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의 라이벌!! 성신양회 vs 한일시멘트

미인으로 다시 태어난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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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건설 붐이 일었던 시절 시멘트 회사는 엄청난 돈을 벌었다. 시멘트회사들은 그 돈으로 여러 분야에 진출했다. 많은 시멘트회사가 그룹의 모기업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외환위기(IMF)가 닥치면서 많은 시멘트기업들은 건설경기악화와 자회사의 부실로 무너졌다. 쌍용양회가 대표적인 회사다.

하지만 시멘트산업이 최근 건설경기가 좋아진 것을 바탕으로 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 또 몇몇 업체는 옛 잘못을 과감히 고쳐 우량한 가치주로 거듭 태어났다.

1. 시멘트산업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들이 시멘트를 사양산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과 아파트 보급 등으로 시멘트산업은 IMF를 제외하고 매년 10%정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시멘트의 원재료인 석회석은 국내 매장량이 충분하다. 따라서 시멘트는 국내에서 대부분 생산, 공급한다. 그리고 국내 출하량 만큼을 외국에 수출한다. 하지만 국내에 석회석이 넘쳐난다고 해서 아무나 시멘트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멘트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석회석과 유연탄 등을 이용해 시멘트를 만들 수 있는 큰 공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멘트 산업은 60,70년대부터 사업을 시작한 7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건설경기 회복과 시멘트가격의 인상으로 시멘트회사의 영업환경은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시멘트 업체들은 시멘트를 팔아서 번 막대한 돈이익을 엉뚱한 데서 다 까먹었다. 자회사의 부실 처리하느라, 빌린 돈 이자 갚느라 다 써버린 것이다. 반면 자회사의 부실과 이자비용을 과감히 청산하고 환골탈태한 기업도 눈에 띈다. 바로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다.

2.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

대형업체가 생산하는 시멘트는 일반적으로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기업간 시장점유율이 차이가 나는 것은 생산시설의 규모 및 거래처와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성신양회는 1996년 공사비 4000억짜리 연간 생산 300만톤 규모의 세계 최대 소성로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IMF 영향으로 건설경기가 위축돼 시멘트 시장이 20%정도 줄면서 성신양회의 위기가 시작됐다. 막대한 이자를 무느라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내리 적자를 기록한 것. 하지만 이 회사는 계열사 및 각종 자산을 파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으로 약 1조원이나 되던 차입금을 6000억으로 줄였다. 그리고 2001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성신양회는 1998년 이후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98년과 2002년을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000억원 정도 늘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이자비용은 99년 1500억을 기록한 이후 점차 낮아져 지난해에는 700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4년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급증하고 이자비용은 급감해 그만큼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성신양회에 비해 한일시멘트는 급격한 위기를 맞은 적은 없다. 20년 넘게 흑자를 기록한 우수업체다. 하지만 한일시멘트는 부실자회사 탓에 영업외비용이 증가한 것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99년 이후 이자비용은 감소하는데 비해 영업외비용은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영업외비용이 최근 3년간 증가한 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다. 왜냐하면 자회사의 부실자산을 떨어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일시멘트는 한일정보통신의 지분을 작년 상반기중 매각해 투자유가증권처분손실 34억원을 반영했다. 또 KT-Tech에 대한 잔여지급보증채무액과 한일자야에 대해 투자주식감액손실처리를 함으로써 부실자회사의 문제를 떨어버렸다. 이는 미래의 잠재적인 손실을 다 떨어버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3. 당신이 투자자라면?

성신양회는 구조조정을 통한 차입금 감소로, 한일시멘트는 자회사의 부실을 떨어내는 방법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하지만 시멘트산업이 안정적인 성장을 거둔다 해도 산업의 특성상 영업이익이 급격히 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두 기업이 앞으로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은 영업외비용 축소다.

성신양회는 약 700억에 이르는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작년 4월 회사채등급이 BB에서 BBB-로 2단계 올라 평균조달금리가 13%에서 11%정도로 떨어졌다. 또 계속 차입금을 갚아나가 이자비용도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1회성 영업외비용을 다 떨어버림으로써 올해에는 급격한 영업외비용 감소가 예상된다.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는 배당정책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2002년 성신양회는 시가대비 7.8%, 한일시멘트는 2.8%를 배당했다. 성신양회는 아직까지 차입금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있는데도 주주의 이익을 위해 높은 배당을 결정했다. 반면 한일시멘트는 발생한 영업외비용이 서류상의 비용일 뿐 실제 현금흐름이 좋았는데도 배당은 쥐꼬리만큼 했다. 따라서 배당의 안전판 역할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성신양행이 더 좋은 투자 대상이 될 것이다.

정석모 stonet@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