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업이익률형 기업을 찾아서] 동양크레디텍

CRT제조 영업이익률 25%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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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향후 사업에 대한 전망이 사양사업이다’ 라는 비관적인 시장컨센서스가 형성되면 아무리 회사가 그 업종에서 탁월한 기술력과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해도 주가는 계속 하락하게 된다.

 

왜냐하면 회사의 가치는 오랜 업력을 통한 과거의 꾸준한 실적도 중요하지만 어차피 창출되는 향후 미래수익을 할인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양사업에 속하는 회사의 주가를 산정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과도한 할인율을 적용하기 마련이다.

 

동양크레디텍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CRT(브라운관) 제조에 독보적인 기술력과 매력적인 실적상승에도 불구하고 CRT사업에 대한 시장의 비관적인 전망이 회사의 가치를 과도하게 저평가시켰다.

 

 

동양크레디텍의 작년 매출액은 2002년의 201억원보다 28.7%가 증가한 258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2002년의 54억원보다 30.2%가 증가한 70억원을 달성하여 27.3%라는 고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사양산업이라는 일반적인 인식 속에서 일구어낸 의외의 성과라고 할 수 있으나 지난 1999년 이후로 꾸준히 상승한 폭에 비하면 2002년 이후로 증가폭이 예전에 비해서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25% 이상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동양크레디텍의 비즈니스 모델을 궁금하게 만든다.

 

우선 국내 CRT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자.

 

국내의 대표적인 브라운관 제조업체로는 삼성SDI, LG필립스, 오리온전기 3사가 있다. 과거 5년전까지만 해도 CRT 시장은 이들 대기업 자체 내부에 수직 계열화된 부품 공급업체가 존재하여 각 회사별로 독립해서 공급하는 시장구조였다. 동양크레디텍의 경우도 1970년 중반 이후 삼성NEC에 물품을 납품하게 된 것을 계기로 삼성SDI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보다는 해외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는 Global화 되는 추세여서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의 수직적인 구매행태는 원가절감 차원에서 Open 구매행태로 전환하게 되었다. 즉 이러한 CRT 시장의 구조전환을 계기로 동양크레디텍은 삼성SDI 뿐만이 아닌 LG Philips와 Matsushita 등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을 신규 거래처로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에서 CRT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업체가 동양크레디텍 외에는 없고 세계 CRT 시장에서도 독일의 마티노사와 일본의 Muramoto사와 빅3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연이은 신규거래처의 확보는 당연한 일이다.

 

국내 CRT시장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 동양크레디텍은 1995년 10월 말레이시아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1999년 2월에는 독일 현지법인, 2001년 7월에는 브라질 현지법인 그리고 2002년 1월에는 헝가리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러한 해외현지법인 설립이 동양크레디텍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닌 삼성SDI와 LG Philips의 공식요청에 의해 이들과 함께 동반진출했다는 사실이다.

 

원래 동양크레디텍이 독일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전까지만 해도 삼성SDI는 독일 마티노 사로부터 각종 CRT 관련 부품들을 조달받아왔다. 하지만 동양크레디텍이 독일에 진출한 후, 삼성SDI는 마티노사와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동양크레디텍의 부품으로 전량 교체하였다. 말레이시아 현지법인의 경우도 비슷하다.

 

말레이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전에는 일본의 Matsushita는 자국의 Muramoto사로부터 CRT 관련 모든 부품을 공급받아왔으나 법인 설립 후에는 동양크레디텍의 부품으로 전량 교체했다. 이는 국적을 초월하여 원가절감 차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Open 구매행태가 보편화됨에 따라 동양크레디텍의 기술력이 여타 경쟁업체들보다 월등함을 나타내는 하나의 예라 하겠다.

 

이렇듯 이 분야에서 탁월한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고 있는 동양크레디텍이지만 최근 주가의 지속적인 약세는 향후 CRT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삼성SDI가 기존의 CRT 사업뿐만이 아닌 모바일 디스플레이 및 PDP 사업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삼성SDI의 수익 및 매출의 대부분이 여전히 CRT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볼 때 CRT사업에서의 수익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더욱이 삼성SDI가 CRT사업이 저장산업인 것은 인정하지만 오히려 고부가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역량을 집중한다고 향후 계획을 발표한 것을 보면 동양크레디텍의 향후 수익성은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CRT산업은 정말 사양산업인가?

 

지난 2003년 전세계 TV 출하량은 약 1억 6,200만대 규모로 추장되고 있는데 이중에서 CRT가 1억 5,300만대 정도로 전체 출하량의 약 94%를 차지하고 있어 가장 규모가 크고 TFT-LCD나 PDP 등 평판 디스플레이가 점차 시장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PDP TV(67.9%)나 LCD TV의 성장률(56.7%)에 비하면 CRT 중 그나마 시장성이 있는 CPT(TV 브라운관 지칭)의 성장률은 1.3%로 성장률의 측면에서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수치측면에서 CRT의 비중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CRT산업은 진정 사양산업인가?

 

< CRT 산업관련 주요 Index >

 

향후 CRT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중국, 동유럽 시장의 경우 거대한 인구규모에 비해 TV보급률과 PC보급률은 굉장히 낮은 실정이다. 이들국가에서 구매력이 큰 계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TFT-LCD나 PDP 대신에 CRT 제품을 구매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CRT시장잠재력은 여전하다고 예상할수 있다. CRT산업은 진정 사양산업인가?

 

현재 동양크레디텍의 주가는 4월16일 기준으로 2800원이다. 작년 4855원에 도달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추세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현재 PER이 5.19, ROE는 31.37%에 형성되어 있는 점, 그리고 작년 200원 배당수준을 고려해 볼 때 배당수익률이 7.09%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동양크레디텍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업종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구가하고 있는 업체의 주가추이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