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 연일 롤러코스터 증시, 이럴 땐 흔하다?

최근 며칠 증시는 '롤러코스터'란 단어가 절로 연상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수가 연일 5% 이상 변동을 기록해 개별 종목의 주가 또한 10% 이상 상승과 하락이 흔한 일이 됐습니다. 매수 또는 매도 사이드카란 생소한 용어도 계속 들려오는 등 평소와 다른 요즘을 실감케 합니다.



비교적 최근에 투자를 시작하셨다면 지금 시장의 급등락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시장이 오를 땐 다 잘 될 것 같다가도, 다음 날 급락하면 금방이라도 세상이 어떻게 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현재 주식 시장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이런 급등락은 상당히 빈번했습니다.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절정에 달했던 2008년 9월 25일~11월 24일까지 두 달간 일별 주가지수 변동을 찾아봤습니다.

* 일일 변동 폭이 5% 미만인 일부 날짜는 생략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기간 코스피는 35.4%, 코스닥 지수는 37% 각각 하락했습니다. 과정을 보면 코스피의 5% 이상 급등은 4번, 5% 이상 급락은 7번이나 됩니다. 코스닥 지수는 각각 5번, 9번으로 더욱 빈번했습니다. 3~4일에 한 번꼴로 지수가 급등락하는 나날이 두 달 동안 계속된 셈입니다.

당시 주가의 하루 상하한가 제한 폭이 15%로 지금(30%)의 절반이었음을 고려하면 증시 변동성이 얼마나 컸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특히 10월 22일부터 10월 27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코스피 21%, 코스닥 25.7%의 급락은 투자자들을 '패닉'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지요. '코스피 500 간다'는 얘기가 등장한 것도 이때입니다.



올해 2월 중순까지만 해도 2200선에 있던 지수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지 한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시장의 급등락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매우 예민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주식 시장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언론에 연일 대서특필되는 것도 이런 시기입니다.

한 가지 다행은 시장의 이런 급등락이 바닥을 지날 때 늘 나왔던 현상이란 점입니다. "바닥이냐 아니냐"를 두고 투자자들이 갑론을박을 벌일 때 시장은 아무도 모르게 변곡점을 지나곤 했습니다.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바닥이었다는 걸 확인하게 되지요.

2008년 말 주식 시장은 11월 말 이후로도 3개월이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연말까지 V자 반등에 성공해 위기 때 현명한 판단을 내린 투자자에게 과실을 안겼습니다.

대규모 전염병이라는 생소한 상황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주식 시장의 회복을 논하기는 섣부릅니다. 다만 지금 주식 시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12년 전, 그리고 그 전에 있었던 대형 위기의 양상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마무리까지 비슷하기를 기대해봅니다.

p.s : 요즘처럼 지수 등락 폭이 클 때는 하루 이틀의 타이밍을 노리는 매매의 유혹도 강합니다. 성공한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실패한다면 가뜩이나 움츠러든 마음에 더욱 타격이 갑니다. 조울증이 극심한 미스터마켓의 기분을 맞추기보단 좋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