 아이투자 회원 분들과 그 밖의 가치 투자가들을 말한다. 우리가 잘 한다면 다음세대에는 우리의 투자사례나 성공사례를 책으로도 읽고, 그것이 연구대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를 벤치 마크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워렌 버펫을 존경하는 사람으로써 나는 행운아인 것 같다. 내가 더 빨리 태어났다면 투자인생의 초창기에 나는 버펫을 몰랐을 것이고 늦게 태어났다면 아마도 워렌 버펫을 책에서나 만났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를 잘 탄 덕분에 직접 오마하로 날아가 워렌 버펫 그의 실제 활동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금부터 오마하로 날아가서 참석한 벅셔의 주총이야기, 오마하란 곳의 분위기 등을 전하고자 한다.

쓰다 보니 얘기가 길어지는데 어쨌든 내가 버펫을 처음 접했을 때의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졸작에 가까운 후기에 관심을 가지고 기사화해준 아이투자 여러분께 감사 드리며 여기에 쓴 모든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관점에서 쓴 글임을 밝히는 바이다.

Ps.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스토리 전개나 표현에 미숙함이 있겠지만 이해하길 바라며 그냥 편하게 읽으시고 리플도 좀 달아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투자가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