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어제 급기야 사상 첫 마이너스 가격까지 연출했습니다. WTI 5월물 가격이 배럴당 -37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과 저장 공간 부족, 선물 만기일이 겹치면서 이론상으로만 가능했던 일이 현실이 됐습니다.

최근 유가 급락은 많은 개인의 투자로 이어져 더욱 관심을 모읍니다. 원유 가격과 유사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WTI원유 선물 ETN' 같은 이름도 생소한 종목에 수 천억원의 투자금이 몰렸습니다. 너무 많은 매매 때문에 실제 원유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거래까지 정지된 상황입니다.

다만 롤오버 등 원유 선물 투자의 기본 구조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큽니다. 하루 수십 %의 등락을 보이는 극심한 가격 변동까지 겹쳐 시간이 갈수록 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습니다.

현재 원유를 사는 투자자의 공통 바람은 "원유가 급락해 곧 오른다"입니다. 그런데 요즘처럼 코로나19, 정치적 상황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때는 쉽게 가격을 전망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롤오버 비용 등 단순히 원유 가격 반등만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오히려 원유 가격이 당분간 현재 낮은 수준이 유지됐을 때 돈 버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석유화학 기업 중 일부는 제품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가 벌어져 단기간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제품가에 비해 원재료 가격이 급락해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아래는 이런 유형에 해당했던 2개 기업의 과거 이익률 차트입니다. HDC현대EP와 송원산업이란 회사인데, 둘 다 2015년과 2016년 상반기까지 영업이익률이 급상승했습니다. 2014년 4분기부터 국제 유가가 급락해 원재료 가격이 낮아져 호황을 누렸습니다. 이들 기업의 제품가격도 하락했지만, 원재료 가격 하락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하 폭이 적었습니다.

* 위 2개 기업은 과거 사례를 보여드리기 위해 소개했습니다. 이번 유가 급락 때도 같은 수혜를 입을 거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각 기업의 제품가격 추이, 공급량 변화 등을 더 분석해야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성급한 투자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3월부터 급락한 원유 가격은 빠르면 1분기, 늦어도 2분기엔 해당 기업 실적에 직접 반영됩니다. 따라서 과거 유가 하락기의 실적 변화, 올해 1분기 실적 등을 검토하면 실제 수혜를 받은 기업을 압축할 수 있습니다. 아이투자는 이런 유형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주 위주로 정리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