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한솔제지, 경쟁사 생산중단 반사이익…PBR 0.57배

한솔제지의 주가는 27일 오전 10시 53분 현재 전일 대비 3.07% 오른 1만5100원이다. 2020년 1분기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한솔제지의 주가수익배수(PER)는 6.4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7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78%다.

2020년 1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기준 한솔제지의 자기자본은 5905억원, 같은 시각 시가총액은 3594억원이다. 한솔제지의 자산에서 부채를 모두 빼고 시가총액 대비 64% 많다. 다시말하면 한솔제지의 자본은 43% 할인돼 주식시장에서 거래된다. 자산대비 저평가된 한솔제지의 사업과 재무상태, 수익성 등은 어떨까.

한솔제지는 한솔그룹 계열사로 종합제지업체다. 백상지, 아트지, 백판지 등 인쇄 소재와 특수소재, 패키징 소재를 만든다. 또한 지난 2017년 한솔홀딩스 자회사인 한솔아트원제지를 흡수합병했고 인쇄용지 설비 중 일부를 개조하여 감열지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국내 감열지 시장 내 80~90%를 공급 중이다.

산업용지는 의약품, 제과, 생활용품의 포장지에 쓰이며 최근 택배 연관 수요가 늘었다. 인쇄용지는 교과서, 다이어리, 캘린더 등에 사용된다. 특수지 중 감열지는 특수약품을 처리해 열을 가하면 글자나 이미지 등이 표현되는 종이로 영수증, 티켓, 복권 등에 쓰인다. 또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펄프와 고지가 필요하다. 한솔제지는 인도네시아, 칠레 등으로부터 펄프를 수입하고 산업용지의 주요 원재료인 고지는 대부분 국내 고지를 이용한다.

최근 분기인 올해 1분기엔 수익성이 2배가량 개선됐다.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11억원에서 94% 증가한 409억원이다. 이는 작년 연간 영업이익의 39%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4284억원,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0% 늘어난 230억원이다.

특히 신풍제지의 생산 중단에 따른 반사이익이 작용했다. 게다가 산업용지 판가가 전년 동기 대비 2% 내외 상승한 가운데 주요 원재료인 고지 가격이 kg당 214원(2019년 1분기)에서 올해 1분기 173원으로 내렸다. 덕분에 1분기 매출원가율이 77.8%로 전년 동기 83.3%에서 5.5%p 하락했다. 다만 특수지와 인쇄용지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272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도 이익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산업용지의 호조가 지속되며 그동안 부진했던 인쇄용지와 특수지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현대차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반사수혜 덕에 산업용지 시장점유율이 확대됐으며 코로나19에 따라 택배 물량이 늘면서 제과 및 식품 박스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전했다. 여기에 인쇄용지 부문은 펄프가격의 하향 안정세와 단가 인상 효과 등으로 양호한 수익성이 유지되고 특수지의 경우 택배 물량 증가에 따른 라벨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 내다봤다.

한솔제지 주가는 지난 3월 급락 이후 반등해 지난 5월 6일 52주 최고가 1만6450원을 기록했다. 잠정 실적을 발표한 4월 29일 11% 급등해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한솔제지의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016년 하반기 이후 1배 아래로 형성됐다. 이번 급락 땐 가장 낮은 0.4배를 기록했다. 최근 주가가 상승한 덕에 PBR은 급락 전 수치와 유사해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등락은 거듭했다. 현재 기록 중인 6.8% ROE는 지난해 연간 기준 ROE 대비 3.4%P 개선됐다.

한솔제지의 자산 중 유형자산 비중이 가장 크다. 올해 1분기 말 유형자산은 1조596억원으로 이익잉여금 1345억원보다 많다. 여기에 투자부동산 456억원을 보유 중이다. 투자부동산 내역을 살펴보면 작년 4분기 취득금액 217억원과 기타유형자산 중 일부를 대체한 239억원이 반영됐다. 또한 올해 2월엔 백판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전공장 설비를 개조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323억원 규모 설비투자로 내년 7월까지 진행된다.



재무 안전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20년 1분기 기준 부채비율 188%, 유동비율 82.7%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 유동비율이 100% 이상이면 안정적이라 판단한다.

한편 이날 한솔제지는 1000억원 규모 무보증사채의 발행금리가 2.541%로 확정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발행한 3년물 700억원 모집에 발생금리를 민평금리 대비 0.67%p까지 높였고 모집총액을 1000억원으로 증액했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3곳이 공동대표주관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