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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경영전략 변화에 주목..재평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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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클럽| 18.01/08 01:32

현대백화점(069960): 국내 백화점 빅3 업체, 아울렛 사업 진출

투자 아이디어
1. 2015년 이후 이익 반등, 최악의 상황은 지나는 중
2. 아울렛 시장 안착, 예상보다 입점수수료 높아
3. 임대 점포 도입, 잉여현금흐름 개선과 주주정책 확대 기대

현대백화점은 롯데, 신세계와 함께 국내 백화점 업계를 장악한 기업이다. 2017년 3분기 국내 백화점 시장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업체 롯데백화점의 점유율은 45%, 신세계백화점은 27%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지난 2011년 하반기부터 하락했다. 2011년 8월 20만원을 상향 돌파하기도 했으나, 2017년 10월엔 8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인 지난해도 현대백화점은 철저하게 소외됐다. 2017년 코스피 지수 수익률은 21%, 현대백화점 주가 등락률은 -4.1%다. 코스피를 약 25%p 밑돌았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이 속한 코스피 유통업 지수가 20% 오른 것을 감안하면, 업종 내에서도 매우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표] 현대백화점, 코스피 주가 수익률 차트

* 지수화, 2010년 12월 31일 주가=100
(자료: 아이투자)

‘출점 → 실적 성장 → 주가 상승’이라는 백화점 투자 공식이 깨졌다. 현대백화점은 2011년부터 대구점, 충청점 등 신규 점포를 오픈했지만, 오히려 2015년까지 이익은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2011년 4366억원에서 2015년 3628억원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은 3464억원에서 2409억원으로 줄었다.

2015년부터 이익 감소 추세는 멈췄으나, 업계는 현대백화점 이익이 2011년 수준을 회복하긴 무리라고 평가한다. 아울렛 등 합리적 소비처가 각광 받으면서 백화점 업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의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과 향후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두루 반영된 결과다.

현대백화점의 밸류에이션은 역대 최저점 수준이다. 2018년 1월 2일 주가와 2017년 3분기 실적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8.3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3배다.

백화점 업황이 극적으로 좋아지긴 힘들다. 그렇다고 현대백화점이 시장 점유율을 늘려 실적을 크게 개선시키기에도 무리가 있다. 다만, 최근 현대백화점이 보여준 경영 전략 변화를 감안하면 실적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과도하게 낮아진 밸류에이션을 안전마진으로 삼아 최악의 시기가 지나가고 있는지,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 여지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표] 현대백화점 PER, PBR 차트

(자료: 아이투자)

▷ 아울렛 사업 진출과 임차 매장 도입으로 변화 모색

2015년부터 현대백화점의 각종 수익성 지표들이 안정됐다. 2011년 4366억원에서 2014년 3637억원으로 줄었던 영업이익은 2015년 3628억원을 기록해 역성장을 멈췄다. 이후 영업이익은 2016년 3832억원, 2017년엔 3980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순이익도 2015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반등했다.

ROIC 하락 속도도 느려졌다. ROIC는 투하자본수익률로, 세후영업이익을 투하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현대백화점과 같이 설비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기업의 수익성을 분석할 때 유용한 지표다. ROIC가 10%인 회사는 1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세후영업이익 10억원을, 15%면 15억원을 벌어들인다. 따라서 ROIC는 높을수록 좋다.

현대백화점의 ROIC는 2011년 10.2%에서 2014년 7.0%로 하락했다. 2015년과 2016년은 6.7%, 2017년은 6.9%를 기록했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길고 긴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표] 현대백화점 영업이익, 순이익, ROIC 추이

* 2017년은 3분기 연환산(직전 4개 분기 합산) 실적
*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료: 아이투자)

2015년은 현대백화점의 경영 전략에 두 가지 변화가 나타난 시기다. 아울렛 사업 확장과 임차 매장 도입이다. 그간 백화점 사업에만 집중하던 현대백화점이 아울렛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또한, 모든 점포를 소유하던 정책에서 벗어나 임차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 아울렛 진출은 생존전략, 예상보다 입점수수료율 높아

현대백화점은 최근 본업인 백화점보다 아울렛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 3분기까지 5개 아울렛을 오픈했다. 2014년 5월 가산 아울렛(타사 아울렛 위탁경영)을 시작으로 김포, 동대문, 송도, 가든파이브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향후 출점 계획도 아울렛에 집중됐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까지 대전, 남양주, 동탄, 여의도 4개 점포를 낼 것이라 밝혔다. 이 중 여의도를 제외한 3개 부지에 아울렛이 들어선다.

