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치주] 'HOT NOW'로 도너츠 시장 점령

'HOT NOW'로 도너츠 시장 점령 - 즉석 도너츠 프랜차이즈 KRISPY KREME DOUGHNUT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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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치주는 외국에 상장된 기업 중 독특한 사업을 하거나 앞으로 전망이 밝은 기업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서울에 있는 던킨 도너츠 역삼 1호점에 가면 갓 구워낸 도너츠를 먹을 수 있다. 물론 정해진 시간대에 맞추어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따끈따끈한 도너츠와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먹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한 도너츠 프랜차이즈가 모든 지점에서 갓 구워낸 도너츠를 제공하고 있어 그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이 도너츠 프랜차이즈의 이름이 바로 '크리스피 크림'. 크리스피 크림은 70년 전 미 동남부 노스캐롤라이나에 제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현재 300여 개 지점에서 매일 따끈따끈한 도너츠를 구워내고 있다.

프랑스 산 도너츠 반죽

크리스피 크림의 창시자인 베몬 루돌프는 미국 뉴 올린스에 체류 중이던 한 프랑스 요리사에게서 도너츠 반죽비법을 배워 자신의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슈퍼마켓용 도너츠를 처음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데 이 도너츠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루돌프는 곧 제조용도로만 쓰였던 공장건물의 벽을 헐어 크리스피 크림 1호점을 개점했다.

이 후 크리스피 크림은 미 동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해가기 시작했고, 어디서나 똑같은 맛의 도너츠를 구워내기 위해 반죽공장을 건설했다. 잇달아 도너츠 제조기계를 고안해 냈는데 이 기계는 도너츠 제조의 효율성을 크게 높인 것과 동시에 동일한 크리스피 도너츠를 각 지점에 균일하게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주었다. 1973년 루돌프의 사망으로 다소 주춤하는 듯 했던 크리스피 크림은 80년대 확실한 제품과 브랜드를 기반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추진, 현재까지 고속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NYSE 상장 후 170배 성장

크리스피 크림은 2003년 6월 현재 미국 전역에 270개 매장을 두고 21가지 신선한 도너츠를 판매하고 있다. 이 중 156개 매장은 본사가 직접 운영하거나 지분합작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120개 매장은 각 지역 총판회사에 운영을 맡기고 있다. 총 30개의 총판 업체들은 각 지역 크리스피 크림의 매장 확장과 관리를 전적으로 담당한다. 본사는 이들에 대해 정해진 기간내 일정수의 매장을 오픈할 것을 계약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매장확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본사는 새 매장이 열릴 때 마다 3만 달러의 프랜차이즈료를 받고 있으며 매장 매출의 4.5%를 프랜차이즈 로열티로, 매출의 1%를 공동 홍보기금으로 걷어가고 있다.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크리스피 크림은 1990년대 급속도로 성장했다. 99년 4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이후 4년간 연평균 28.52%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순익은 지난 4년 간 연평균 135%씩 성장했다. 상장이래 크리스피 크림의 주가도 급등, 두번의 액면분할을 반영하면 현재 초기 거래금액의 170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PER가 60으로 상당히 높은 것이 흠이지만 크리스피 크림의 70년 역사와 현재 성장세를 감안한 평가임을 짐작할 수 있다.

'Hot Now' 사인 = 따끈따끈한 도너츠다!

크리스피 크림의 고속성장 비결은 도너츠의 신선함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운 점이다. 회사측은 고객들이 모든 제조과정을 한눈에 볼수 있도록 도너츠 제조기를 매장 적절한 위치에 오픈시켜 놓았다. 도너츠 제조기는 매장별로 크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하루평균 6만개에서 10만개의 도너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크리스피 크림은 도너츠 제조기로 신선한 제품을 공급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매장 앞에 'Hot Now'라는 간판도 걸었다. 이 간판은 매장 내 도너츠 기계가 작동하면 동시에 불이 들어 오도록 설계되어 있다. 고객들은 이 간판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곤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30만 달러가 넘는 비싼 장비이긴 하지만 이 기계와 간판은 크리스피 크림 매장에 신선한 도너츠를 조달해줌과 동시에 홍보대사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협력업체 물색 중

미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에 고무된 크리스피 크림사는 해외 시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03년 2월에는 캐나다,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영국, 그리고 아일랜드의 협력회사와 지분합작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캐나다에서는 8개, 오스트리아 1개, 영국 내 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분합작 계약서들에 의하면 2009년까지 이 3개 지역에서 추가로 총 83개 매장을 열 예정이다.

현재 영업중인 영어권 국가 외에 유럽지역과 아시아지역으로도 매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과거 미국산 프랜차이즈 사업이 쉽게 성공한 일본과 한국 시장이 최우선 고려대상이다. 현지 협력업체의 자격으로 10개 이상의 점포를 열 수 있는 최저 300억원 이상의 자금과 자국시장에서의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 크리스피 크림의 한국진출이 얼마나 빠른 기간 내에 이루어질지 아직 미지수지만, 한국에서도 조만간 크리스피 크림의 따끈따끈한 도너츠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이희천 heecheonlee@hotmail.com

KRISPY KREME DOUGHNUTS, INC.

뉴욕증권거래소 (NYSE) 상장

설립일년도: 1937

본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윈스톤 살램

업종: 음식업 / 외식업

매출: 4억 9154만 달러 (2003년 1/4분기 누적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