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로 풀어보는 오해와 진실] 옥션

이베이 '장부가치8배'에도 더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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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적 지위의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은 1998년 4월 국내 최초로 인터넷경매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온라인장터 구축을 목표로 하였다.

 

1999년 12월 업계 최초로 낙찰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유료화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2000년 6월 코스닥에 등록되었다. 2000년 12월 낙찰수수료 인상과 함께 등록수수료를 부과하면서 본격적인 수익창출의 기초를 다졌다.

 

동사의 본격적인 이익창출은 2002년 3월 이루어진 사업구조개편 이후 이루어졌다. 주요 내용은 1) 수수료체계의 개편 2) 공동구매의 활성화 3) 거래의 투명서 제고 등으로 요약된다.

 

이 중 등록수수료의 인상이 회사의 수익창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그 후 전자상거래시장 활성화와 확고한 시장지배력으로 외형 및 수익창출에서 모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매방식에 의한 전자상거래를 중개

 

일명 ‘인터넷 남대문시장’으로서 옥션의 역할은 경매방식에 따른 매매체결과 결제의 수단만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 수익만을 취하게 되므로 재고, 배송, 판매인력과 관련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뛰어난 비즈니스모델과 확보된 우수한 인력들은, 전자상거래시장 내 동사의 영업상의 지위를 유지시켜 주었으며, 동사의 주력 사업이 주로 중고품 및 중저가 제품으로 경기 및 소비 부진기에 오히려 선호되는 중저가 제품들의 거래를 성사시켜 수수료 수입을 취하는 업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불황기에도 계속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옥션의 거래 방식은 크게 일반경매와 공동경매로 나뉘는데 일반경매는 판매자가 등록한 물품을 정해진 기간내에 입찰에 부쳐 최고가를 제시하는 입찰자에 판매하는 경매시스템이다. 이에 비해 공동경매는 고정가 방식으로 입찰자 수에 맞춰 이미 결정된 3단계 가격구조에 따라 물품가격이 점진적으로 내려가는 방식이다. 현재는 일반경매의 비중이 8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 97.48%

 

옥션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는 지난 4분기 이베이는 공개매수를 통하여 기존 지분 50.01%외 추가적으로 12.2%를 확보하였는데, 당초 100% 자회사를 만들어 코스닥등록을 폐지하려는 계획이 실패하였다. 공개매수 당시 외국인 지분율은 90%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97.48%에 이르고 있다.

 

현재 주가수준은 03년 EPS기준 PER 53배, PBR 8.54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국내 인터넷업종 평균에 2배 이상 할증되어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이베이와 수익모델이 유사하고, 외국인 지분이 거의 전부이고, 공개매수실패 후 6개월 뒤에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현재 옥션의 주가는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자상거래업체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

 

옥션의 올해 인터넷쇼핑 시장점유율은 인터파크, LG eShop, CJ Mall, d&shop, 온켓 등과의 경쟁심화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1%p 증가한 11%가 예상된다. 옥션의 4분기 말 현재 누적회원수는 809만명으로 204년 말에는 1천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종합쇼핑몰과 동사의 경우 비즈니스모델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종합쇼핑몰과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향후 종합쇼핑몰과의 경쟁요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비해 종합쇼핑몰의 경우 완전경쟁에 가깝기 때문이다.

 

등록 및 부가 수수료 성장 둔화 가능성

 

4분기 회원수는 전분기대비 9.4% 증가한 810만명 이고, 물품등록건수는 28.6% 늘어난 180만건이다. 4분기에는 양호한 성장을 이룩하였음을 알 수 있지만 계절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한계 건수가 체감할 것으로 예상되어 향후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마케팅 비용과 시설투자비 증가

 

04년도 13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계획은 크게 1) 사이트속도 최적화 및 안정성 제고를 위한 장비증설, 2) 각종 서비스도입으로 고객의 편의성 제고를 위한 신규 서비스 관련투자 등으로 나누어 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성장의 기반마련 및 진입장벽 구축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으로 03년 광고선전비 83억원대비 20%이상 증가한 100~15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04년 영업이익률은 -5~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빠른 비용증대는 1) 타 인터넷 경매사이트의 출현으로 경쟁강도가 치열해지고 있으며, 2) 동사가 지속적 외형확장을 꾀하는 과정에서 기존 인터넷 쇼핑몰들과의 경쟁 또한 피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향후 고정가 거래제도 도입 및 기존 쇼핑몰들의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으로 인해 광고선전비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Valuation시 옥션과 이베이 직접 비교는 무리

 

옥션의 주가는 PER 53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현재 국내 인터넷기업 평균 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100% 내수업체인 옥션의 경우 국내 인터넷업체들과 비교시 매출액 규모와 이익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약 2배 가까이 높다. 만약 옥션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하여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러한 Valuation이 합리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모회사인 미국 이베이가 전세계의 27개국에 직접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동사의 주가는 이베이와 비교시 저평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베이 매출의 약 20%가 미국 내 온라인 지불 결제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또한 매출의 30%는 이베이가 대주주로 있는 한국을 포함한 20개의 해외 자회사에서 발생하고 있는 등 양사간의 수익구조 및 시장규모 등에서도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 공개매수 또 할까?

 

시장 전문가들은 대주주인 이베이가 나머지 주식을 다시 공개매수로 사들일지 여부가 옥션 주가의 가장 큰 변수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5만원대의 주가가 7만원으로 올라간 것도 공개매수라는 이벤트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이베이가 공개매수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확실한 근거는 없다. 이베이도 공개 매수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추가적인 공개매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 일각에서는 공개매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다. 규정상 6개월 내에는 다시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이 불가능 하지만 기왕 사려고 했던 지분은 결국 다시 사지 않겠냐는 것. 그리고 7만원에 팔지 않았던 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이려면 그 이상의 가격을 줘야 하지 않겠냐는 추측이다.

 

왜 옥션을 공개매수 할까. 여전히 의문

 

이베이가 정확히 어떤 이유로 옥션의 등록폐지를 추진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일부에서는 사업모델 전환설을 공개매수의 배경으로 제기하고 있다. 옥션은 온라인 경매에 의존한 사업모델에서 탈피하기 위해 13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런 투자를 과함히 결정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통해 소액주주들을 없앤다는 설명이다.

 

이런 신사업을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이느냐,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냐도 여전히 변수로 남는다. 장부가치의 8배를 주고서도 이베이가 안사고는 못 배길 정도로 매력적인 주식인지 비싼 값에 사줄 곳은 이베이 뿐인지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건규 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