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매치 13th!! LG건설 vs 대림산업

'자이'냐, 'e편한세상'이냐 - 건설시장, 재무구조 튼튼하고 브랜드 갖춘 업체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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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가 튼튼하고 브랜드를 갖춘 업체로 건설시장의 무게중심은 이동 중

지난 7월 30일 건설교통부 및 대한건설협회는 전국 1만여 일반 건설업체를 상대로 건설공사실적, 재무상태, 기술보유현황, 신임도 등을 종합 평가하여 토목건축시공능력순위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사업부가 1, 2, 3위를 차지했고 4위와 5위는 LG건설과 대림건설이 차지했다.

사실 건설업계는 지난 98년 IMF위기를 겪으면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전통의 건설 3강인 현대건설, 대우건설, 동아건설이 몰락했고 이들이 나눠먹던 시장을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거친 기업들이 쏙쏙 빼앗으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LG건설과 대림산업이다.

    

1. 출발점

LG건설은 1969년도에 설립되었지만 실제로 건설업에 진출한 것은 세계산업의 토목, 건축공사업 면허를 인수한 1977년이다. 이후 78년에 세계산업을 합병함으로써 종합건설회사로 성장한 이후 주택공사, 플랜트공사, 토목공사 등에 진출하였다. LG건설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은 LG그룹에서 출발해서 안정적인 일감을 수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년 11월 최대주주가 허창수 개인으로 바뀜으로써 실질적으로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했다.

이에 반해 대림산업은 1939년 '부림상회'란 이름으로 건자재 취급점포를 개설했고, 이후 6.25를 거치며 전후 복구를 위한 건설에 앞장서면서 종합건설회사로 변신했다. LG건설은 LG그룹차원에서 육성한 회사지만 대림산업은 건자재 및 건설사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스타트라인이 다르다. 대림산업은 한국 최초로 태국, 베트남 등 해외건설공사를 진출시켰으며 79년에는 호남에틸렌을 인수하여 석유화학사업에 진출하는 등 건설과 유화사업으로 기업 몸집을 부풀려나갔다. 하지만 IMF를 맞으면서 유화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화부분을 분할하는 등 구조조정을 겪었다.

2. 닮은점

LG건설과 대림산업은 스타트라인은 달랐지만 따져보면 닮은 점이 많다. 먼저 최근 건설업계의 신진세력으로 떠오른 점부터 닮았다. 과거에만 하더라도 현대건설, 대우건설등이 건설주의 대표주로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가졌지만 최근에 주식시장에서 건설업의 대표주를 꼽으라면 LG건설과 대림산업을 꼽는다. 이는 아래 주요건설사의 경상이익추이를 보면 알 수 있다. LG건설은 98년 이후, 대림산업은 00년 이후 경상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LG건설이 IMF를 통해 경쟁사가 몰락한 틈을 안정된 재무구조와 LG엔지니어링의 합병으로 몸짓을 부풀리며 건설시장을 확장했고, 대림산업은 석유화학사업의 급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자회사형태로 분할시키고 건설업에 집중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LG건설과 대림산업의 포트폴리오구성이 안정적이라는 것과 재무구조가 타 건설업체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에서도 닮았다. LG건설은 주택부문에 큰 강점을 지니고 있고 주택부문의 매출비중이 40%를 차지한다. 보통 자체적인 주택사업은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수익성이 높지만 땅매입과 공사대금 등으로 인해 현금흐름이 악화되어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준다. 따라서 기업은 주택뿐만 아니라 토목과 건축을 비롯한 안정적인 수익처를 확보해야 기업실적에 큰 부침이 없다. 그러나 LG건설은 주택부문이 40%지만 땅을 매입하는 등의 자체사업은 14%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금유출이 크지 않고 또한 토목과 플랜트부문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 포트폴리오가 안정성을 더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전통적으로 토목과 건축에 큰 강점을 지닌 업체로 주택사업부문이 7%정도에 머물러 있다. 이런 점에서 좀더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불황기와 같은 시기에는 대림산업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두 기업은 아파트 브랜드에서 'LG 자이'와 'e-편한세상'이란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닮은 점이다. 최근 주택시장이 주택보급률 100%시대를 맞아 이전의 공급위주의 시장에서 아파트브랜드에 따라 분양가와 청약률이 차별화되는 시장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두 기업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두 기업은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자금조달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민자SOC공사 및 턴키공사, 토목공사수주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민자SOC공사 및 턴키공사의 경우 기업측에서 제반비용을 미리 사용하기 때문에 대규모업체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이를 바탕으로 LG건설과 대림산업은 현재 약 2~3년 정도의 수주잔고가 쌓인 상태다.

