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처리 업체 코엔텍이 지난해 연간 배당금을 예년보다 16배 확대했다. 맥쿼리 그룹 사모펀드가 작년 4월 최대주주가 된 뒤 나타난 변화다. 실적 또한 폐기물 처리 단가 상승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배당을 뒷받침했다.

코엔텍은 2018년 보통주 배당금으로 주당 400원을 지급한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해마다 25원을 지급한 점과 비교하면 무려 16배나 늘린 금액이다. 2017년 12억원이던 배당 총액은 19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배당수익률이 훌쩍 높아졌다. 2018년 배당금에 연말 종가를 반영한 배당수익률은 5.2%다. 현금배당 계획을 발표한 691개 상장사 중 상위 4%에 속한다. 매년 25원을 지급하던 과거 5년간 배당수익률은 0.5~1.1%에 불과했다.



그간 쌓아온 현금이 배당을 늘리는데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코엔텍은 2018년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873억원을 보유했다. 2014~2015년 2공장을 건설한 이후 별다른 시설 투자 없이 이익 대부분을 현금으로 쌓았다.

배당 총액으로 책정한 199억원은 3분기 말 현금성자산의 23% 규모다. 현금 및 금융자산에서 배당 총액과 차입금을 모두 제외해도 시가총액 대비 9%인 371억원이 남는다.

이런 가운데 코엔텍은 2018년부터 기존 단기 금융상품을 만기가 더 짧은 상품으로 변경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재무상태표에서 단기 금융상품을 모두 현금성자산으로 계상하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당좌자산 중 가장 환금성이 좋은 것으로 현금, 수표, 만기일이 3개월 이내인 금융상품 등이 속한다.



◆ 코엔텍, 2017년 4월 맥쿼리 그룹 사모펀드가 인수

코엔텍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변경된 점이 배당을 확대한 배경으로 주목받는다. 2017년 4월 기존 최대주주 후성에이치디에스를 비롯한 특수관계자 6인은 지분 33.63%를 그린에너지홀딩스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분 매각 대금은 795억원이며 이와 별도로 코엔텍의 신규 매립 부지 인허가가 성공할 경우 약 200억원을 추가 지급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를 모두 포함하면 그린에너지홀딩스의 코엔텍 매수 단가는 주당 5917원이다. 당시 주가보다 약 60%에 이르는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그린에너지홀딩스는 맥쿼리코리아 오퍼튜니티즈 PEF(사모펀드) 3호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다. 즉, 맥쿼리 그룹이 사모펀드를 통해 코엔텍의 새 주인이 된 셈이다. 맥쿼리는 코엔텍 인수에 앞서 대길산업, 진주산업 등 국내 폐기물 업체들을 사들이며 해당 업계에 관심을 보여왔다.

2018년 3분기 말 기준 그린에너지홀딩스가 보유한 코엔텍 지분율은 59.29%다. 처음 지분을 인수한 이후 추가 매수를 통해 지배력을 더욱 키웠다. 보유 지분율을 감안하면 그린에너지홀딩스는 2018년 배당금으로 118억원을 지급받는다. 아직 인수 대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한 만큼 올해도 코엔텍이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 2018년 매출 18%↑·영업익 58%↑…단가 상승 수혜

이익이 고성장한 점도 배당 확대를 뒷받침했다. 코엔텍이 배당과 함께 발표한 2018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722억원이다(이하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8%, 52% 늘어난 293억원, 24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실적 성장에 대해 "폐기물 처리 단가 상승으로 소각과 매립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폐기물량은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는 데 비해 처리 시설은 확충이 부족해 단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코엔텍의 2018년 3분기 소각 처리 단가는 톤당 15만2100원으로 전년 평균 단가인 12만4600원 대비 2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립 처리 단가도 7만7500원에서 11만7200원으로 52% 올랐다.

코엔텍은 2015년 58.2만㎥ 규모 매립장(3공구)를 확보해 폐기물 처리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었다. 현재는 유휴 부지를 신규 매립장(4공구)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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