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매치] 옥션,재래시장vs인터파크,할인점

더비매치 - 옥션vs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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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내수경기침체로 유통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백화점, 할인점은 점포당 매출이 감소하고 있고, 심지어 추락을 모르던 홈쇼핑업체들도 2003년에는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전년보다 거래규모를 늘리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발로 쇼핑하던 것이 손으로 쇼핑하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손으로 쇼핑하는 시대가 오면서 성장을 구가하는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이 바로 인터파크와 옥션이다. 자칫 인터파크는 종합쇼핑몰이고 옥션은 경매사이트이기 때문에 전혀 경쟁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 쇼핑몰을 이용하다 보면 판매 상품이 상당히 겹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옥션은 주로 개인과 개인의 거래가 아닌 대량으로 판매하는 업체들과 개인들과의 거래비중이 80%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옥션이 앞서

 

인터파크는 물품을 직접 구입하여, 사이트를 통해 물건에 대한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배송하는 전형적인 유통업체다. 할인점과 같은 비즈니스모델로 단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만 다를 뿐이고, 핵심역량도 할인점처럼 많은 상품들을 대량으로 구입해서 소비자에게 싸게 판매하느냐다.

 

 

반면 옥션은 유통업체라고 보기 어렵다. 단지 거래를 원하는 판매자와 구매자들이 만날 수 있는 시장을 제공해줄 뿐이다. 대신 옥션이 만들어준 시장에서 거래를 하는 경우에 거래에 대한 수수료를 받아내는 것이 옥션의 수익모델이다. 옥션이 할 일은 시장이 어지럽지 않고, 사람들만 잘 찾아올 수 있도록 잘 관리하면 된다. 인터파크처럼 팔아야 할 물건을 구매하고 재고를 관리하거나 물건을 직접 배송할 이유가 없다. 이는 옥션에 물건을 등록하는 판매자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또한 비즈니스 모델 상 옥션에서는 같은 물건을 서로 다른 판매자가 등록을 할 수 있어 내부에서 저절로 가격경쟁이 일어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사람만 모아오면 손대지 않고 코를 푸는 격이다. 저절로 굴러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옥션의 매력이다.

 

 

결국 두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의 차이는 영업이익률의 차이로 나타나게 된다. 옥션은 2002년 2분기에 분기별 영업흑자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30%이상의 고 영업이익률을 지속하고 있다. 물건이 거래가 가능한 시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다지 비용 투입이 크지 않으며, 경매사이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경쟁이 일반 쇼핑몰보다 치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의 경우에는 분기별 흑자전환을 한 것은 작년 3분기의 일로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시점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물건구매, 직접 배송 등을 고려하면 비용을 줄이기 만만치 않은 구조다.

 

인터파크의 약진에 주목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인터파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종합쇼핑몰 내 사이트 점유율뿐 아니라 판매액에 있어서도 1위에 나선 것이다. 인터파크의 약진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표준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책과 화장품을 단 1개라도 무료로 배송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 모았고, 인터파크를 찾은 소비자는 이전에 쌓였던 마일리지를 통해 재구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회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 하반기에만 해도 회원수가 400만 명이 되지 않았으나 올 상반기에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옥션의 회원수가 약 800만 명인 것을 감안할 때 적은 회원수가 오히려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랭키닷컴의 자료를 살피면 인터파크의 방문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최대경쟁자인 LG-eshop의 경우에는 방문자가 소폭 감소하고 있다. 100개가 넘는 종합쇼핑몰 시장에서 20%에 가까운 방문자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특히 종합쇼핑몰 중 신세계, 롯데, 현대, LG, 삼성 등의 대기업들을 눌러서고 1위로 올라선 사실은 눈여겨봐야 한다. 인터파크는 데이콤의 사내벤처로 출발하여 큰 돈도 없었고,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가 불가능 하였지만 대자본과 싸워 이긴 전력은 향후에도 무시할 수 없다.

 

인터파크의 방문자 및 회원수 증가는 결국 판매액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판매액이 많아질수록 인터파크의 구매력이 증가하여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매출액을 총 판매액으로 나눈 수수료율의 변화를 살펴보면 작년 1분기에는 고작 8%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무려 11.9%를 기록하며 두 자리를 기록했다. 즉 물건이 많이 팔릴수록 판매액의 증가보다 매출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판매액 및 매출액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터파크의 이익이 급격히 증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매출의 증가에 기저에 있는 마일리지 확대, 무료 배송 등이 발목을 잡고 있어 매출이 증가할수록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물건의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 온라인 쇼핑몰은 가격경쟁력이 핵심이기 때문에 네이버 지식쇼핑을 비롯한 가격비교사이트의 활성화는 당분간 마진율을 확대를 어렵게 만들 것이다. 결국 장기고객을 늘림으로써 재방문을 늘리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옥션 고정거래가 신설로 인터파크에 맞불을 놓다

 

옥션의 가장 큰 장점은 판매자 입장에서 거래 수수료가 싸다는 장점이다. 인터파크를 비롯한 종합쇼핑몰은 수수료가 품목에 따라 10-20% 정도지만, 옥션은 거래금액에 따라 수수료가 8%정도로 일정하기 때문에 판매자가 선호한다. 그 영향으로 옥션은 타 인터넷쇼핑몰보다 가격이 싸고, 거래금액이 가장 크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2가지 우려가 있다. 먼저 판매고객이 일정치 않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경매방식으로 구매가 조금 복잡하고 구매시간이 타 쇼핑몰보다 길어진다는 점이다. 둘째로 마치 재래시장처럼 판매자가 동일하지 않아 신뢰감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구매자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온켓, G마켓 등 다른 경매사이트와 치열하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서 옥션은 빠른 쇼핑이 가능하고, 어려운 경매방식이 아닌 고정거래가제도를 신설했다. 일반쇼핑몰처럼 정해진 가격에 물건을 파는 것이다. 또한 백화점 식으로 하나의 스토어를 제공하여 한 상인이 파는 물건을 모아줌으로써 판매자에 대한 신뢰성을 강화시키기 예정이다. 본격적인 인터파크와의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대한민국 5명 중 1명은 옥션을 이용해봤다. 800만 명의 회원수와 대한민국 최대의 전자상거래규모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분명 옥션의 가장 큰 자산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할인점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 인터넷 쇼핑몰은 신뢰성을 갖는 유통업체가 되어야 한다. 쇼핑몰로서의 모습은 인터파크가 앞서 있는 모습이다. 옥션은 재고관리능력이 부족하고 또한 옥션이란 시장에서 스스로 경쟁하는 판매자가 있기 때문에 쇼핑몰로 무게중심을 옮기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품 기획력과 마케팅력에서 앞서는 인터파크와 우수한 사업모델과 회원을 지니고 있는 옥션의 경쟁은 어느 곳이 앞설지 섣불리 단정하기 이르다. 투자자로서, 그리고 소비자로서 두 기업의 사업영역 확장을 관찰과 서비스 등 경쟁상황을 주시하고, 직접 쇼핑몰을 이용하면서 서비스의 질을 비교해야 할 것이다.

 

정석모 stonet@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