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움직이는 3대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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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편집자주: 아래 글은 지난 30년간 퀄리티 성장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린 영국 세일런투자운용Sailern Investment Management의 창업자 겸 CEO 피터 세일런의 최근 저서 “최고만이 성공한다(번역서 가제; 원제-Only the Best Will Do)"의 일부 내용을 발췌, 요약한 글입니다. 현재 시장 상황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있어 소개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퀄리티 성장기업이란 기본적으로 재무상태가 우수하고, 그간 이익이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미래 이익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높은 기업을 말합니다.]

* 출처: 피터 세일런(Peter Seilern), “최고만이 성공한다(Only the Bes Will Do)" 제 2장 ”The Bigger Picture" 중 일부 내용 발췌, 요약.

좋은 경영진은 시기가 좋든 나쁘든 기업의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증대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지만, 최고의 퀄리티 성장기업도 경제, 정치, 사회의 보다 광범위한 현상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퀄리티 성장투자자는 전체 시장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이런 현상들을 인식하고 면밀히 모니터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런 현상들을 자신의 투자전략에 맞게 적절히 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투자자의 초점은 항상 그가 보유한 기업들--그의 투자수익의 원천이 되는 엔진--에 있겠지만, 불가피하게 외부적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시기가 있을 수 있다. 이때의 과제는 그런 사건들에 침착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무엇이 시장을 움직이는가?
투자자는 시장을 구성하고 있으며 상승이든 하락이든 시장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시장 구성요인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세 가지 요인은 성장, 유동성, 그리고 밸류에이션이다.


1. 성장률

경제성장은 주식시장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 중 하나이다. 강세장은 한 국가의 경제성장을 반영한다. 주가상승은 그 국가의 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개별 기업들의 이익 성장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보다 강한 이익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상승하며, 주가 그 자체가 미래의 경제발전을 알려주는 주요 선행지표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런 선행지표 역할은 반대 방향으로도 작동한다. 요컨대, 앞서 발생한 상당한 주가하락은 그 몇 달 후에 나타날 경제상황 악화의 전조가 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 때문에 꽤 많은 경우, 주식시장은 ‘항상 옳다’고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한 국가의 통계전문가들이 경기침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을 때, 그 경기침체가 시작되기 이미 몇 달 전에 주식시장이 하락한 것으로 밝혀지는 것은 실제로 우리가 볼 수 있는 사실이다. 미래의 경제성장 경로를 미리 살피고 예측하는 것은 주식시장이 해야 할 일이다. 사후에 보면, 주식시장은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한다.

유일한 문제는 ‘모든 경기침체에는 그 전에 주식시장 하락이 선행하지만, 모든 주식시장 하락이 향후 경기침체를 알려주는 전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달리 말해, 주식시장은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는데, 대개 이런 일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감정에 굴복하거나 놀랄만한 어떤 새로운 사건이 벌어져서 비합리적인 공포나 희망을 자극할 때 발생한다. 이런 사건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기여하는 요인들 중 하나이다. 바로 이런 시기에 주가는 펀더멘털 가치에서 벗어나 현명한 투자자들이 유리하게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식시장 하락이 미래의 경제하락을 미리 알려주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잘못된 신호를 내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고 이를 구분하는 것은 애널리스트들이 해야 할 일의 일부이다.

퀄리티 성장포트폴리오가 경기침체기에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로 구성된다 해도, 이 포트폴리오도 하락하는 주식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강철심장과 여분의 현금을 갖고 있는 경험 많은 투자자에게 약세장은 결국 항상 새로운 매수기회를 제공해준다. 경제는 회복하기 시작할 것인데, 그런 일이 벌어지기 몇 개월 전 주식시장은 이미 상승하기 시작한다. 투자가가 그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퀄리티 성장기업의 주식을 추가로 더 매수함으로써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전체적인 경제사정 때문에 주가가 억눌려 있을 때 고퀄리티 성장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그 후 몇 년 간 뛰어난 포트폴리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확실한 한 방법이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을 찾는 일은 말은 쉬워도 실제로 행하긴 어려운 법이다. 그 이유는 심각한 손실로 휘청거리고 있는 투자자는 극심한 공포에 빠져 있고 언론에는 우울한 뉴스와 회고적 넋두리만 가득 찬 바로 그런 매우 어두운 시기에 그런 가능성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전체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기업의 이익도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소수의 고퀄리티 성장기업들은 거의 모든 종류의 경제적 시나리오 하에서도 뛰어난 성장을 누릴 수 있음을 증명한 기업들로 국한되어 있다. 약세장에서 이들의 재무실적은 대부분의 다른 기업보다 좋을 것이다--‘그리고’ 그 후 회복기에는 상당히 강할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절대적인 견지에서 기업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의 정도를 끌어내고 동시에 제한하는 요인이다.

성장과 관련해 투자자가 직면하는 가장 큰 위험은 경제성장을 갑자기 멈추게 만들 수 있는 그리고 투자자가 통제할 수 없는 그런 매우 희귀한 외부적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받는 경우다. 1970년대의 오일쇼크가 그 좋은 예다. 초강대국 간의 무역전쟁이나 군사분쟁은 보다 최근에 발생한 사례라 하겠다.

2. 유동성

경제주기와 주식시장 움직임은 세계경제 혹은 국가경제의 유동성의 양이라는 두 번째 변수에도 영향을 받는다. 대체로 유동성이란 소비자, 생산자, 그리고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의 양 혹은 지출력을 말한다. 이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거시경제적 의미에서 유동성은 은행 차입금처럼 유통되고 있는 혹은 이용가능한 통화의 양을 말하며, 중앙은행들도 통화정책 운용을 통해 어느 한 시점에 이용 가능한 유동성의 양을 결정하는 데 깊이 관여한다. 미시경제적 의미에서 유동성은 기관 혹은 가계 계정에 있는 투자되지 않은 자금의 양을 말한다. 가계에서 그것은 저축이며, 수입과 지출의 차액이다.

