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매치 16th!! NHN vs 다음커뮤니케이션

인터넷 최후의 대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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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1월이다. 2004년까지 달력도 이제 단 두장만 남았다. 올해를 돌이켜보면 작년 말부터 지구의 종말이라도 맞은 듯 주가폭락이 이어졌고, 3월을 바닥으로 실물경기와는 거리가 있는 주식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올해 초 종말 같은 상황 속에서 무서운 폭발력을 보인 인터넷의 두 거인 NHN과 다음이다.

1. 인터넷, 꿈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과 일평균 인터넷 이용시간 등에서 세계 1위다. 지난해 인터넷 대란이 일어났을 때 많은 국민들이 불편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인터넷은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실제로 인터넷 업체들이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업체들 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표적인 인터넷업체들도 지난해에야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실제로 이익 회수기에 들어선 것을 올해부터다.

올해 초 북한 핵 문제와 이라크 전쟁 등으로 주식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을 때에도 인터넷기업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익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인터넷사업이 떠오르는 별이었던 99년 나타난 수많은 경쟁업체 가운데 2-3년의 불황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것은 상위 몇 개 업체 뿐이다. 결국 몇안되는 생존자들이 달콤한 열매를 독식한 셈이다. 2000년만 해도 비즈니스모델이 없는 인터넷 업체들에 대해 시장은 무한성장성을 전제로 PER를 100 이상씩 주기도 했었지만 주가는 붕괴됐다. 그러던 것이 올해 NHN과 다음이 성장의 꿈을 이루며 실질적인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2. 검색과 게임 vs 커뮤니티 사이트로 제각각 출발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어디일까? 바로 다음과 네이버다. 두 사이트는 인터넷 시작페이지에 가장 많이 등록되어 있고 각각 커뮤니티 사이트와 검색 사이트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업체가 NHN이고 다음을 운영하는 기업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이다.

NHN은 네이버 외에도 한게임을 운영하고 있다. 각각 독립법인이었던 네이버와 한게임은 이해진, 김범수 공동대표의 친분관계(옛 직장동료)를 바탕으로 서로의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과감하게 합병했다. 합병 당시만 해도 네이버는 검색시장에서 야후, 엠파스, 라이코스에 밀려 고작 4위에 머물러 있었기에 광고수입을 올리기 어려웠고, 한게임은 현금이 부족해 서버구입도 힘든 형편이었다. 네이버와 한게임이 살림을 합치면서 한게임의 유저가 네이버쪽으로 이동하고 네이버의 자금이 부족한 한게임 설비에 투자되어 안정적 게임서비스가 가능해지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이제는 두 사이트 모두 검색과 게임 분야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잘나가고 있다.

한편 다음은 98년 무료 메일링 서비스를 실시, 회원 가입자 수와 방문자 수를 1위로 끌어올리더니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어준 적이 없다. 당시만 하더라도 메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료PC통신에 가입을 해야 했기 때문에 무료 메일을 준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중복을 제외한 실제 회원수가 3000만명, 일 평균 방문자수가 2000만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의 웬만한 성인들은 다 다음 아이디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이용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음은 이제 인터넷 창의 대문을 지향하며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하나 둘씩 접붙여나가고 있다.

3. 본격적인 영토전쟁

두 기업은 처음에는 영역이 서로 달랐다. NHN의 네이버와 한게임은 각각 순수한 검색과 보드게임을 위한 사이트였고, 다음은 메일과 카페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두 기업은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모두 진출하며 영토전쟁에 나섰다.

대표적인 싸움터가 검색서비스 분야다. 네이버, 야후코리아, 엠파스 삼강 체제였던 이 부문에 다음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그 동안 검색서비스는 배너광고를 따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검색어를 치면 나오는 검색결과에 먼저 노출시켜주고 돈을 받는 프리미어 검색이라는 것이 도입되면서 검색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검색시장에서 업체들은 사활을 건 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식검색'이라는 것을 만들어 방문자 유인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식검색이란 단순한 웹검색, 사이트 검색에서 벗어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네티즌들 사이에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식검색을 가장 먼저 도입한 네이버는 지난해 이후 검색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10월 24일 기준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다음검색 제외)이 50%에 이르고 있다. 반면 지식검색에 뒤늦게 뛰어든 야후와 엠파스는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중이다. 다음검색은 방문자수에서는 네이버와 업치락뒤치락 하고 있지만 실제 페이지뷰에서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다음게임'을 런칭시키며 한게임과 넷마블이 호령하던 게임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없다. 피망이 세이클럽 이용자 및 네티즌에 대한 강력한 마케팅과 과금체계, 게임개발로 단시간 안에 3위권에 진입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런칭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성과가 없는 다음 게임은 앞으로도 큰 경쟁력을 지니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게임유저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곳을 그대로 이용하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경쟁사 고객을 빼오기 위해서는 강한 유인책이 필요한데 다음게임은 이용자 입장에서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반면 NHN은 최근 '엔토이'라는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취약하던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네이버와 한게임은 이용자수는 많았지만 반복 방문을 유도하는 커뮤니티 부문에서는 네티즌에게 소외되었다. 하지만 엔토이에 대한 10대 층의 방문 증가로 싸이월드 미니홈피, 세이클럽 미니홈피에서 런칭한지 1달 만에 3위에 오르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4. 과연 인터넷 최후의 대문은?

네티즌들의 인터넷 대문이 되기 위해 두 기업이 벌이는 치열한 영토경쟁의 결과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다음은 최근 검색과 게임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성공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검색에서는 사용자를 유인할만한 지식검색 등의 미끼가 적고, 게임쪽은 퍼블리셔로 변하는 타업체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한 채 그저 고스톱, 포커 등의 가벼운 보드게임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독립 런칭한 d&shop의 경우 매월 신규 구매자와 반복비율이 늘고 있어 앞으로 쇼핑몰 사업부문의 성장이 기대된다.

그에 반해 네이버는 검색부문에서 지식검색을 바탕으로 지존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어 시장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로그와 엔토이의 오픈으로 커뮤니티 기반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게임부문에서 피망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피망의 유저들이 넷마블 유저와 겹치는 10~20대 여성회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게임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생활의 일부가 된 인터넷의 두 대문 격인 다음과 NHN. 과연 인터넷의 최후의 대문은 누가 될 것인가? 앞으로 두 기업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도 투자자에게는 재미있는 구경거리일 것이다.

정석모 stonet@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