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고수 인터뷰] "주식으로 돈 벌려면 5가지를 지켜라"

'투자의 가치' 저자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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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가치투자의 명가로 불리는 VIP투자자문(현 VIP투자자산운용)에서 17년간 잔뼈가 굵은 베테랑 투자자가 쓴 책 '투자의 가치'가 올 초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현재 르네상스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는 이건규 대표가 그 주인공입니다. 책을 낸지 1년이 되어 가는 시점에서 저자를 다시 만나 책 안팎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투자의 가치’를 출판하고 1년 정도 시간이 지났고 그 동안에 새로운 회사의 대표로 취임하셨는데, 최근 근황은 어떠십니까? 회사는 잘 되고 있는지요?

올해 2월에 신영증권 출신 정규봉 공동대표와 창업을 했고, 9개월 만에 1,200억원의 자산을 모았으니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근 사모펀드와 관련된 시장의 노이즈가 발생하면서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불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장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력이 있는 상품은 내 놓는 것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다행히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수탁고는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올해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주식 성과는 어떠하십니까?

현재 대표상품인 멀티형 상품의 경우 상장주식과 비상장주식이 섞여 있는데, 상장 주식만 떼어서 평가를 해 보면 20%수준의 성과를 냈습니다. 다른 헤지펀드와 달리 숏(공매도) 포지션 없이 매수 포지션만 취했고, 레버리지를 전혀 쓰지 않고 만든 수익률이라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자산구성, 가입 시점 등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모든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10월 31일에는 상장주식 투자에 포커스를 둔 펀드를 처음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 약세장 속에서도 ‘투자의 가치’에서 언급한 리노공업이나 S-Oil은 괜찮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무학, 아모레G, 한국전력, DB와 같은 종목을 언급하셨는데 A/S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어떻게 평가를 하실 수 있을까요?


과거의 사례 차원에서 예를 든 종목들이라 대부분의 종목은 현재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리노공업은 5G폰 관련된 R&D 수요, 의료부분의 성과가 나오고 있고 S-Oil은 IMO 2020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리노공업은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 S-Oil은 IMO 2020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감안해야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화장품, 음식료 업종은 과거에 비해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투자 매력이 낮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은 아직 뚜렷한 회복 징후가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악의 관점에서 1~2년 묻어두는 투자를 할 수 있다면 괜찮은 대상이 될 수 있다 생각하며, DB는 무형자산 상각 비용으로 인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내년 추가적인 브랜드 로열티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 ‘투자의 가치’를 읽은 투자자들의 주식 성과는 어떠했을 것이라고 보시나요?

책 하나로 투자관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차트만 보고 투자하시던 분들이 기업의 펀더멘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게 되었다면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의 시장은 돈을 벌기가 쉬운 시장은 아닙니다. 전반적인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낮아진 가운데, 주식을 잘 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의 수익률 차이는 크게 벌어졌을 것으로 생각되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투자의 가치’를 읽은 독자들에게 해줄 만한 투자 조언은 어떤 것이 있으십니까?

주식투자에 있어서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요건을 말씀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개선될 확률이 높지만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할 것. 둘째, 인기주(고PER), 테마주(정치) 등 갑작스러운 급락이 나올 수 있는 주식은 피할 것. 셋째, 확신이 있는 주식의 경우 변동성이 크더라도 참고 기다릴 것. 넷째, 내가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해야 하고, 모르는 분야라면 준 전문가 수준으로 지식을 끌어 올릴 것. 다섯째, 시장 가격에 오류가 있을 확률이 높은 작은 기업에 투자할 것. 이렇게 다섯 가지 요인을 지키는 것이 주식시장에서 기대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가치투자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도 있습니다. 가치투자란 투자 철학이 앞으로 어떻게 미래 상황에 적응해나갈 거라고 보십니까?


가치투자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대중적인 가치주 펀드들의 성과가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펀드들의 수익이 악화된 이유는 펀드의 사이즈가 너무 커지게 되면서 구조적으로 시장을 이기기 쉽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치투자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투자방식이 존재하고, 모든 가치투자자들의 성과가 좋지 못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가치투자자들도 과거의 것만 지나치게 고수하기 보다는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꾸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 증시가 몇 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는데 미국 증시 등 해외 증시처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뭐라고 보십니까?

2010년 이전에는 중국의 고성장에 기대서 성장을 했는데, 이후 중국의 성장률 둔화, 자급률 확대 등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이 낮아진 탓이 가장 큽니다. 반대로 미국, 일본 등은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과 이에 따른 경제 성장률 회복에 따라 증시가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선진국 증시의 경우에도 유동성 공급 효과가 둔화될 수밖에 없는 가운데, 글로벌 5G관련 투자 확대, 전기차 보급률 상승 등에 있어서는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은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내년 혹은 앞으로의 주식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거시적인 이야기도 좋고 일부 종목군에 한정되는 이야기도 좋습니다.

저는 시장에 잠재되어 있는 급격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침체가 오기 위해서는 투자 뿐 아니라 소비도 같이 악화되어야 하지만, 정부가 사회복지지출 등 비생산적이고 소비적인 지출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면서 소비 침체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과 유럽처럼 장기국채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만들어 놓을 경우, 정부는 무제한으로 돈을 풀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에 대한 방어가 가능한 것입니다. 현재 지속된 증시 자금 이탈로 시장의 수급이 비어있는 가운데 2020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 자동차 업종의 이익이 상승 흐름으로 전환이 예상되고, 미중무역 분쟁 등의 외부 변수들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증시는 의외로 견조한 상승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 미국만이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최근 생겨나고 있는데 신흥국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저는 신흥국 투자에 다소 보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도 성장기에는 주식 보다는 부동산이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인 투자 제한으로 부동산 투자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흥국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이유는 아직 사회의 투명성이 높지 않아 회계의 신뢰도가 낮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누가 살아남게 될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고도 성장기를 지나 사회적인 안정이 이루어졌던 2000년대 초반의 주식 성과가 높게 나타난 바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이 신흥국 투자를 통해 차별화 된 성과를 거두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이 국내 기업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깊이 있게 알고 투자하기 어렵듯이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자산 분산 차원에서 해외 투자가 필요하다면 저는 큰 그림을 가지고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 바쁘신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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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시가총액 상위 관심 종목 : 아모레퍼시픽 한국조선해양 삼성전기 우리금융지주 고려아연 롯데케미칼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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