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의 라이벌!! 남양유업vs매일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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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조카의 돌잔치를 맞이하여, 친척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아기를 왕자처럼 기르는지 가장 좋은 분유만 먹이고, 가장 좋은 옷만 입혔다. 양육비가 가계 생활비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아가방, 소예 등의 베이비칩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먹는 것에 초점을 맞춰 분유와 이유식 제조업체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을 이번 호의 더비매치 선수로 선정하였다.

1. 누가 진정한 베이비칩인가?

남양유업은 분유/이유식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분유에서 43.5%, 이유식에서 42.7%로 매일유업의 35.2%(분유)와 31.6%(이유식)을 앞서고 있다. 이는 남양유업이 매일유업에 비해 기능성 고가제품을 비교적 일찍 출시했으며, 또한 민영기업으로서 경영에 있어 비교적 자유로운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분유/이유식 제품개발에 보다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분유시장에서의 시장선점효과는 타시장보다 크게 나타난다. 왜냐하면 분유와 이유식은 연령별로 단계를 구분하여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처음 사용해본 제품에 만족한다면 위험을 지면서까지 타제품을 이용하지 않고 그 상품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유시장은 여타상품보다 브랜드충성도가 강하고, 제품의 속성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마케팅이 아주 중요한 수단이 된다. 그래서 TV광고도 많이 집행하는 것이며 판촉을 벌이면서까지 “한번 싸게 사용해보고 다음 번엔 제값 주고 사용해라” 라는 식의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특히 맞벌이 젊은 주부들은 양육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구하기 때문에 현재 양사가 새롭게 벌어지는 마케팅전략은 인터넷을 통한 CRM 등의 마케팅이다. 즉 임산부에게 미리 인터넷을 통해 육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홈페이지 쇼핑몰을 개설함으로써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은 채로 마진이 높은 상태로 물건을 팔 수 있는 통신판매업을 새로운 사업모델로 진행하고 있다.

양사 모두 육아포탈사이트를 개설하고, 현재 전자상거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남양유업의 사이트가 더욱 효과적인 사이트구성을 보이고 있으며, 회원수도 많고, 페이지뷰등 에서도 앞선다. 단기적으로는 큰 성과는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젊은이들의 소비패턴변화와 보관이 자유롭고 반복구매가 가능한 제품의 속성으로 인해 통신판매의 가능성은 높다.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베이비칩은 <남양유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2. 1득점은 2점의 가치가 있다.

양사는 분유뿐만 아니라, 우유를 가공한 여러가지 제품을 생산하며 제품포트폴리오가 겹친다. 따라서 극단적으로 두 기업이 80%를 넘기 차지하는 분유/이유식/커피(유가공) 에서 한 기업이 1개를 더 팔면, 다른 기업은 1개를 못파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1점은 2점의 가치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과다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양사의 경쟁상품을 보면 아래와 같고, 모두 익숙한 것들이다.

우유부문에서는 부동의 1위 서울우유가, 발효유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 한국야쿠르트가 있다. 물론 이들 기업에 대한 충성도는 아주 높기 때문에 남양과 매일 모두 1위 탈환은 힘들 것이다. 따라서 기능성제품으로 <아인슈타인우유 vs 뼈로가는 칼슘우유>, <위력 vs 구트>, <프렌치카페 vs 카페라테> 등등의 기능성 고가제품에서 새롭게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두 기업은 이러한 격렬한 경쟁으로 광고비등의 판관비등의 소모가 많아, 두 기업 모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 한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각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지금껏 쌓여있기 때문에, 강력한 히트상품의 개발과 유통전략에서 결국에는 두 기업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3. 투자자의 관점에서 바라보자.

남양유업은 대표적인 무차입경영과 알짜기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현재 보여지고 있는 경영성과지표들은 그렇지 못하다. 가장 많은 매출비중을 차지하는 분유와 이유식부문에서 한국에보트의 씨밀락의 약진과 모유수유운동으로 인해 매출의 성장이 멈췄으며, 또한 광고비의 지속적인 상승과 매출원가율(00년도 65.3%에서 02년반기 72.8%)의 상승으로 인해 현재 이익의 질도 계속 낮아 올 2분기 영업이익률 7.7%, ROE(전 4분기를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구한 값) 15%로 급격하게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유 등의 재료비 상승에 비해 최근 3년간 우유, 이유식 등의 가격이 상승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일유업도 마찬가지로 영업이익률이 5%미만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판관비의 비중이 25%를 넘어서고, 이중 광고비가 11%정도, 유통망이 취약해 판매수수료가 4% 정도를 차지한다. 이는 여전히 남양유업에 비해 대형유통업체와의 교섭력이 떨어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며, 또한 2위 업체로서 광고비를 많이 지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유가공업체의 경쟁격화와 함께, 우유의 재고가 쌓여있는 등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두 기업 모두 이익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매일유업에 비해 남양유업의 실적악화는 그래프에서 보 듯 눈에 띈다. 3년간의 주요제품들의 가격을 동결한 것이 주원인이지만, 내면에는 1위 업체라도 가격결정력이 크다고 할 수 없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기업모두 유가공시장의 비성장성으로 인해 음식료 평균의 수익가치(PER기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필자도 시장의 두 업체에 대한 평가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두 기업에는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투자처로서 매력적이지 않다. 반면에 두 기업간의 0:0 전반전 45분이 지난 현재 후반전경기를 지켜보며 시장전쟁의 승리자를 예측하는 것과 남양유업의 제품가격인상과 매일유업의 영업이익률개선추세를 미리 발견한다면 투자의 기회를 미리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가서는 결승골을 넣는 기업과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정석모 stonet@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