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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개 분야의 독점 왕자 - 삼화왕관(04450)

03.07/18
최준철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으로 본 삼화왕관

자연독점형 기업 : 병마개 시장의 45%를 점유
기술둔감형 기업 : 병마개 개발에 큰 비용이 소요되지 않음
고영업이익률형 기업 : 17%에 이르는 높은 영업마진
고배당률형 기업 : 8%대의 배당수익률



1. 왕관은 아무나 못 만든다

'묻지마 투자'가 성행할 때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디지털조선'은 배 만드는 조선업체로, '피어리스'는 리스 금융업체로 생각하고 매수했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내려온다. 상장업체, 등록업체의 수가 워낙 많고 그 이름도 다양하다 보니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삼화왕관도 사람들의 오해를 살만큼 아주 독특한 이름을 가진 기업이다. 기업명만 언뜻 보면 금을 녹여 보석과 함께 왕관을 만드는 곳으로 착각할 수 있다. 삼화왕관은 맥주병, 소주병 등의 뚜껑(병마개)을 만드는 기업이다.

왕관이라는 말은 병마개를 처음 만든 윌리엄 페인터가 그 모양이 왕관을 닮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그래서 그의 회사의 이름도 '크라운 코크 앤 실'이다. 그러나 크라운은 맥주병, 사이다병에서 볼 수 있는 병뚜껑만을 지칭하는 말이다. 병마개는 용도별로 매우 다양하며 이를 통칭하여 클로져(closure)라 부른다.



병마개는 매우 단순하다. '크라운 코크 앤 실'의 창업자인 윌리엄 페인터가 병마개를 만들 때만해도 어려운 기술에 속했으나 현재 기술수준에서 병마개는 쉽게 제조될 수 있는 품목일 뿐이다. 하지만 만드는 기술적 진입장벽과 병마개 사업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진입장벽은 또 다른 문제다. 엄청난 양의 병마개를 소비하는 롯데칠성도 호시탐탐 병마개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 분야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병마개 사업이 진입장벽을 가지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주류용 납세 병마개는 국세청 지정업체만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허가를 받은 업체는 삼화왕관과 세왕금속 뿐이다. 지난 2월에도 업체 지정이 있었는데 다시 삼화왕관과 세왕금속이 2008년까지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두 번째는 규모의 경제다. 연간 병마개 수요는 110억개 정도다. 이 정도 수요를 소화하려면 대규모 설비가 필요하다. 삼화왕관의 연간 생산량은 55억개다. 이 정도 생산량을 갖추려면 많은 자본이 필요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세 번째는 병마개가 일반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제품이 아닌 만큼 수요처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수요처는 주류업체, 음료업체와 같은 매우 보수적인 기업들이다. 새로 이 시장에 뛰어든다고 해서 기존 납품업체를 물리치고 새로운 계약을 따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병마개 시장은 삼화왕관, 세왕금속의 완벽한 과점체제가 구축되어 있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76%에 해당한다. 그야말로 왕관은 아무나 만들지 못하는 품목이다.


2. 작년 적자, 올해는?

이쯤 되면 병마개 사업은 '땅 짚고 헤엄치기'다. 삼화왕관은 폭발적인 성장은 없지만 매년 700억대의 매출, 100억대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배당도 매년 꾸준히 500원 이상을 주고 있다. 작년 배당금은 650원으로 지금 주가로 약 8%대의 배당수익률이 나온다. 영업이익률도 우수하다. 마진이 높은 플라스틱 캡, 화이트 캡의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한다. 기술이 필요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독점업체로서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삼화왕관은 지난해 돌연 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계속 약세를 보여 역사상 최저가격을 보일 정도다. 배당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원인은 바로 영업외비용에 있다. 1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을 이뤘지만 188억원의 지분법평가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분법평가손실의 대부분은 1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두산건설의 대규모 적자에서 기인한다. 두산건설의 작년 적자규모는 1457억이었다. 이외에도 두산신협의 감자로 8억5천만원의 투자유가증권 감액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데다 두산건설의 적자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인 위브를 성공적으로 런칭했을 뿐 아니라 대규모 적자의 이유였던 자회사 ㈜두산이 일회성 비용을 상당부분 걷어내어 작년만큼의 이익 훼손이 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일단 이런 비용 자체가 현금흐름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 부분이라는 것도 긍정적이다.


3. 두산그룹 리스크

삼화왕관은 분명 저평가 상태에 놓여있다. 독점적인 영업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PBR이 0.3대에 머무르고 있다. 영업가치를 인정 받기는커녕 있는 자산만큼의 가치도 인정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적자를 내긴 했지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PER는 2.38에 불과하다. 주가는 8000원대인 반면 주당현금흐름은 4900원이다.

그러나 이유 없는 저평가가 어디 있겠는가? 삼화왕관을 옭아매는 가장 큰 디스카운트 요인은 두산그룹 리스크다. 두산그룹이 삼화왕관에 안겨주는 리스크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불투명한 지배구조다. 삼화왕관의 영업외비용을 따지고 올라가면 두산건설을 거쳐 ㈜두산에까지 이르는데 이는 순환출자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삼화왕관이 두산건설 지분의 13%, 두산건설이 ㈜두산 지분의 28%, ㈜두산이 다시 삼화왕관 지분의 44%를 가지고 있다. 한쪽이 손실이 나면 연쇄적인 손실을 기록할 수 있는 위험한 구조다.

두 번째는 돈을 제대로 버는 기업이 삼화왕관 밖에 없다는 점이다. 두산그룹의 주력인 ㈜두산과 두산건설은 모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부채비율도 높다. 두산중공업이 이익을 내고 있지만 1분기에 이익폭이 줄어들었다. 또한 장치산업의 특성상 한번 업황이 나빠져 적자가 나면 그 규모가 엄청나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내는 '캐쉬카우'인 삼화왕관이 그룹사 지원에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좋은 기업임에는 틀림없지만 두산그룹 리스크로 최악의 상황에 빠진 삼화왕관에 대해 시장은 앞으로 어떤 평가를 해줄 것인지 지켜보자.

최준철 wallstreet@i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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