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시장이 급락하면 대다수 종목의 주가가 매우 낮다. 지수의 바닥을 가늠하려는 노력은 성공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런 시기 어떤 종목으로 포트를 채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앞으로를 볼 때 더 중요하다.

아이투자(www.itooza.com)는 최근 급락한 우량주를 여러 아이디어로 스크리닝해 소개한다. 평소 스크리닝과 달리 '이럴 때가 아니면 이 가격에 오지 않는' 종목을 주로 찾는다. 지수가 현재의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적절한 시차를 두고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이번 리스트는 주가순자산배수(PBR)를 활용한다. 기업의 시가총액을 자본총계와 비교한 것으로 주식의 저평가 여부를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시가총액이 자본총계보다 크면 '프리미엄', 적으면 '할인'이 각각 적용된 상태로 구분한다. 그래서 투자자는 이 회사가 그렇게 평가받을 이유가 있는지만 따져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최근 5년 동안 줄곧 프리미엄을 받다가(=PBR이 1보다 크다), 이번 급락으로 PBR 1배 이하까지 내려간 20선을 찾았다. PBR은 회사가 돈을 버는 속도인 ROE의 영향을 받는데, 이 ROE는 5년 평균과 현재 모두 10%를 넘게 유지하는 기업만 대상으로 했다. 일반적으로 ROE 10% 이상을 오랫동안 유지한 기업은 PBR이 1배 이상에 형성된다.

마지막으로 2016년 이후 상장된 기업도 제외해 5년 이상의 통계를 낼 기간을 확보했다. 아래 표는 PBR이 1배에 가까운 순서로 정렬한 결과다.

집계된 20개 기업의 5년 PBR은 평균 1.73배에 달한다. 평소엔 자본 대비 73%나 프리미엄을 받는 기업이란 의미다. 5년 평균 ROE가 16%로 프리미엄을 받을 만큼 돈도 잘 버는 회사다.

16일 종가 기준 PBR은 평균 0.79배다. 5년 평균에 비해 55%나 낮다. 반면 ROE는 14%로 큰 차이가 없다. 개별 종목을 확인해도 쿠쿠홀딩스, 와이솔, 현대통신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ROE를 5년 평균과 엇비슷하게 유지 중이다.

이들 종목은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25% 급락했다. 이번 사태가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ROE도 하락할 수 있지만 이미 주가는 빠르게 떨어진 상태다. 20선 중 가장 5년 평균 PBR이 높은 민앤지는 한 달 동안 무려 39% 급락해 PBR이 1배 이하로 내려왔다. 2015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주식시장의 급락이나 급등은 전체 기간의 매우 짧은 구간에만 일어난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에 시장은 등락을 반복한다. 지금처럼 집중적인 하락을 겪을 때는 어떤 종목으로 포트를 채우고 견디는 지가 중요하다. 현금을 충분히 보유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투자자는 보유한 종목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시장 급등락에 더욱 흔들릴 수 있다.

지금 투자를 그만둘게 아니라면, 평소 같으면 오지 않았을 가격대에 거래되는 종목들에서 이 시기를 함께 넘길 후보군을 찾아보면 어떨까.

대한약품, 휴켐스, 한전산업, 유나이티드제약, 디에이치피코리아, 원익머트리얼즈, 백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