마지막으로 대림산업과 LG건설은 주주정책에 있어서도 닮았다. 이점이 바로 두 기업의 주주에게는 가장 반가운 면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01년 9월에 발행주식의 25.81%에 해당하는 자사주 1,430만주를 소각시켰는데 이는 증시사상 최대비율의 자사주소각이었다. 이는 주당가치를 높임으로써 주주이익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또한 자사주소각과는 별도로 2000년 이후 배당성향을 20~40%를 유지함으로써 시가배당률 정도의 배당을 지급해왔다. LG건설은 98년 이후 매년 배당금을 약 200원씩 증가시키며 항상 시가배당률을 상회하는 5~14%의 배당을 주었다. 이는 두 기업모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줬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3. 차이점

그렇다면 두 기업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LG건설은 작년까지만 해도 LG그룹에 속하게 됨으로써 그룹공사물량을 상당부분 차지했지만 대림산업은 그룹공사물량이 없다. 실제 LG건설의 02년 매출 중에서 그룹사 물량은 16%정도를 차지했다. 01년의 18%에 비해 작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큰 규모다. 특히 LG필립스LCD가 지난 4월 파주공장설립을 시인함으로써 파주공장의 수주에 대해서도 타사보다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LG건설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했지만 여전히 허창수 회장이 LG 지주회사의 등기임원이라는 것과 과거 공사경험을 고려한다면 LG필립스LCD 파주공장도 LG건설의 일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대림산업은 그룹물량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로 대림산업은 단순한 건설사가 아니라 건설업에 석유화학산업을 영위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79년 호남에틸렌이란 회사를 인수로 석유화학업을 시작했지만 IMF위기를 맞으며 석유화학업의 수익저하로 인해 한화석화와 빅딜을 하게 된다. 이후 HDPE부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석유화학사업을 분리시켜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특히 대림산업의 자회사 중 여천NCC는 국내 석유화학시장에서 과점적인 위치를 차지할 뿐 아니라 대림산업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02년 하반기에만 하더라도 여천NCC의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되었지만 03년 상반기에는 여천NCC의 활약으로 반대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였다. 이로 인해 대림산업을 살필 때는 단순히 건설업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산업을 살펴야 한다.

4. 2003년 상반기 실적이야기

2003년 상반기 실적이 발표됐다. LG건설은 작년 상반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10%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반대로 대림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경상이익이 각각 26%, 162%, 97% 증가했다. LG건설의 실적은 약간 실망스러운데 반해 대림산업의 실적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는 대림산업의 수주물량이 매출로 연결이 되었기 때문이며, 1분기의 석유화학경기가 좋아 여천NCC를 비롯한 자회사의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LG건설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 자이브랜드강화와 경쟁입찰후 시공사를 선정하는 주거환경법개정이 7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그전에 최대한 재건축과 재물를 위한 판관비집행이 컸고 둘재 턴키공사 등에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술개발비집행이 컸기때문이다. LG건설은 상반기동안 작년 동기대비 수주물량이 41%나 증가했다는 것을 봐도 영업이익의 감소가 일시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LG건설과 대림산업은 재무건전성과 기술개발력등으로 볼 때 건설시장의 떠오르는 별이며,  투자자에게는 적극적인 주주정책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기업이다. 앞으로 두 기업의 모습을 투자자로서 잘 지켜보도록 하자.

정석모 stonet@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