[표] 현대백화점 아울렛 출점 현황

(자료: 아이투자)

아울렛 진출 시기는 경쟁 업체에 비해 다소 늦은 편이다. 현대백화점이 가산아울렛 위탁 경영을 시작한 2014년 롯데쇼핑은 13개, 신세계는 3개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었다. 다만, 사업 진행 속도는 빨랐다, 2018년 1월 현재 5개 아울렛을 운영해 단순히 매장 개수로는 신세계(5개)를 따라잡았다.

현대백화점의 아울렛 사업 확장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성장 시대를 맞아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백화점보다 아울렛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2011년 이후 국내 백화점 시장은 30조원 규모에서 성장이 멈췄다. 반면, 아울렛 시장 규모는 2011년 7.9조원에서 2016년 14.3조로 커졌다. 2017년은 16.4조원이 예상된다. 지난 6년간 아울렛 시장 연 평균 성장률은 12.9%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아울렛 시장이 2020년 19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의 아울렛 진출을 단순한 외형 확장으로 보긴 힘들다. 소비 풍토 변화로부터 살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표] 국내 아울렛, 백화점 시장 규모 추이

(자료: 아이투자)

백화점 업계가 아울렛 사업에 뛰어든 것을 탐탁치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아울렛 입점수수료가 백화점에 비해 낮은 탓에 ‘제 살 깎아먹기’란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백화점 업계의 아울렛 경영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입점수수료 차이(백화점 30%, 아울렛 20% 내외)로 인해 회사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현대백화점의 아울렛 운영 전후 입점수수료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입점수수료율은 순매출액(입점 업체들로부터 받은 수수료)을 총매출액(백화점, 아울렛 등에서 판매된 물품의 거래액 총합)으로 나눠 추정한다. 현대백화점의 총매출액은 2011년 4.3조원에서 2017년 5.7조원으로 늘었다. 특히 아울렛 점포를 확장한 2015년부터 총매출이 빠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순매출액은 1.4조원에서 1.8조원으로 증가했고, 입점수수료율은 33.2%에서 32.2%로 소폭 내리는 데 그쳤다.

[표] 현대백화점 입점수수료율 추이

(자료: 아이투자)

이는 현대아울렛 입점수수료율이 백화점보다 크게 낮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실제 백화점 업계는 아울렛 사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업체들에 비해 입점수수료를 높게 책정했다. 마리오아울렛, 모다아울렛 등이 10% 후반에서 최대 20%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데 반해, 롯데와 신세계 아울렛은 입점 업체로부터 매출의 25%를 수수료로 받는다.

현대백화점은 후발주자 위치를 감안해 아울렛 입점수수료율을 20% 초반으로 정했다. 유명 브랜드를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롯데와 신세계에 비해 다소 낮은 수수료를 감수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수수료 정상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몇 년간 아울렛 사업에서 모객, 매출 능력이 검증됐기 때문에 경쟁사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백화점 업체가 아울렛에서 높은 입점수수료를 받는 건 오랜 기간 백화점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브랜드 파워가 힘을 발휘한 덕분이다. 백화점은 중소형 아울렛 업체에 비해 고객을 끌어 모으고 브랜드를 유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러한 능력은 자연스레 매출로 연결됐다. 현대백화점이 위탁 운영하는 가산아울렛은 위탁운영 1년만에 총매출이 30% 증가하고, 방문 고객수가 2배로 늘었다.

▷ 임차 점포 도입, 사업 안정성 높이고 현금흐름 개선

현대백화점이 2015년 이후 임차 매장을 도입했다. 2014년까지 모든 점포의 부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했으나, 2015년 오픈한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은 점포를 빌려 사용한다. 2017년 3분기 기준,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과 현대아울렛 동대문점, 가든파이브점 총 3개 점포가 임차 매장이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오픈을 앞두고 있는 동탄 아울렛, 여의도 파크원 백화점도 임차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 밝혔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점포 소유’ 사업 모델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토지를 직접 매입하고 건물을 세워 점포를 늘려 왔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올라 설비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했고, 2015년 이후 투자비 조달 금리까지 상승했다. 초기 투자를 회수하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현대백화점 투자 수익률은 (ROIC-조달금리)로 볼 수 있다. 그간 차입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점포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ROIC에서 조달금리를 뺀 투자 수익률은 2011년에서 2013년 7%~8%를 유지했지만, 2017년 5.2%까지 하락했다.

[표] 현대백화점 ROIC(A), 조달금리(B), 투자 수익률(A-B) 추이

*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료: 아이투자)

투자 수익률이 8%일 때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까지 12.5년이 걸렸다. 5%로 낮아진 상태에선 회수에 20년이 걸린다. 백화점 업황 침체가 지속되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돼 투자수익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20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소유 방식으로 신규 점포를 오픈하긴 무리라는 입장이다.