유동성은 경제에 기름칠을 해주는 윤활유일 뿐만 아니라 주식과 채권시장에 흘러들어가는 자금의 양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중요하다. 요즈음 중앙은행들은 유동성과 관련된 모든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 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대로 자금의 양(통화량)을 제한하거나 늘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을 컨트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능력을 사용한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은 최대한도로 무제한 자금을 창출하기 위해 자신의 권한을 사용해 왔다(금리인하 그리고 양적완화로 알려진 정책들). 그리고 이런 새로운 자금은 은행들이 보다 기꺼이 대출에 나서게 할 요량으로 은행시스템 재량에 맡겨졌다. 동시에 중앙은행은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예금에 가끔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함으로써 은행들이 과도한 준비금을 쌓아두지 않도록 만들기도 한다.

최근 경제시스템에서 움직이는 유동성의 양은 여전히 풍부한데, 많은 사람들은 이런 풍부한 유동성을 지난 10년간 진행되었던 주식시장 강세의 한 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앙은행들의 정책은 물론이고, 특히 금리와 유동성 동향을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 요인들은 금융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의 양과 모든 종류의 기업들이 그 안에서 운영되는 경제 환경에 유입되는 자금의 양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은행과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완화하거나 긴축하는 정도는 미래의 인플레이션율과 경제성장률에 핵심적인 변수이며, 따라서 기업 수익성의 미래 양상을 좌우하는 핵심 동인이다.

3. 시장 밸류에이션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의 역할은 금리를 이용해 각 상장기업의 미래이익을 할인하여 이를 현재가치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 가치는 종종 PER(주가수익비율)로 표현되는데, PER은 개별 기업의 현재 이익 대비 시장주가를 배수로 표현한 것이다. 시장 전체의 PER도 계산할 수 있다. 자금조달비용, 요컨대 금리의 변동이 개별 주식 및 전체 시장의 PER에 영향을 미친다.

밸류에이션은 투자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논의되는 주제 중 하나이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를 우선순위 리스트 상단에 올려놓고 있다. 결국 이들은 투자기회(밸류에이션)가 쌀수록 수익은 더 많이 올릴 수 있고 손실은 더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밸류에이션이 높을수록 평가손실이든 영구손실이든 돈을 잃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가치투자로 알려진 투자스타일로 끌리게 되는데, 가장 극단적인 가치투자는 벤저민 그레이엄이 말한 이른바 넓고 강력한 안전망(안전마진을 말한다)을 가진 주식으로 특징 지워진다. 벤저민 그레이엄에 따르면 이 안전망은 해당 기업의 주가와 순자산의 내재가치 간의 차이가 클 때 잘 확인된다.

따라서 투자자가 그 기업의 내재가치를 100으로 계산했는데 주가가 60이라면, 이 주식은 저가매수 대상이 되고, 주가가 70이나 80일 때보다 손실을 볼 리스크도 적은 주식이 된다. 물론 이런 설명은 그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가 정확한 것이란 가정에 기초한 것인데, 기업의 가치를 항상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레이엄 추종자들의 경우 기업에 대한 가격 책정은 그 기업의 순자산 가치와 연관시킬 것이다. 그러나 자산은 무형자산을 포함해 다양한 모습이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산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만만찮은 과제다.

이런 협의의 가치투자는 과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지금은 덜 실용적이다. 개별 투자자산과 전체 시장 모두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다른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밸류에이션은 세 개의 시장 작동요인 중 성장과 유동성에 의해 결정되면서도 그 두 요인과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 세 요인 중 가장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말하면,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평균 이상의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고, 따라서 경제와 이익 성장이 더딘 환경에서보다--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진다. 반면 유동성이 부족하면 특정 밸류에이션의 신뢰성에 의문을 던질 수 있다

금리도 전체 시장과 개별 기업의 현재가치를 구하기 위해 미래이익을 할인하는 비율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현재 금리는 매우 낮은 수준이고,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이렇게 낮은 금리는 낮은 주가보다 높은 주가에 더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이런 환경은 비정상적이며, 심지어 인위적인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들은 미래이익을 할인하기 위해 사용되는 금리가 너무 낮으며, 이는 PER이 너무 높다는 것 따라서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게 될 것이란 걸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현재(2019년) 선진국 시장 밸류에이션에 대해 이런저런 주장을 할 여지는 많다. 나의 개인적인 견해는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비평가들이 틀렸으며, 이들은 현재의 표준이 된 저성장, 저인플레이션, 저금리를 가져온 뿌리 깊은 저변의 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힘을 이해하지 못한 일부 열정적인 가치투자자들은 지난 수년 간 매우 신중했고, 따라서 최근 역사상 가장 길었던 강세장 중 하나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말았다.

성장, 유동성, 밸류에이션의 조합을 면밀히 살펴야
퀄리티 성장투자자들이 얻어야 할 전체적인 교훈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이해하는 것은 자신이 책임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성장, 유동성, 밸류에이션은 서로 결합해 주식시장의 방향을 결정하지만, 이 세 요인은 여러 다른 방식으로 그리고 복잡한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다. 성장과 유동성이 없는데도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일 수 있고, 성장과 유동성이 풍부한데도--2000년 닷컴버블의 정점기에 그랬듯이--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은 수준일 수도 있다. 이 세 요인의 조합은 어떤 식으로든 가능하다. 투자자는 시장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이 세 요인이 어떻게 조합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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