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5일) 주식 시장은 오랜만에 크게 하락했습니다. 코스피가 101.48 포인트(4.76%) 하락한 2030.82, 코스닥 지수는 52.91 포인트(7.09%) 내린 693.15를 각각 기록했는데요. 특히 잠잠했던 오전과 달리 오후 들어 하락이 급격히 진행돼 '갑분싸' 증시를 연출했습니다. 지난 3월 코로나 급락을 겪지 않았다면 꽤 당황했을 법한 하락입니다.

* '갑분싸' :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 를 줄여 이르는 신조어. ‘예컨대 누군가의 썰렁한 이야기로 인해 분위기가 싸해졌을 때 ‘아… 갑분싸’ 등과 같이 사용한다(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 우려, 급랭 되는 남북관계 등 이번에도 어김없이 급락의 배경을 설명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그동안 너무 많이, 빠르게 올랐다"가 아닐지요. 3월 19일 올해 저점 이후 지난 금요일(12일)까지 코스피는 48%, 코스닥 지수는 무려 77.8%나 거의 쉬지 않고 급반등했으니 말입니다.

오후 들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증시에 어제 하루 냉온탕을 오간 종목도 속출했습니다. 특히 최근 투자자의 주목을 받으며 어제 오전만 해도 급등하다가 종가에 상승 폭을 반납한 경우가 눈에 띕니다. 개별 기업의 문제라기보단 시장 전체 영향을 받은 만큼 시장이 안정되면 주가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 주가가 비싸지 않은 우량기업이라면 확률이 더욱 높겠죠.

이런 종목을 찾기 위해 몇 가지 조건을 적용했습니다. 우선 어제 장중 최대 주가 상승 폭 5% 이상, 종가는 전일비 -3% 이상인 종목을 골랐습니다. 전일비 하락률이 더 큰 경우는 주가가 급등락하는 '테마'에 거론된 경우가 많아 제한을 뒀습니다.

다음은 우량주를 거르기 위해 주식MRI 점수 15점 이상으로 한정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재무적으로 큰 약점이 없는 기업들만 남습니다.

위 과정을 거친 기업들을 주가 반납 폭이 큰 순서로 정렬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장중 10% 올랐다가 종가는 전일 대비 -1%로 끝났다면 주가 반납 폭은 10% - (-1%) = 11%p로 계산합니다.

상위 20종목을 집계해보니 JW생명과학, 미스터블루, 한글과컴퓨터, SK, 콜마비앤에이치 등 최근 시장에서 핫했던 종목들이 여럿 보입니다. NPC와 대한약품, 에스텍파마 등은 어제 오전 갑자기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가 반나절 만에 반납한 경우입니다.

위와 같은 접근법은 기본적으로 '저평가 우량주'를 기반으로 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자칫 너무 비싸거나 별로 우량하지 않은 데도 주가 움직임만으로 종목을 찾는다면 극심한 변동성을 이기지 못해 투자를 그르칠 수 있습니다.

단 위 20종목의 저평가 여부는 각각의 기업별로 좀 더 따져봐야 합니다. 기본적인 PER, PBR, ROE만 살펴도 충분히 일차적으로 가려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관심 가는 종목을 골라 성장성이나 사업 경쟁력 등 질적인 분석까지 더한다면 시장 급락 때 좋은 기업을 '줍줍'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