임차 점포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계책이다. 현대백화점은 디큐브시티, 동대문, 가든파이브 등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개발한 유명 복합상권에 입점하는 방식을 택했다.

* 디벨로퍼: 땅 매입부터 설계, 시공, 사후 마케팅까지 부동산 개발 전 과정을 담당하는 업체

복합시설의 경우 교통 거점을 기반으로 대형 유통업체, 호텔과 같은 편의시설이 동반 입점해 유동인구가 많다. 신도림역에 위치한 디큐브시티는 현대백화점, 쉐라톤호텔, 롯데시네마, 사무실, 주거시설이 갖춰진 단지다. 현대백화점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백화점은 성장을 위해 대규모 점포 확대가 선행돼야 하는 설비투자형 사업 모델이었으나, 임차 방식에선 투자 없이도 점포를 늘릴 수 있다. 디벨로퍼로부터 임차한 건물을 백화점 입점 업체에게 더 비싼 가격으로 빌려 주는, 사실상 ‘임대업’으로 사업 구조가 전환된다.

현대백화점처럼 모객, 브랜드 유치 능력이 좋은 기업은 임차 점포 확대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수익을 내는 핵심 자산이 유형자산(백화점 설비)에서 무형자산(‘현대백화점’이라는 브랜드)로 변하는 덕분이다. 특히, 설비투자가 줄어 기업의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가용현금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

▷ 주주환원정책, 저평가 탈피하기 위한 돌파구 될 것

‘가용현금 확대’가 현대백화점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소액주주들이 현대백화점에 주주정책을 강화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 집회를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소액주주를 위한 주주간담회를 개최하겠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주주정책에 대한 요구는 커졌지만 현대백화점은 현금 여력이 큰 기업이 아니다. 안정적으로 이익을 냈으나, 매년 수천억원을 유형자산 투자에 쏟아 부은 탓에 잉여현금흐름은 대부분 (-)를 기록해 왔다. (+)를 낼 때도 규모가 1000억원 미만에 그쳤다.

이로 인해 현대백화점은 주주정책에 다소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5년간 시가배당률은 1%를 밑돈다. 2016년 배당성향(배당총액/당기순이익)은 6%로, 코스피200에 속한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 22.8%에 비해 매우 낮았다. 경쟁사 롯데쇼핑의 2016년 배당성향은 35%였다.

[표] 현대백화점 잉여현금흐름, 주당배당금 차트

(자료: 아이투자)

기업의 역할은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기업은 이를 위해 주가를 부양하거나 주주환원을 펼치는데, 기업이 속한 사업의 성장률에 따라 자본 운용 정책이 변한다.

고성장기 기업은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에 사용한다. 재투자를 통해 이익 덩어리를 늘린다면 단기적으로 주당순이익과 배수(multiple)의 곱으로 산정되는 주가가 상승하길 기대할 수 있다. 성장률이 높은 시기엔 배당을 지급하기보다 재투자로 주가를 부양하는 편이 주주 수익률을 크게 높여 준다.

현대백화점과 같이 성숙기에 진입한 기업은 환원정책으로 주주이익을 늘린다. 주주환원정책은 크게 주식소각, 배당으로 구분된다.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소각해 주주들의 주당가치(EPS, BPS 등)를 높이거나, 이익 일부를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재투자를 통한 실적 성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주이익을 직접적으로 늘리는 수단이다.

다만, 저성장 기업의 주주환원정책은 지속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익이나 잉여현금이 줄어 단발성 정책으로 끝나게 된다면,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아울렛 진출을 통해 백화점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아울렛 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아울렛 시장에 안착해 2015년~2017년 이익 반등에 성공했다. 수십년간 쌓아온 유통업 노하우와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면 이익 안정성은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다.

문제는 잉여현금흐름이다. 지속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기 위해선 잉여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를 유지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열쇠가 임차 점포 확대 정책이다. 설비투자를 줄임으로써 주주들에게 환원할 수 있는 잉여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새정부는 기업들에게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기관투자자들이 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도록 장려했고, 기업도 이에 부응한 주주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잉여현금의 50%를 주주환원정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 규모는 70조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은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주주환원정책이 중요해졌다. 성장 정체로 인한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고, 정부는 국내 대표 기업들에게 주주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한다.

현대백화점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시기다. 2015년 이후 경영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이익 안정성이 높아졌다. 중장기적으로 잉여현금이 쌓일 가능성도 커졌다.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주주정책을 펼칠 기반은 마련됐다.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현대백화점이 오랜 저평가를 탈피하길 기대한다.

이 정보는 투자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행해진 거래에 대해 아이투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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