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업이익률 기업을 찾아서] 엔터기술

'마이크안의 반주기' 해외서 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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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기술은 휴대용 노래반주기 제조업체다. 우선 엔터기술이 휴대용 노래반주기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알기 위해서 가라오케 산업의 변천사를 알 필요가 있다.

 

가라오케란 일본말로 ‘가짜 오케스트라’라는 용어에서 비롯되었다. 처음 가라오케 산업이 생겨난 시기는 1970년대 초인데 일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당시에는 단순히 카세트 테이프에 담겨진 멜로디를 노래로 부를 수 있는 형태였다. 그러다가 1980년에는 영상과 음악이 담긴 CD 즉 아날로그 형식으로 교체되었다가 1984년부터는 레이저디스크를 이용한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급기야 1988년부터 한정된 공간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노래방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창출되면서 국내의 노래방 문화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러한 국내 노래방기기는 업소용 노래반주기 제조회사인 태진미디어와 금영의 양강구조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후발업체인 엔터기술이 업소용 노래방 반주기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이미 탄탄한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엔터기술은 1991년부터 마이크형 무선반주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 판매하기 시작하여 휴대용 노래반주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엔터기술의 2003년 3분기 기준으로 매출현황을 살펴보면 수출매출이 금액기준으로 약 93.9%를 차지해 수출위주의 매출구조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국내 노래방 시장이 업소용 위주로 재편되어 있는 이유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국내와 해외의 노래방 문화의 차이점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노래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문화는 노래방 문화의 원조인 일본에서조차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일본은 “가라오케 주점”이 대부분이다. 반면에 미국이나 그 외의 국가들은 가족위주의 레저문화와 파티문화가 일상화 되어 있기 때문에 노래방이라는 외부 공간에서 따로 노래를 부르는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업소용 노래방 기기보다는 간단한 마이크 형태의 handy 제품위주의 공급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러한 매출구조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휴대용 마이크 반주기 시장에는 엔터기술과 고리텍㈜ 그리고 일본의 Taikan사 등이 있다. 하지만 일본의 Taikan사는 완구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는 수준이어서 실질적으로는 엔터기술과 고리텍㈜가 양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고리텍㈜ 역시 2002년부터 매출이 크게 위축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엔터기술이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엔터기술이 이렇게 시장을 점유한 데에는 ASIC 반도체 기술과 미국 유수의 음반 Publisher와의 계약, 미국 대형할인업체 납품시작 그리고 약 86,000여 곡에 달하는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ASIC 반도체 기술은 업소용 노래기기 기능을 한 개의 칩 속에 압축하여 휴대용 마이크에 저장이 가능하게 한 기술로서 미국시장에서 이미 특허를 취득한 상태다. 엔터기술은 해외시장의 진출을 위해서 EMI나 Sony와 같은 유수음반 Publisher들의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해 3년 간을 협상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들 음악의 저작권을 확보할 수 있었고 나아가 Best Buy나 Circuit City와 같은 대형할인점에 납품이 가능하게 되어 체계적인 유통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엔터기술의 강점은 풍부한 컨텐츠 보유일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필리핀, 브라질, 우크라이나. 미얀마. 베트남. 중동, 중국 등 세계 8개 국가의 독립된 CP들이 활동하고 있어 각 국가별로 다양한 편곡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을 의무적으로 엔터기술에서 4년 간 교육시킨 후 CP로 활동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곡 수가 무려 86,636개에 달한다. 이러한 컨텐츠는 한 번 투자하면 향후 무궁무진한 소스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커다란 무형자산으로 인식된다.

 

 

엔터기술이 고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게 된 데에는 제품매출구조에 있다. 엔터기술의 주요제품은 휴대용 노래반주기와 MIDI팩이다. 휴대용 노래반주기가 엔터기술의 주요품목이었지만 최근에는 MIDI팩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MIDI팩은 3000곡을 입력할 수 있는데 MP3가 입력할 수 있는 30곡에 비해 어마어마한 규모다. 최신 곡을 다운로드 하고 싶으면 이 MIDI팩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2003년 3분기 기준으로 약 9만개가 판매되었지만 2004년부터는 50만개 판매를 목표로 한다고 한다. 이 MIDI팩의 경우 부피가 작기 때문에 제조하는 데 원가나 운반비 등 판관비가 거의 없다. 따라서 엔터기술은 이와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들 생산하기 때문에 주요 관건은 매출증대를 통한 영업이익의 극대화다. 그래서 2003년 일본에 치우쳤던 매출비중을 세계 각국으로 다각화하여 매출액을 증대시킬 계획이다.

 

 

 

엔터기술의 현재 주가는 2004년 2월20일 기준으로 20,950원이다. 2003년의 약 86억원의 순이익을 감안할 때 PER이 약 13 정도 되는 점 그리고 PBR 역시 약 3.5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은 가급적 저평가 된 기업을 원하는 가치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양동선 sebia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