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책을 읽다 보면 가치투자 운용사들의 보유종목을 확인하라는 조언이 종종 등장합니다. 얼마 전 레터를 통해 소개해드린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의 '투자의 가치'도 가치투자 펀드가 신규 매수했거나 지분을 늘린 종목을 눈여겨 보라는 종목 발굴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 운용사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을 꼽습니다. 아이투자는 매월 정기적으로 이들 운용사의 매매 동향을 제공합니다(아이투자>지분추적>큰손동향 메뉴 참조).
위 두 운용사만큼 규모가 크진 않지만 VIP자산운용과 머스트자산운용 또한 가치투자 철학과 성과로 유명한 곳입니다. 특히 이 두 회사 모두 경영진이 아이투자(www.itooza.com) 사이트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지난 금요일 기준 두 회사의 보유종목 현황을 살폈습니다. 국내 상장사 중 5% 이상 지분을 공시한 기업이 대상입니다. 아래 표를 보면 각 운용사의 투자 스타일도 확연히 구분돼 흥미롭습니다.
먼저 VIP자산운용은 모두 9개 종목을 5% 이상 보유 중입니다. 10일 기준 평가액이 가장 많은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13일 5% 신규보유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작년 4월 2만605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계속 하락해 1만9000원 선에서 거래되면서 VIP자산운용도 지분을 늘린 것으로 보입니다. VIP자산운용은 메리츠금융지주도 5.25%, 825억원 어치 투자 중입니다.
이 밖에 매일유업, SK가스 등을 많이 보유했고 디티알오토모티브는 2015년 8월 이후 1% 이상 지분변동없이 꾸준히 지분을 유지 중입니다. VIP자산운용 보유 종목 대부분은 PER이 한 자리 수이거나 10~11배인 기업들입니다.
머스트자산운용이 5% 이상 보유 중인 상장사는 5종목입니다. 태영건설 지분을 15.85%, 평가액 1477억원 어치를 보유해 집중 투자 중입니다. 계룡건설 등 다른 4개 종목 평가액을 모두 합쳐도 589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태영건설 비중이 큽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017년 4월부터 태영건설에 3년째 투자 중입니다. 작년 12월엔 태영건설 측에 '거버넌스 위원회' 구축을 요구하는 등 경영 참여에도 의지를 보였습니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로 활동하며 국내에 SK, 한진칼, 삼성물산 등에 구축돼 있습니다.
특정 종목 집중투자 외에 또 다른 특징은 '절대 저평가' 투자입니다. 보유종목 PER과 PBR이 매우 낮습니다. PBR 1배를 넘는 종목은 없고, PER 또한 태영건설이 7.2배, 다른 3개 종목은 평균 2.5배에 불과합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PER이 가장 낮은 종목군을 보유한 운용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네요.
기관 투자자의 장바구니는 어디까지나 '힌트'를 얻기 위해 살펴봅니다. 어느 책에도 '묻지마 따라사기'를 권하는 조언은 없습니다. 종목 발굴 아이디어 차원에서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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